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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롱 May 26. 2023

어게인 이스탄불

2016년 터키

다시 튀르키예

동서양의 문화가 독특하게 어울려 친근한 느낌을 주던 친구의 나라 튀르키예는 국가명이 바뀐 것 말고는 그대로다.

이스탄불은 코로나를 언제 겪었는지 잊을 만큼 노마스크다. 사람들의 얼굴은 활기찬 미소로 들떠 있다.  이스탄불공항의 분위기가  왠지 낯이 익다. 인천국제공항을 모델로 완공하였다니 비슷한 느낌이다. 우리의 발이요, 입이 될 휴대폰의 유심을 사는 게 급선무라서 남편은 공항에서 40유로, 난 이스탄불에서 24유로에 샀다. 가격은 다르나 둘 다 속도가 너무 느리니 이곳 스타일대로 인내하며 적응 중이다.


호텔은 아야 소피아 바로 앞에 5박에 340달러다. 입구는 비좁고 엘리베이터는 두 사람이 포옹하기 딱 좋을 사이즈! 사람대신 여행가방 올려 보내고 걸어 올라오니 침대가 셋씩이나 된다. 벨보이 마이클은 이곳이 핫 플레이스라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명소가 바로 코앞에 모두 있어서 걸어갈 수 있으니 비쌀 수밖에.

거리는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우산을 쓰지 않은 사람들로 붐빈다. 6년 전 왔을 때 불리던 터키라는 국호의 의미가 겁쟁이의 뜻을 가지고 있다 하여 용감하다는 의미의 튀르키예로 바뀌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선한 미소가 가득하고 한국인이라면 정겨워한다. 튀르키예의 국기가 곳곳에서 나풀거린다. 국기의 붉은색과 닮은 디저트 가게의 알록달록한 로쿰이 시선과 입을 유혹한다.  한 무리의 무슬림들이 웃음소리를 내며 거리를 가로질러 빗속으로 사라진다. 히잡 쓴 여인들의 감춰진 표정은 여전히 궁금하다. 비는 이방인에게만 도시의 어둠만큼 움직이는데 멈칫거리게 한다. 


구시가지의 낡은 건물도 그대로이다. 광장으로 나오니 아야 소피아! 히포드로모스 광장! 블루모스크의 외관이 보인다. 관광명소의 이곳저곳을 설명하는 남편은 거의 여행가이드 수준이다. 1,000년의 세월을 지켜온 아야소피아 성당의 위용은 아름답고 찬란하다. 도시의 명소들은 이스탄불의 역사를 대변할 만큼 종교적 갈등의 상징이 되어 변천사가 매우 굴곡적이다. 멀리 블루모스크의 돔지붕이 노을빛을 받아 에메랄드빛으로 빛을 내 종교가 다른 이의 마음까지도 숙연하게 하는 것도 이스탄불의 신비로움이다.

5일간의 이스탄불 일정은 트램, 쿠니쿨라, 지하철, 버스도 타고 모든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도시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릴 것이다. 알아보는 시선이 없는 이국땅에서 한참을 부담 없이 멍 때려 본다. 우리는 하루가 천년같이 느끼던 마음의 고동을 천년을 하루처럼 살자고 다짐한다. 시간은 공간을 너며 평온의 마음바다에서 숨 고르기를 하고 다시 신발끈도 고쳐 메게 한다. 한국시간 0시다. 비가 내리는 레스토랑에서 늦은 저녁식사로 케밥과 Efes 한잔으로 "무사 귀국하게 하소서!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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