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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Aug 29. 2015

<인셉션>-매트릭스와 비교

매트릭스보다는 약했다는 비교 내용

인셉션 (2010)

Inception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와타나베 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마리안 꼬띠아르, 조셉 고든 레빗

개봉: 미국, 영국 | SF, 액션 | 2010.07.15 |


개봉 이전부터 이 영화를 둘러싸고

쓰여진 글들이 너무나 많았고,

나도 모르게 스포일러들이

잔뜩 담겨 있는 글들을

지나치게도 많이 읽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나 역시 스포일러를

잔뜩 품은 글들을 너무 많이 써왔기에

그러한 글들이

이 웹상에 잔뜩 있었다는데 대해서

언짢거나 잘못되었다는 느낌 같은 것은

가질 수 있더라도 이에 대해서

불쾌하다고 이야기할 자격은 없다.


하지만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면

열광적인 관객들이 말했듯이

그렇게 흥분되고 신나는 영화까지는

되지 못한 것 같아,


스포일러를 본 나 자신이

솔직히 조금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제일 왈가왈부가 많은 내용이 여기에 집중되어 있었다

영화를 볼 때쯤,

난 이미 매우 예습이 잘 된

이른바 모범적인 학생처럼

인셉션이라는 강의를

아주 수월하게 보고,

읽어내릴 수가 있었다.


이렇게 되면 긴장감은 훨씬 덜해지고

한 장면 한 장면이 다가올 때

느낄 수 있는 신선하다는 감각은

사라지게 된다.


다만 이 영화를

국내에서 아무런 학습 없이

열심히 보고 나서,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된

글들을 적어내렸던

몇몇 사람들이 느꼈을만한

지적 허영심과

이른바 선각자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역시 계속 논란이 되었던 장면들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이 영화는

수많은 논란거리를 만들었던

'매트릭스"에 비하자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에피소드 중에

하나로 느껴졌다.


인셉션이 소규모의 그룹에 들어 있는

 사람들이 꾸는 꿈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


'매트릭스'는 전인류적인 차원에서

꾸는 꿈을 말했었다.


그 충격과 신선함의 스케일은

비교가 될 수 없으며

그 꿈의 세계에 펼쳐지는

자유롭기 그지 없는

새로운 현실의 창조라는 측면에서

'매트릭스'는 '논리'와 '설정'을 벗어난

 창조력의 극대화를 보여줬다.  


다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이 영화를 기획하는데 쓴 시간이

십여 년가량 되었다고 하니

'매트릭스'에 앞서서


이 "꿈'을 상당히 기술적이고도

기정사실화 되어 있는 것 같은

과학 기술을 통해 '원하는 대로' 꾸고

디자인할 수 있다는 내용까지 덧붙여

'매트릭스 1편'을 개봉하기 전에

내놓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그가 먼저였다면

'매트릭스'는 다른 위상을 가졌을 것이고

(아마도 아류 취급을 받았으리라),

'인셉션'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훨씬 더 폭발적이었을 것이다.  


매트릭스 (1999)

The Matrix

감독: 래리 워쇼스키, 앤디 워쇼스키

출연: 키아누 리브스, 로렌스 피쉬번, 캐리 앤 모스, 휴고 위빙

개봉: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 액션, SF | 1999.05.15 | 12세 이상 관람가 | 136분


'매트릭스'가 준 수많은 논란과

수많은 해석의 가능성,

다양한 결말을 향한 열린 가능성들은


사실 '인셉션'이 줄 수 있는 내용들을

포함하고도 더 스케일이 큰 것이다.


'꿈'을 범인류적인 차원에서

다룬 영화 중에서

이 영화를 논하지 않고도

논평을 받을 수 있는 영화들이

거의 없다는 현실에서

사실 '인셉션'이 나에게

(또는 매트릭스를 본 수많은 관객들에게)

주는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또한 크리스토퍼 놀란이

결국 꿈의 영상을 매우 현실적으로

그리고자 했다는 사실도


역으로 (컴퓨터가 만든 아키텍처

프로그램이 창조한) '매트릭스'에서

그려진 디지털화된 꿈 세계와

구별되는 리얼 아날로그 영상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었던,


 '꿈'을 다룬 스케일 있는 영화의

후발주자인 그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차별화 전략이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SF물 + 슈퍼 히어로물

+ 종교물 + IT 정보물로

압축되는 매트릭스와는 달리


인셉션은

범죄 스릴러 +  느와르 액션

+ 기업 극화 + 심리 치료물의

다소 이채로운 요소를 살포하며


다양한 관객들의 주의를 환기했다.


열린 결말의 가능성을 남겨둠으로써

'할리우드'영화 감독들이 얻는 것은

보통 속편을 제작할 수 있는

예산 확보의 가능성이다.


'인셉션'은 대중적으로

'매트릭스'보다 많이 팔리고

인정받는 영화의 대열에

당시에 올랐었다.


그러나 무엇이 비슷한 "꿈"이라는

소재를 사용해서 더 잘 만든 영화냐의

측면에서 점수를 주자면

두말할 나위 없이 점수를 더 받을 영화는

'매트릭스'다.


'매트릭스' 역시 '인셉션'처럼

열린 결말의 가능성을 줄기차게

추구하면서도 1편과 3편만큼은


각 편마다 인셉션에서는 나오지 않은

감동을 주는 요소가 있었다.  


그러나 '인셉션 2'가  만들어진다면

이러한 평가가 달라질 수도 있으리라.

왜냐면 놀란이 만든 다중적인 플롯과

복잡다단하면서도 관객들의 집중을

잃어버리지 않는 연출 기법들은


또한 '매트릭스'가 강점으로 가진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를

뛰어넘는 그만의 우월요소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5년 현재 인셉션의

속편은 만들어지지 않고 있다.

아마도 더 이상의 구상이 일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서사와 규모의 측면에서

매트릭스는 계속적으로

'꿈'의 영역을 무한대에

가깝게 확장한 밀도 높은

시리즈 물로 기록되리라.


이 기억은 인셉션되기

어려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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