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분리 수면! 쉬닥법? 안눕법? 퍼버법?
(속닥속닥)
여러분 제 목소리 잘 들리세여? 아 나 목 없지.
안녕하세여! 저 솜뭉치예요 호홓!
지금 여기 다른 분들 다 자고 있어서 소곤소곤 말하는 거 이해해주세여!
오랜만에 뵙죠? 지난번에 축뽁도령님 분유에 만취했을 때 소식 전하고 처음인 거 같네여 호홓.
정말 반가워요! 헿!
오늘도 달님이 가득 차오르시고, 축뽁도령님이 깊은 잠을 빠지셨는지 이렇게 제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밤이네요! 얼마나 아름다운 밤인지 호홓. 저는 정말 여러분 자주 만나 소통도 하고 싶은데 말이죠. 인별그램 계정이라도 하나 팔까요? 호홓. 지난번 개설한 너튜브는 호응이 너무 없어서 힁.. 계정 팠는데 팔로 아무도 안 해줄 거 같아서 안할래여 메롱 헿.
음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릴까요?
아! 아까 전 그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오늘 사실 어마어마한 일이 있었답니다. 뭐냐구요?
바로 저 아빠 사람이 뭔가 폭발한 거 같은 날이었어요! 비록 아무도, 심지어 축뽁도령님도 눈치는 못 챈 것 같지만 이 솜뭉치의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답니다! 아 나 눈 없지. 목도 없고 눈도 없는 솜뭉치라니.. 너무 가련하지 않나요..? 삼신님한테 건의 좀 해주세요.. 흑흑.
여하튼 사건은 이렇습니다.
오늘 축뽁도령님도 역대급으로 설움 눈물 폭발했고,
웬일인지 아빠 사람도 욱하며 폭발했어요.
문제의 원인은 아기 분리 수면! 한번 들어보실래요? 헿.
축뽁도령님 애say를 쭉 보신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엄마 사람은 요즘 복직 준비에 마음이 좀 뒤숭숭하세요. 아빠 사람도 당연히 그걸 눈치채곤, 요즘은 밤에 두 집 살림(?)하러 안 가시고 가끔 오늘처럼 낮부터 밤까지, 그렇게 밤새 축뽁도령님을 돌봐주실 때가 있으시답니다. 아무래도 교대 근무하시는 장모님이 나이트 근무로 밤에 안 계시면 엄마님 혼자 아기를 보시기엔 힘드시니까 아빠 사람이 남아서 봐주시는 거 같아요.
그리고 우리 독자분들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저 아빠 사람은 거의 너튜브에 미친사람(?)입니다.
왜 그렇게 너튜브. 특히 육아정보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온갖 걸 다하더라구요.
아! 요고는 비밀인데 사실 저는 좀 알긴 해요. 그치만 이건 나중에 기회 되면 다시 말씀드리구.
아무튼 그 너튜브에서 오늘 낮동안 계속 신생아 통잠자는 방법, 분리 수면 교육 이런 걸 계속 찾아보더라구요. 그러더니 수면교육 세 가지를 배워오더니 그걸 실제로 축뽁도령님한테 하는 거 아니겠어요?
저도 조금 놀라긴 했어요.
좀 모질라 보이긴 해도, 아빠 사람은 정이 많은 사람이거든요. 근데 그런 아빠 사람이 무슨 생각인지 조금은 엄격하게 축뽁도령님께 그 세 가지,
처음에는 쉬닥법,
그다음에는 안눈법.
그리고 마지막엔 파버법까지. 너튜브가 알려준 그 세 가지를 차례로 하더라구요.
음.. 그게 다 뭐지 하시는 어리둥절하고 계실 독자님들을 위해 친절한 안내를 좀 해드리면,
먼저 쉬닥법은 입으로 ‘쉬’소리를 내면서 토‘닥’이며 재우는 방법,
그리고 안눈법은 신생아를 ‘안’고 ‘눕’히기를 잘 때까지 반복해서 재우는 방법.
마지막으로 퍼버법은, 아이를 혼자만의 공간, 주로 아기 방에 혼자 두고,
그럼 그동안 다 같이 잘 자다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혼자가 된 아기는 마구마구 울겠죠?
그 우는 아이를 혼자 두고 방에서 나온 다음 처음엔 1분, 그다음은 3분, 그다음은 7분 이런 식으로 일정 시간 텀을 두고 방에 들어가 아이를 달래주고 다시 나오기를 반복해서 재우는 방법이래요.
그리고 이 세 가지를 아빠 사람은 참 차분히도 울부짖는 축뽁도령님께 잘도 하더라구요.
웬수같은(?) 도령님이지만 이때는 정말 보는 제가 다 고통스러워 눈물 날 뻔했어요..
본인 말로는 이제 엄마님 복직이 얼마 안 남았으니 남은 시간이라도 엄마님을 밤에 편히 자게 하려구 지금부터 수면 분리교육을 하겠다는 건데, 그 마음은 알겠지만 그래도 축뽁도령님 입장에서는 밤마다 엄마 사람 쭈쭈먹으며 자연스레 잠들었는데 그렇게 반 강제(?)적으로 떼어놓고 자라고 두면 도령님 성격에 가만있으시겠어요? 폭발하셔서 아주 난리가 났답니다.
그때 제가 현장에서 축뽁도령님 말을 들어봤는데,
요즘 엄마 사람이 모유도 잘 안 주고 자꾸 분유를 많이 주려고 해서 일단 화가 나있었답니다.
근데 밤마다 두 집 살림한다고 같이 있지도 않던 아빠 사람이, 갑자기 남더니 따뜻한 엄마 품에서 강제로 도령님을 분리시켜 혼자 덩그러니 내버려 두고 오늘부터 그렇게 하는 게 맞다고 해버리면,
어떤 신생아가 “네 아빠. 얌전히 잘게요 쿨쿨 아빠 최고” 하겠나요?
물론 언젠가 분리 수면도 필요하고, 저 세 가지 방법이 다 괜찮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제 생각에도 아빠 사람이 너무 급하게 시도하는 거 같았어요. 하루아침에 될 리도 없고.
그렇게 치열하게 강제로 분리 수면을 시키려는 아빠 사람과
그렇게는 못하겠다고 평소 쌓여왔던 분노를 터뜨린 축뽁도령의 밤은 아주 전쟁 같았답니다.
무려 거의 4시간 동안 그랬다니까요!
그래서 누가 이겼냐구요?
일단 표면적으로는 도령님이 이기신 것 같아요.
결국 도령님의 울음소리를 참다못한 엄마님이 나오셔서 데리고 들어가셔서 평소처럼 도령님과 같이 잠드셨거든요.
물론 아빠 사람에게 한마디 하는 것도 잊지 않으셨죠. 이럴 때 보면 저 모자란 아빠 사람이 조금 불쌍하기도 해요. 본인은 엄마를 위해서 한 건데, 잘 안돼서 저렇게 또 혼났으니 말이죠. 쯧쯧. 가련한사람.
근데 여러분 여기서 저만 본 놀라운 반전이 있어요. 뭐냐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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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하면 화내시겠죠? 에잉. ㅎㅎ
말씀드릴게요. 헿!
엄마님이 나오시기 직전, 그러니까 축뽁도령님과 아빠 사람이 대치가 최고조이던 그때!
아빠 사람도 도령님이 안 자니 화가 머리끝까지 났는지, 아니면 체력이 떨어져서 지쳐서 그런 건지,
갑자기 바닥에 누워 서럽게 우는 축뽁 도령님을 번쩍 들더니
그만 도령님의 왼쪽 볼을 엄청 세게 꼬집는 거 아니겠어요? 귀엽게 우쭈쭈 볼 꼬집이 아니라,
정말 볼이 엄청 아프게 엄청 꽉!! 볼 정도 꼬집을 수 있는 거 아니냐구요?
아니에요. 저 아빠 사람이 도령님을 얼마나 아끼는데요. 근데 그렇게 세게 꼬집으니 제가 놀랐죠!
그리고 제가 분명히 옆에서 봤어요.
그때 아빠 사람의 그 눈빛은 분명 욱하고 이성을 잃은 눈빛이었습니다.
물론 도령님의 폭풍오열이 시작되서기도 하지만,
거기에 제가 급하게 엄마님 계신 방에 들어가서 엄마님을 깨워 나오게 수를 좀 쓴 것도 있답니다.
아빠 사람과 도령님 둘을 계속 그대로 두었다간 뭔 일이 날 것 같았거든요.
어른도 너무 힘들면 그렇게 비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답니다.
물론 정신없이 4시간 넘게 우느라 거의 탈진상태였던 축뽁도령님은 그런 아빠 사람을 기억하진 못하는 것 같아요. 지금 저렇게 새근새근 잠든 걸 보면 말이죠.
음.. 아기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지만, 그래도 아빠 사람을 이해하려면 할 수는 있을 거 같아요.
너튜브에서 배운 대로 쉬닥법, 안눕법, 퍼버법 다 했는데 안되니까 화나고, 댓글에는 남들은 다 분리 수면 성공했다고 하고, 그렇게 몇 시간을 아기 우는 소리를, 그것도 찢어지는 듯한 울음소리를 견디며 인내심을 발휘해 아이를 재운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잘 아니까요.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니까요.
이해는 하지만, 음.. 저 솜뭉치 생각엔 그래도 신생아에게 그렇게 비이성적으로 행동한 건 어른인 아빠 사람의 분명한 잘못인 것 같아요.
이미 화낸 거, 이미 욱한 거 어떡하냐고요?
음.. 아가에게 다음날이라도 최대한 빨리 사과해주세요. 예를 들면
“아빠가 아까 너무 힘들어서 너한테 화를 냈네.. 아빠도 처음이라 잘 몰라서 그랬어. 아빠가 미안해. 앞으로 더 잘 돌볼게.” 이런 식으로 말이죠.
아기가 뭘 아냐구요? 에헤이. 엉댕맴매 맞으실 분 많으시네!!
축뽁 도령님 보시면 모르시겠어요?
이미 누구보다 잔머리도 잘 굴리고, 생각도 많고 그렇게 다 알고 있다는 걸 잘 아시잖아요.
신생아들이 아무것도 모른 척 누워서 울고, 분유 먹고, 응아만 하는 거 같지만, 말하지 못해도 다 안답니다.
사과를 이해는 못해도 그 말을 들으면 아빠의 마음이 어떤 거구나 하는 걸 느낀다구요. 잘 아셨죠?
첫째. 최대한 이성 잃지 말기.
(이성을 잃을 것 같으면 주변인에게 도움을 요청해보세요!
체력이 달리거나 너무 지쳤을 때 계속 아이를 보다 보면 인간인 이상, 그리고 처음 해보는 아빠인 이상, 당연히 이성을 잃기 쉬우니까요. 그럴 땐 잠깐이라도 엄마에게나 장모님에게나 다른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시고 좀 쉬고 오세요.)
둘째. 일단 화를 냈다면, 꼭 바로 미안하다고 말해주기. 아셨죠?
그래도 일단 이렇게 일단락돼서 집이 조용해지긴 했는데 앞으로 도령님과 아빠 사람이 잘 지낼지 걱정이긴 하네요. 제가 다음에 또 나타나게 되면 이 전쟁의 뒷이야기 꼭 전해드릴게요!
물론 독자님들의 DM도 환영합니다. 아! 나 인별그램 계정 없지. 으. 목도 없고 눈도 없고 인싸도 못하고! 뜻대로 되지 않네요. 휴!
이만 물러갈게요. 좋은 밤 보내세요.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