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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May 03. 2023

퀸즈랜드에 오면 모두가 퀸!

퀸스타운에 도착한 다음날  여왕의 도시라는 이름이 도시와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 본다. 여왕의 도시라는 게 감정적으로 간지럽. 자연의 아름다움, 화려함, 최고의 뭔가를 만날 것 같다.

퀸스타운의 아침은 간밤에 눈이 와서 멀리 산등성이에 눈이 쌓여 있다. 올해의 가을을  먼저 만나다니. 이러다가 먼저 나이 드는 게 아닌가! 낯선 도시를 걷기 위해 샌드위치와 우유로 뱃속을 가득 채운다. 여행자의 배가 든든해야 많이 걸을 수 있고 불평이 줄어든다는 남편 말씀이 맞을 것이다. 요즘은 옳은 말만 하는 덕분에 우리는 사이좋게 다니고 있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산은 호수를 품고 호숫가를 따라 비치와 공원이 있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 곳이 있을까! 엽서에서 나온 것 같은 그림 같은 주택들이 옹기종기 자연과 어울린다. 날씨는  어느새 가을이다.

 도시의 중심가는 세계의 퀸들을 유혹할만한 유명 브티끄 매장들이 입점에 있다.

와카티푸 호수는 도시를 푸르게 품고 있다. 오리 떼들의 유유자적은 무장을 해제시킨다

  호수를 따라가면 가을로 접어드는 공원이 나온다. 스타운 공원이다. 시내에 접해있는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는데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 계절의 여왕인 가을이 황홀한 빛깔의 주단을 바닥에 깔아준다. 퀸스타운 공원에서는 퀸의 자세로 우아하게 걸어야지. 공원의 호수 오리도 우아한 엉덩이로 춤을 춘다. 바다와 하늘의 빛깔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이 고운 빛이다. 신이 그리고 신이 주신 축복이다. 사계절 빛깔이 다른 이곳에서 일 년은 살아보고 싶다... 와우! 물가는 너무 비싸요.


뉴질랜드 방목 스테이크로 저녁식사에는 호사를 누려볼까 하고 찾은 스테이크 하우스는 안작데이라서 비용이 더 부과된다고 한다. 안작데이가 뭘까? Australian and New Zealand Army Corps의 영문 약자 ANZAC(안작)란다. 연합군’이 제1차 세계 대전 당시에 튀르키예 갈리폴리 전투에 참여했던 날을 기리는 우리의 현충일과 같은 국가 추모의 날이다. 슬픈 날이라서 기금마련비용이 2.5불 포함된다니 좋은 일이군! 아침부터 서둘러 오느라 식사다운 음식을 먹지 못했으니 우아하게 자리를 잡고 메뉴판을 위아래 살핀다. 그런데 250g에 3만 원 정도라니 다시 갈등시작, 남편은 스테이크 쪽을 손짓하는데 슬그머니 치킨 쪽으로 주문하고  말았으니,  포테이토가 치킨보다 더 가득이네. 닭가슴살을 나이프로 자르고 포옴을 잡아보는데 스테이크 포스가 안 나온다. 요즘은 남자말을 들어야 스테이크가 입에 들어온다.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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