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reell Mar 05. 2024

그 분은 결국 해고됐다

직전 알바생은 버티려고 했으나  모두는 그 사람이 나가주길 원했다




나와 동료들, 매장 오픈 준비와 영업, 마감 준비까지 치명타를 안겨준

2월 초에 들어온 알바생은 결국 점장님이 해고했다.


그 분이 나가서야 하는 말이지만, 나까지 일이 느려지는 느낌은 물론

그 사람만의 상상을 초월하는 질문과 교통 정체와 대란급으로 일을 못하는 것은

내게 크나큰 공포를 안겨주었다.


오죽하면 평소보다 10분씩 일찍 출근해서, 근무 시간 전부터 빠르게

업무를 시작했을까 싶다. 저 분이 스스로 그만두거나 점장님의 결단이

빠르게 이루어지길 기다렸다.


평소에는 10시에 출근하지만 공휴일이나 명절연휴에는 통상적으로

12시 출근이어서, 지난 삼일절에 출근을 해서 한창 바쁜시간 설거지를

마구마구 하고 있는데 점장님이 들어와서 내게 말을 건넸다.


"ㅇㅇ님은 어제부로 잘렸습니다. 퇴사하면 유니폼과 앞치마를 반납해야하지만

자발적으로 그만둔 것이 아니어서 상호 합의 후에 반납하지 않는 것으로 했습니다."



다른 업무들로 인해 내 앞이나 옆을 지나가던 다른 직원들도 이야기를 듣게 됐는데

모두가 아쉬운 기색 하나 없이 묵은 체증이 내려간다는 표정을 지었다.


마지막 근무 때, 매장 기본 테이블 세팅과 고객 안내에 대해 실수가 있었는데,

본인 판단에는 그게 맞다고 생각해서 진행했다고 했지만, 애초에 기본 방식을

다 잊어버린 다음, 본인 마음대로 판단을 했던거라 다들 깊은 한숨을 쉬었었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함께 일하는 스트레스가 엄청나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라면에도 청양고추를 넣어 먹고, 치킨을 먹을 때도 매운 맛을 먹곤 했었다.



삼월의 첫날 퇴근길은 속은 후련했으나 여러 생각이 들었었다.


나도 그렇게 되지 않게 근무하는 기간동안은 더 성실하고 꼼꼼하게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과

처음부터 일을 잘하는 사람은 없지만, 어느 정도 지켜보다 회사와 결이 맞지 않으면

무자비하게 정리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음식점 아르바이트는 5개월을 향해 가고 있다.


오늘부터는 새로운 알바생이 출근했는데, 그 후기는 다음 편에서 정리해보겠다.




작가의 이전글 빌런, 누가 빌고 누가 런할 것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