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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Jun 01. 2023

동서양이 공존하는 이스탄불

국토가 유럽과 아시아에 걸쳐 있는 나라인 튀르키예는 유럽인가? 시아인가?

인구의 3분의 2가 유럽지구, 3분의 1은 아시아지구에 산다. 구분자체가 유럽식 사고방식이지 그냥 유라시아대륙일 뿐이다.

 중심에 보스포루스해협이 흐른다. 해협은 아시아와 유럽의 물류가 오고 가는 길목이라서 이곳을 지나는 배들은 튀르키예에게 밉보이면 지나갈 수가 없다. 튀르키예가 해협의 문을 걸어 잠그면 지름길을 두고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인 물류비용이 많이 든다. 과거에는 통과세를 내야 지나갈 수 있었다니 봉이 김선달이 생각난다.

튀르키예 정부의 효자상품인 해협은  고대 그리스어로 "소(bos, Βόσ)가 건넌 개울(poros, πορος)"이라는 좁은 의미인데 무역선이 다닐 정도의 큰 폭이다. 한강보다 조금 큰 강을 육로와 수로, 지하철이 운행한다. 지하철은 해저터널로 연결되어 거리감은 몇 분 단위 숫자이다.

해협을 지나기 위해페리를 탓더니, 선상에서 바라보는 돌마바흐체 궁전이 예술이다. 잠깐 사이에 아시아지구 코스크르거리에 도착한다. 거리의 상점들은 빈티지한 목조건물과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즐비하여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되어 있다.

이스탄불의 하이라이트라고 자탄한 참르자타워로 가기 위해 타워를 등대 삼아 걸었다. 나에게 걷기는 살아있다는 증거다. 젊어서는 몰랐었지. 60세에 시작한 매일 걷기는 내 생애 전환점이 되었다. 지금의 걸음은 내가 살기 위해 멈출 수 없는 산소와 같다. 지금은 걷기 전도사가 되어 함께 걷자고 한다. 60 평생에 가장 잘한 일을 꼽으라면 단연코 매일 걷기다.

참르자 언덕에 있는 타워를 바라보고 걷는다. 높은 타워는 나침반처럼 국기가  펄럭이고 있다. 골목길을 지나 공원을 만나니 허벅지가 뻐근해진다. 타워전망대가 바로 앞이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라는 표시를 보니 비싼 입장료를 내고라도 오르고 싶다. 여행지의 '세계최고', '최초', '세계제일' 등에 꽂혀 아낌없이 저지른다. 

엘리베이터는 34층의 전망대까지 수식상승으로 침 한번 꿀꺽 삼키자 입구에 내려준다. 전망대에서 365도로 이동하며 이스탄불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다.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본다'는 말을 실감하며 도시의 규모에 놀라고 타워 아래 부호들의 별장들이 부러워진다. 전망대의 작은  타워모형에 한 발을 내딛으니 거인이 되어 타워를 정복하게 한다.ㅎ

위스퀴다르 앞바다에 떠있는 마이덴 타워인 인공섬을 보기 위해 해안을 따라 걷는다. 일명 처녀의 탑으로 불리는 섬은 슬픈 전설이 있다. 옛날에 이 지방을 다스리던 태수에게 사랑스러운 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독사에 물려 죽을 운명이었다. 태수는 이곳에 성을 지어 그녀를 보호하였는데 어느 날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배달된 과일바구니 속에서 독사가 나와 딸의 목숨을 앗아 갔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지금에 와서 전설은 묻히고 박물관과 레스토랑 그리고 카페와 전망대로 변신하느라 공사 중으로 접근할 수 없다. 공사가 마무리되어 처녀의 탑을 다시 올 수 있기를 기대해 보며 아쉬운 발길을 돌린다.

해안가를 따라 멋진 카페가 많다. 잠시 쉼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 해안가 방석카페에서 차이를 주문하니 햇살까지 한 줌 들어와 몸을 데워준다. 서두르지 않아도 되고 아무 생각 없이 멍 때리기에 빠져  해협을 응시한다. 자유여행을 만끽하는 중이다.

아시아지역에서  유럽지구의 이스탄불 구도심으로 돌아오는 길은 돌무쉬라는 미니버스를 타고 갈라타다리를 건너왔다. 버스는 갈라타다리를 건너 구도심인 유럽지구로 향한다. 갈라타다리 위에서 강태공들을 본다. 이들은 여유로움인가 권태로움인가 세월을 잊는듯하다. 도시 한복판에서 낚시를 즐기는 모습이 흥미롭다. 갈라타 다리의 1층은 해산물과 고등어케밥을 파는 식당들이 있고 2층은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세월아 네월아 하며 여유만만하다. 갈라타 다리의 낚시꾼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튀르키예 경제가 나쁜 것이라고도 하니 보기 좋은 풍경일 수만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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