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복, 비가 많이 내리는 삼복 중의 첫 복.
오전 수업에는 나까지 세 명의 수강생이 있는데,
이전에 원데이 클래스를 몇 번 들었던 적이 있어서
선생님과는 구면이어서 말은 많이 하지 않지만,
편한 분위기 속에서 수업이 쭉 이어지고 있다.
오늘은 꽃바구니 수업이었다.
별 생각없다가 파랑과 보라가 어우러진
은은한 색감이 마음에 쏙 들었다.
한 치 앞이 안보인다 라는 말이 딱 이 때 쓰이면 맞을 것 같다.
나는 평소 비를 그리 좋아하지 않고, 비오는 날씨는 영 취향이 아닌지라
비 많이 안오면 봐서 갈게 하고 전화를 짧게 끊었다.
분명히 마음은 그렇지 않고, 말을 상냥하게 해야겠다 다짐을 하지만 쉽지 않다.
남편이 퇴근하기 전까지
차분게 생각들을 정리해야겠다.
저녁에는 날씨도 꾸물꾸물하니
김치전을 부쳐도 괜찮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