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박, <부동산 절세 무작정 따라하기>
부자가 되고 싶습니다.
...너무 노골적이네요. 좀 바꾸겠습니다. 경제적 자유를 원합니다. 둘이 무슨 차이냐고요? 몰라요 엉엉. 그냥 좀 여유가 생기면 좋겠어요. 시간이든 돈이든 뭐든 간에요.
저만 그런 건 아닙니다. 아내한테 물어봐도 같습니다. 동생에게 질문해도 똑같아요. 시켜주면 마다하지 않겠대요. 열에 아홉은 그렇지 않을까요?
그래도 디테일이 다릅니다. 스타일 차이가 나죠. 대학교 친구도, 직장 동료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자 되면 하고 싶은 게 다 달라요.
누구는 좋은 차 사겠답니다. 어떤 녀석은 좋은 곳으로 이사 가겠대요. 다른 사람은 기부하겠답니다. 다들 어디다 쓸지는 빠삭합니다. '너희들은 다 계획이 있구나?'
mbti를 16가지로 나누는 것처럼, 부자 되고 싶은 사람도 나눠 봤습니다. 세 가지 타입으로요. 물론 공신력 따윈 없습니다. 그냥 나눴어요. 근거는 제 뇌입니다.
1. 1년 완성
2. 10년 완성
3. 100년 완성
첫 번째 타입은 1년 만에 완성됩니다. 단거리 선수죠. 큰돈이 생기면 냅다 씁니다. 철 지난 말로 하면 플렉스죠. 명품, 자동차, 골프, 요트, 쇼핑, 여행, 캠핑 등 종목은 천지 삐까리(?)입니다.
두 번째는 10년 그룹입니다. 나름 길게 봅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습니다. 냉장고 파먹으며 집 사는 사람들이 그 예입니다. 얼굴 보기도 힘듭니다. 회식도 안 갑니다. 담보대출 갚아야 한답니다. 큰돈을 깔고 앉아서, 새우깡에 소주 먹습니다.
세 번째는 100년을 내다봅니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해도,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으시죠? 자식 세대를 생각한다는 뜻입니다. 왜 부자 되고 싶냐고 물으면,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자식한테 짐이 되기 싫다고요. 이왕이면 물려주면 더 좋다고요.
mbti가 그런 것처럼, 저 세 그룹도 정답은 없습니다. 그냥 취향 차이입니다. 맞다 틀리다의 영역이 아닙니다.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으면 됩니다.
세 가지를 다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요? 그러면 좋죠. 근데 돈이라는 녀석이 그렇게 호락호락한가요? 기회비용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잖아요. 하나를 얻으면 다른 걸 포기해야 합니다. 이거 고민 안 할 정도면 '되고 싶다'는 생각도 안 합니다. '어떻게 지키지'로 넘어갔겠죠.
이 책, <부동산 절세 무작정 따라하기>는 부자 되는데 도움을 줍니다. 당장 세금을 아낄 수 있으니까요. 물론 탈세 지식은 없습니다. 대신 절세 팁은 많아요. 읽으면 한 푼이라도 아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자의 성향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봐도 2~3번 타입에 가까운 것 같아요. 10년, 100년을 내다보는 분요.
상급지 갈아탈 때 주의할 점을 알려줍니다. 일시적 2주택 비과세에 너무 매몰되지 말랍니다. 세금 내더라도 핵심 입지를 꽉 쥐랍니다. 먼 훗날 자식에게 물려줄 전략도 알려줍니다.(부담부증여)
증여에 대한 발상의 전환도 제시합니다. 왜 그 유명한 전략 있잖아요. 비과세로 자식한테 물려주는 30년 플랜요. 1살 때 2천만원, 11살에 또 2천, 21살에 5천, 31살에 5천만원 주는 그거요. 그러면 1.4억을 합법적으로 물려줄 수 있습니다. 세금 한 푼 안 내고요.
당연히 인플레이션이 있으니, 괜찮은 자산에 묻어놔야 한다는 설명은 덧붙입니다. 그걸로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순 없죠. 제가 놀란 건, 미성년자일 때 2천만원이 아닌 3천만원을 물려주라는 거였습니다.
3천만원을 증여하면, 1천만원이 삐져나옵니다. 그거에 대해 그냥 세금 내랍니다. 100만원 정도면 된답니다.
플랜1) 세금 안 내고 2천만원 주기
플랜2) 세금 100만원 정도 내고 3천만원 주기
암튼, 그렇대요. 저에게는 발상의 전환이었습니다. 여태까진 비과세라는 틀에 갇혀 있었거든요. 그걸 작가님께서 깨 주셨습니다.
이 책은 1년 완성 그룹에겐 딱히 메리트가 없습니다. 자동차, 명품 사고팔 때 세금 아끼는 비법 같은 건 없으니까요. 대신 10년, 100년 타입에겐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멀리 내다보는 분들에게 부동산은 피할 수 없는 테마니까요.
주위를 둘러봅니다. 벌써부터 증여작업에 들어가신 분도 계십니다. 어린이집 다니는 자식에게 썩빌 재개발 물건을 물려준 분도 봤습니다. 아이 이름으로 주식 사주는 분은 더 많이 봤죠.
아, 물론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4살 딸한테 2천만원, 아니 3천만원을 쏴주고 싶어요. 근데 현실은 텅장입니다. 당장 이마트 장보기도 빠듯한데, 무슨 증여 같은 소리예요 엉엉.
아참, 저는 1~3번 중에 무슨 타입이냐고요?
100년 -> 10년 -> 1년 순으로 다 이루고 싶은 걸로... 정리하겠습니다. 희희(喜喜)
(욕심만 많았던 그는 그렇게 잊혀졌다고 한다.)
사진: Unsplash의Alexander Gr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