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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 : 다시 최고의 히어로가 되기엔 너무 먼 곳에

헌신적인 외계인을 자신의 동류로 받아들이는 것에도 인색한 인류를 그리다

by Roman

(표지 출처: The Times)


"디스커버리" 하의 "워너 브로스"가 더 이상 세계관이 연결된 히어로 시리즈를 만들지 않는 이유


DC 코믹스가 MCU와 자웅을 겨루기 위해서 만들어낸 세계관인 DCEU는 "잭 스나이더"라는 걸출한 감독의 영향력 하에서 그대로 MCU의 위용을 늦게라도 뒤쫓기 위한 몸부림을 쳤지만 끝내, 그는 자신이 크게 그린 그림을 끝까지 관철시키지 못하고, "디스커버리 채널"에 "워너 브로스"가 인수되는 시점 전에 화려한 흥행으로 보너스를 챙기고자 한 당시 "워너 브로스"의 중역에 의해서 쫓겨났다.


1995년 승마 사고로 목 이하 전신마비가 되어버린 비운의 배우이자, 가장 고전적이고도 오랜 인상을 남긴, 미국이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냉전 상황 하에서 우방국에게 확실하게 발휘하던 1978년부터 1987년까지의 "슈퍼맨" 시리즈를 연기한 "크리스토퍼 리브"는 최소한 1편과 2편만큼은 각국의 대형 극장에서 개봉할 때마다 기립 박수를 받으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작품의 주인공이자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출처: Comics Universe)


그 시대는 지금의 시대보다 단순한 세상이었기 때문에, 스토리는 매우 단선적이었고, 갈등도 지금의 관점에서 보자면 싱겁기 그지없는 것이었지만, 최근에 다시 봐도 영상의 촌스러움을 넘어선 스토리와 연기의 측면에서 일종의 "오리지널리티"를 확실하게 보이면서, 그 이후의 리메이크 "슈퍼맨"이 어떻게 만들어질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과 고정관념적인 패턴을 제공했다.


"잭"은 "맨 오브 스틸"에서 이 오리지널리티의 강력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리처드 도너 감독"의 작품을 벗어나거나 넘어선 작품을 만들어 내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고, 최소한 극찬을 받을 수 있는 품질의 영상 미학적으로 원본 코믹스의 질감을 잘 살려내는 데에도 성공해서, 보다 수준 높은 "슈퍼맨"을 선사했다. 물론, 시대가 많이 바뀌어서 절대적인 "선과 정의"를 종교적으로까지 포장해서 내놓은 전작의 세계관을 뒤엎거나, 그 이후에 드라마로 만들어진 "스몰빌" 등의 이미지를 초월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칫 이 시대에는 촌스럽게 보일 수도 있을 빨간 팬티를 밖으로 입은 우스꽝스러운 "슈퍼맨"의 의상을 보다 질감이 뚜렷한 소재의 원단을 도드라지게 드러내면서 동시에 팬티가 없는 짙은 남색의 의상과 칙칙한 버건디 계통의 망토를 입힘으로서 보다 현실적인 코스튬의 이미지를 제대로 구현한 옷을 "크리스토퍼"의 건강한 상징적인 외모를 보다 육감적이고 관능적이기까지 한 근육미와 더불은 인상을 지닌 "헨리 카빌"에 연결했다. 극 중 여군의 대사를 빌어 "섹시하다"고까지 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원본 "슈퍼맨"의 빌런인 "진 핵크만"과 유사한 급의 존재감을 가진 "케빈 스페이시"를 빌런인 "렉스 루터"의 자리에 앉힘으로써 보다 고전과의 동조를 잘 구현해 보려고 애썼던 전작보다 "잭"의 "슈퍼맨"은 많은 면에서 보다 화려하고도 볼거리가 많고, 흥미진진한 작품이었다.


그런데, 그 작품이 "벤 에플렉"이 여론을 통해 날렵하지도 않고 카리스마가 넘치지도 않으며 동시에 "헨리 카빌"에 비해서 젊거나 유사한 연령대도 아닌 배우를 기용했다며 전방위적인 비난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캐스팅을 강행해서 만든 "배트맨 대 슈퍼맨"은 "배트맨"이 주인공이 되는 구조로 "슈퍼맨"이 일종의 빌런처럼 등장해서 갈등을 빚는 과정을 또한 잘 그려낸 작품이었다.


(출처: Nigel Clarke)


하지만, 파국의 끝까지 갔던 둘 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방식으로 너무도 납득이 잘 안 되는 서로의 어머니 이름이 "마사"라는 것 때문에 화해한 어이없는 장면이 두고두고 웃음거리로 전락하면서, 자신의 고집으로는 전혀 하자랄게 없는 작품을 만든 동시에 새로운 "렉스 루터"를 맡은 배우인 "제시 아이젠버그"의 연기도 출중했었고, "갤 가돗"의 "원더 우먼"도 "배트맨"과 약간의 케미를 일으키며, 극의 다이내믹함과 향후 펼쳐질 스토리라인에 대한 기대감도 올렸지만, 빛이 바래버렸다. 천재의 실수였다.


그러고 나서 바야흐로 "DCEU"의 "어벤저스"이자 나와 같은 1970년생을 전후한 아이(주로 남자애들이었지만)의 관심을 받고 심금을 울리기까지 했던 "슈퍼특공대"란 이름으로 한국의 티브이에서도 방영했던,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되기까지 "어벤저스"급의 흥행을 함으로써 이전의 DC가 지배하던 히어로물의 정상의 자리를 다시 순식간에 꿰찰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약간의 기대감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작품을 잘 찍어가던 중에 갑작스러운 딸의 자살로 자리를 비운새에 "잭"은 제작사인 "워너 브로스"로부터 해고를 당했고, "어벤저스 1편과 2편"을 성공적으로 만들었던 "조스 웨던"을 영입한 "워너"는 이미 촬영한 분량을 파격적으로 줄이고, 영화 음악과 기타 세부사항을 순식간에 자신들의 전통적인 구미에 맞게 바꿔버렸다.


"마사"로 전작의 갈등 봉합을 우습게 한 실책에 대한 벌이 그제야 내려진 셈인데, 이 후면에는 "디스커버리"에게 팔리기 전 마지막 보너스를 받기 위해 몸부림쳤던 당시의 임원진의 졸속적인 판단이 있었다. 당시 같은 기간에 촬영을 했던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의 "빌런"인 "워커"로 등장하기 위해 길렀던 수염을 자를 수 없다고 버텼던 "헨리 카빌"과의 "수염 게이트"도 발생했다.


(출처: FandomWire)


CG로 수염을 지웠지만 이상했다. 뭐로 봐도 흥행이 잘되는 작품이 나오긴 어려웠던 것이다. 그리고 개봉하자마자 혹평 일색이던 이 작품은 극장가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원더 우먼"의 괜찮은 독립 영화 1편의 성공과 "제이슨 모모아"를 코믹스의 "아쿠아맨"과는 다른 외양이지만 과감하게 기용한 독립영화 1편의 성공은 웹상에서 여성에게 폭력을 가하는 "에즈라 밀러"의 영상이 배포되면서 여론이 악화되는 바람에, "디스커버리"가 야심 차게 개봉하려고 했던 "플래시" 제작이 늦춰지며 바래버렸다.


그 과정에서 "잭"은 자신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 챗봇 등을 가동하여 자신의 버전으로 완결된 작품을 만들어달라는 팬들의 요청이 큰 것처럼 웹상의 여론을 조작했고, 실제 팬들의 바람도 있었던 탓인지, "조스 웨던"의 망작 버전보다 훨씬 길어진 분량의 작품이 HBO 맥스를 통해서 개봉되고 이후 여러 채널에 배포되면서, 졸속의 변경으로 망가졌던 작품보다 "잭"의 구상이 더 확장되고 나름의 비전을 가진 것이었음을 본 사람은 대부분 동의했다.


그러나 이미 "잭"의 "DCEU" 세계관을 버리기로 결정한 "디스커버리"는 "조스 웨던" 버전의 스토리에 연결된 "아쿠아맨 2"를 개봉했고, "원더 우먼 1984" 역시, 전혀 다른 세계관의 작품이 되었다. 이후 "블랙 아담"의 주인공을 맡아 "닥터 페이트"를 연기한 "피어스 브로스넌"과 함께 성공에 일조한 "드웨인 존슨"은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해서 "DCEU"를 다시 부활시키고자 시도했지만 잠잠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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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자유는 Roman's Freedom 이다. 1999년 다음칼럼부터 오늘까지, 되고 싶은 나를 이야기로 창조하는 중이다. "나"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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