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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man Jun 24. 2023

<서치 2>-디지털 탐정 스토리

디지털화된 단서와 도구로 전작보다 더 능동적으로 사건을 해결하다

* 스포일러가 단서처럼 나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서치 1"로 개봉된 것으로 각색이 되면서 이전 작품화 된 "원제 Searching"의 2편인 듯한 배경을 깔고 "원제 Missing"이 "서치 2"로 개봉이 되었다. "서치 1"에 대한 감상문은 https://brunch.co.kr/@rpyatoo/200 에 썼고, 이 내용에서는 디지털/모바일 시대를 살고 있는 그 누구도 자신의 흔적을 네트워크 상에 남기지 않고 살아갈 수 없는 이 시대의 무서움을 발견했다면,


이 영화 "서치 2"에서는 우리에게 접근해서 범죄를 벌이고자 하는 이의 흔적을 먼저 발견할 수도 있고, 납치 등의 범죄를 당한 가족이나 친구를 디지털/모바일 기기와 앱을 통해서 구해낼 수도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다.


이 작품을 본 잠재적 가해자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이 시대를 깨닫고 범죄를 포기하던지 더욱 치밀해지던지 둘 중에 어떤 방향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최근에 발생했던 "정유정" 사건은 가해자가 아르바이트 중개앱을 찾아 과외 선생을 찾는다는 글을 올려서 살인을 실행하기까지 한 내용으로 디지털/모바일 문명을 통해서 벌어지는 범죄가 우리의 턱 밑까지 쫓아와 현실화되어 있음을 더 체감하게끔 만들어줬다.


이 영화가 전작에 비해서 더 큰 흥행을 낳지는 못한 이유는 어쩌면 이런 사건이 그동안 일상처럼 느껴질 정도로 빈번해져 왔기 때문에 충격 효과가 적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전작과의 연결 고리는 드라마화된 "서치 1"의 내용을 "서치 2"의 주인공인 "준"역할을 맡은 "스톰 레이드"가 보면서 친구와 이 사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잠시 등장하고, 전작에서 주연이었던 아버지 역할을 맡은 한국계 배우 "존 조"의 모습이 잠시 화면을 스쳐가면서 나타난다.


"존 조"를 포함한 다수 배우가 한국계 2세 가족을 구성하고 있었던 1편은 전체 글로벌 흥행 성적의 반인 300만 명의 관객을 한국에서 동원했는데 반해서 이 작품은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그렇게 눈에 띌 만큼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전작의 흥행을 연장하기 위해서 "다니엘 헤니"가 콜럼비아에서 활동하는 FBI로 등장하는 듯하나 실제 주인공인 "준"을 적극적으로 돕는 역할은 하지 못하고 수동적인 역할에만 머물렀다.


다만 전작에 비해서 특기할만한 부분은 "아버지"가 "딸"을 찾아가고 부녀간의 오해가 풀리면서 서로 간의 갈등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던 전작과는 다르게 "딸"이 실종된 "어머니"를 찾아가면서 모녀간의 오해가 풀리는 감동을 잘 이루어 내기 위해서 좀 더 디지털 기기에 대해서 잘 아는 "MZ세대"의 경험에 입각한 기기와 프로그램 사용을 통해서 보다 능숙하게 주인공이 사건의 해결에 접근해 가는 모습을 연출해 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직접 "어머니"와 같이 여행을 떠난 어머니의 "애인"을 연기한 "케빈 렁"은 이전에 "올드"에서 나왔을 때 보여줬던 연기력보다 상당히 비중이나 역량면에서 저조한 역할을 연기해 냈는데, 이 사람이 "어머니"의 납치를 도운 자였음을 등장 씬만으로는 전혀 알아차릴 수 없도록 연기해 낸 부분만큼은 인정을 해 주어야겠다 싶다.


전반에 일찍 죽은 "아버지"에 대한 상실감과 그리움으로 범벅이 되어 있었던 "준"이 후반부에는 "아버지"가 사실 어떤 존재였는지를 알게 된 이후에 "어머니"에게로 급작스럽게 갖고 있던 감정이 옮겨가는 스토리와 뒤늦게 등장한 아버지의 정체가 다소 급작스럽게 밝혀지는 부분이 전작에 비해서 매끄럽지 않은 반전으로 나타났다.


등장인물의 수나 단계별로 밝혀지는 내용, 반전 등의 측면에서 전작을 따라가지 못하는 "양"적인 빈곤함이 미안하게도 느껴진다. 차용된 아이디어나 배우 각각의 연기력면에서는 오히려 더 나은 면이 보일 정도고, "준"의 사건의 해결에 좀 더 가깝게 도달하게끔 만들어주는 능동적인 실행은 이 같은 사건 앞에 상대적으로 무능력한 공권력의 모습을 드러냈다.


해킹한 계정에서 얻은 정보는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수차례 반복되어 나오는데, 여러 가지 유추와 추정을 통해서 캐 들어간 "어머니"와 "어머니의 애인" 등의 로그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파악한 "준"이 이를 토대로 도움을 요청하려고 해도 더 나아간 도움을 계속 받지 못하는 장면이 답답한 이유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애플"로부터 PPL을 받은 것인지 싶었는데, 처하게 된 긴박한 상황에서 풀려나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시리"였기 때문이었다. 전작에서도 물론, 그런 요소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왠지 좀 더 노골적이었다.



이 작품을 추천하라고 한다면 하기는 하지만 전작보다 더 재미있고 의미 있다는 이야기는 하지 못할 것 같다. 이미 그 작품에 여기에서 등장할 만큼 충분히 많은 아이디어가 밀도 높게 실행되어 있고, 전작의 아이디어를 약간 다른 방식으로 다시 구현해 낸 정도라는 한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말로 골라서 볼만한 영화가 OTT나 IPTV, 비행기 등에서 잘 나타나지 않을 때 선택한다면 아주 후회하지 않고 볼 작품이라고는 할 수 있다. 선택지가 없어 보일 때 고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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