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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하트 드라마 리뷰: 새로운 영웅성의 탄생

디즈니가 미국의 위상 추락을 어떻게 극복하고 미국 히어로를 살릴까?

by Roman

(표지 출처: Impawards)


디즈니라는 대중문화 상품 제국이 껴안은 MCU의 흥망성쇠


디즈니는 명실상부한 문화 제국이다. 2006년 스티브 잡스의 픽사를 74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3D 애니메이션 분야의 패권을 확고히 했고, 이후 마블, 루카스필름, 20세기 폭스까지 흡수하며 100여 년 가까이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지배해 왔다. 디즈니랜드라는 오프라인 랜드마크부터 디즈니 플러스라는 OTT 플랫폼까지,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통합적 세계관을 통해 다양한 문화 상품을 연결하는 전략은 그들만의 독보적 경쟁력이 되었다.


그 정점이 바로 "MCU(Marvel Cinematic Universe)"다. 마블 판권 인수 후 "어벤저스" 시리즈로 폭발적 성공을 거둔 디즈니는 폭스의 X-맨 시리즈, 소니와 공유하는 스파이더맨 판권까지 확보하며 거대한 슈퍼히어로 생태계를 구축했다. 모든 것을 흡수하는 블랙홀처럼 IP를 집약시켜 온 것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너무 많은 콘텐츠를 양산한 탓에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났다. 디즈니 플러스의 드라마들은 극장가의 확실한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드라마와 영화 간의 복잡한 연결고리는 캐주얼 관객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관객들이 난해함을 느끼고 등을 돌리면서 흥행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어벤저스: 엔드 게임"(2019) 이후 MCU의 흥행세는 예전 같지 않다. 약간의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며 명백한 정체기를 보이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디즈니는 전략을 수정했다.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이나 "이터널스"처럼 보다 독립적인 스토리를 지향하거나, "에코"처럼 다른 히어로들과의 연결점을 최소화한 누아르 스타일의 드라마도 선보였다. 하지만 "완다비전"과 "로키 시즌 1, 2"를 제외하면 드라마로써도 압도적으로 성공하고 극장 개봉영화까지 견인할 만한 작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상대적으로 저예산으로 제작된 "전부 애거사 짓이야"가 더 주목받았다. 글로벌 관객의 폭발적 호응까지는 얻지 못했지만, 투입 비용 대비 준수한 성과를 올리며 더 이상 초대형 블록버스터만이 답이 아님을 보여준 작품이다. 북미에서는 나름 성공작으로 평가받으며 OST까지 인기를 끌었다.


Wanda vision(좌): Marvel, Loki 1 &2(중):MCU-The direct on X, Agartha all along(우):IGN Middle East

기술과 마법의 대결: 아이언 하트의 새로운 서사


이런 맥락에서 등장한 "아이언 하트 (2025)"는 흥미로운 시험대다. "치나카 호지(Chinaka Hodge)"가 각본을 맡고 "샘 베일리(Sam Bailey)"와 "안젤라 반스(Angela Barnes)"가 연출한 이 작품은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의 후속 이야기로, "도미니크 손(Dominique Thorne)"이 연기하는 천재 발명가 "리리 윌리엄스"가 "아이언맨" 이후 가장 진보된 슈트를 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기술 vs 마법"이라는 대립 구조다. 이는 단순한 판타지적 설정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문명의 충돌을 상징한다. 과학 기술로 무장한 서구 문명과 전통적 가치관이 여전히 살아있는 동양 및 아프리카 문화권 간의 긴장감을 히어로 서사로 녹여낸 것이다.


"리리 윌리엄스"라는 캐릭터 자체가 이런 문화적 교차점을 잘 보여준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소녀가 첨단 기술을 다루면서도 자신의 뿌리와 지역 공동체를 잊지 않는 모습은, 글로벌화 시대 정체성 혼재의 현실을 반영한다. "토니 스타크"의 기술적 유산을 계승하되, 전혀 다른 문화적 배경과 가치관으로 그것을 재해석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토니"의 단순한 후계자라는 구도를 꽤 많이 벗어나서 독립적인 존재로서의 성찰을 지니고 또 다른 "기술 + 마법 영역"을 구축한 "슈트"를 여럿의 도움을 통해서 혼자만의 천재성이 아닌 가족을 포함한 커뮤니티의 힘으로 만들어 내는 히어로를 그린다. 이제는 혼자 잘난 맛에 나르시시즘에 빠져 건들거리는 자와는 전혀 다른 색상의 슈트 입은 히어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토니"는 자신의 슈트에 장착된 AI비서를 자신의 아버지의 실제 비서로부터 가져왔지만, "리리"의 AI는 비서가 아닌 자신의 죽은 친구에 대한 기억이 직접 되어서 무의식 중에 만들어져서 분리된 "AI"로서 인격을 지닌 친구와도 같은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슈트를 컨트롤하는 동격의 존재로서 결합된다. 이 부분조차도 부와 권력에 따른 계층의 차별과 구분을 AI와도 무너뜨리는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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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유는 Roman's Freedom 이다. 1999년 다음칼럼부터 오늘까지, 되고 싶은 나를 이야기로 창조하는 중이다. "나"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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