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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May 30. 2023

눈에 반하니 맛도 반하네

음식 중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디저트! 이스탄불 거리에는 형형색색 디저트가게가 다.

눈으로 봐도 달콤한데 먹어보면 어떨까. 어쩌면 저리 고울까. 눈에 반하여 몸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어릴 구멍가게의 유리병 속에서 군침을 흘리게 하던 총천연색 눈깔사탕의 색깔이다.  영국 유명 소설 ‘나니아 연대기’에서 ‘유혹의 과자’로 등장하였던 로쿰이다.

로쿰은 작고 말랑한 캐러멜 모양으로 전분을 넣어 만드니 눈깔사탕보다 부드럽다.

현지에서는 민트나 레몬을 넣어 새콤하게 만든 로쿰이나 겉면에 장미 꽃잎, 샤프란, 석류 알갱이 등을 묻힌 로쿰도 있다. 알록달록 칼라풀 로쿰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으려 했건만 한입 베어 혀에 닿는 순간의 달달함과 톡톡 거리며 씹히는 맛에 자꾸만 손이 간다.

디저트의 또  다른 세계인 바클라바가  나도 한입 한다. 바클라바는 종잇장같이 얇은 40겹 이상의 도우견과류와 설탕을 넣어 오븐에서 구워낸 후 시럽을 뿌려 먹는다. 단맛이 층층이 배어 있어서 달기로는 최고의 수준이다. 맛있게 먹었으니 칼로리는 0 

튀르키예의 가을에는 밤과 옥수수를 파는 빨간 수레를 볼 수 있다. 여행의 맛은 볼거리와 먹거리의 풍부함과 다양성이면 더 흥미롭다.

 아저씨가 싱글벙글 거리며 열심히 군밤을 봉지에 담고 있다. 웃는 얼굴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한 봉지를 샀다. 옥수수와 군밤이 세트다! 옥수수 맛은 초당옥수수와 비슷하고, 밤은 껍질도 잘 벗겨지니 야금야금 먹기가 좋다.

이스탄불 명소마다 빨간 수레가 자주 보인다. 수레 위에 이곳의 최애 동그라미 빵인 슈미츠가 가득하다. 슈미츠는 식사를 대신할 만큼 크고 맛 또한 은근히 고소하다. 슈미츠에 박혀있는 깨알들이 한 입 베어 물때마다 고소하게 터지면서 뱃속은 포만감으로 둥글게 채워진다.​ 슈미츠는 여행자가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울 때 벤치에 앉아 톡톡 뜯어먹기가 좋다. 우리의 붕어빵도 길거리 음식에서 으뜸이던 시절이 있었다.  

링 디저트( Halka tatlisi)는 이스탄불에서  가장 오래된 거리 음식 중 하나다. 이 과자는 원형으로 반죽하여 황금빛 갈색으로 튀겨 시럽에 담근다. 매춘 업소 디저트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는 아나톨리아 상인들이 드나드는 매춘업소 주변에서 설탕이 많이 들어있는 링 디저트는 여성을 만나기 전에 남성에게 인기였다. 디저트에 향을 내는 장미수와 꿀 시럽이 들어가니 달콤한 과자가 최음제라고 믿었다. 오늘날 매춘 업소에서는 더 이상 판매되지는 않지만 이스탄불 사람들에게는 인기가 많아 결혼식이나 라마단이 끝나는 날에 폭발적이다. 내 입에는 달콤하고 고소한데 남편은 너무 달아 못 먹겠단다. 우리 나이 성별이 바뀌니 그럴 만도 하다.

튀르키예사람들은 '달콤한 것을 먹고 달콤한 말을 하라'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달콤한 디저트를 사랑한다.

튀르키예 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붉은 주스! 디저트 과자에 물릴 즈음에 석류주스가 한 모금 유혹한다. 빨간 석류알이 곧 터질 듯 영롱하고 투명한 이빨모양으로 헤헤 웃고 있다. 침이 고인다. 튀르키예의 담장 안에 많이 보인다. 석류의 나라에서 석류주스 또한 수시로 마셔야 할 원액의 호르몬제다. 석류 열매를 잘라 껍질째 분쇄기에 올려 누르니 즙이 아낌없이 컵으로 내려온다. 석류는 껍질보다 알갱이의 희생 없이는 마실 수 없는 음료이다. 파는 곳이 보일 때마다 줄을 섰다. 석류알맹이에서 추출된 에스트로겐이 청춘으로 되돌려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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