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아빠 변태! 엄마 변태..? 설마 나도..?

나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by 빨양c


‘으.. 찌뿌둥해.. 볼은 왜리 시큰시큰한 거 같지..?’

어젯밤엔 잠을 잘 못 잤다. 얘기하자면 긴데.. 아무튼 아빠 때문이다.

아빠가 가끔 두 집 살림 안 가고 어제처럼 같이 잘 때가 있는데 어제는 이상하게 계속 잠들지도 않은 나를 방에 혼자 두고 나가는 거 아닌가? 그래서 계속 울었다! 음하하!! 누가 이기나 해보자 이런 느낌으로. 거의 몇 시간을 그런 거 같은데.. 나중에는 울다 너무 지쳐서인지 거의 자면서 울었던 거 같다. 우는 건지 자는 건지.


“야 솜뭉치. 내 볼이.. 음 그러니까 이 쪽이 왼쪽이니까. 그래 요기 왼쪽 볼이 좀 시큰거리는데.. 너 나 잘 때 몸통 박치기 같은 거 한 거 아냐?”

의심 1순위 솜뭉치를 째려보며 말해본다.

솜뭉치는 자기는 모르는 일이라며 고개를 으쓱하더니 퐁퐁퐁 모빌 사이로 숨는다. 얄미운 거!


‘음 쟤 아니면.. 내가 자면서 또 손으로 긁었나. 흐음. 지긋지긋한 모로모로모로반사 같으니!’

뭐 난 쿨한 아가니까 그냥 넘어가자. 어디 기지개 좀 켜볼까~~으럇차차차차차차차차찻


뽷!


'응? 뽷? 니가 여기서 왜 나와?


“여보~~~ 일어나 봐! 축뽁이 끙아 했어!!”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 아빠는 오늘도 역시나 나보다 푸욱 자고 있었나 보다. 분명 쿨하게 넘어가려 했는데 아빠를 보니 어젯밤 일이 생각나 괜히 아빠가 밉다. 그래서 잘 반응 안 해줄 거야. 나 삐져또. 아빠한텐 안 쿨할거야. 흥!


“엇. 진짜? 요즘 끙아 잘하네 우리 축뽁이..”

아빠도 어젯밤 잠을 잘 못 잤는지 거의 쇠 긁는 목소리로 말한다.

한 손에는 비닐봉지, 한 손에는 갈아입을 기저귀. 그리고 발로는 물티슈를 차면서 달려오고 있는 아빠의 모습이 보인다. 진격의 거인 느낌이네..


요즘 나는 나의 배변활동에 아주 만족이다. 뭐랄까. 끙아 하는 방법을, 그 재미를 알게 되었달까?

내 뱃속에 있다고 하지만 전설처럼 한 번도 본적 없는 나의 위, 소장, 대장 친구들이 아주 야무지게 일을 잘해주고 있는지 내가 '끙아 해야겠다' 생각하고 지금 기지개 켜듯 조금만 힘을 주면 끙아가 뽷! 뽷! 잘 나온다. 헷.


아 물론, 엄마가 복직하기 전 단유를 꼭 해야 한다고 해서 엄마 쭈쭈보다 분유를 많이 먹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하다. 뭐랄까. 엄마 쭈쭈는 내 뱃속 친구들이 몽땅 다 흡수해버려서 끙아로 나갈게 별로 없는 느낌이지만, 분유는 끙아로 많이 빻! 나가는 느낌. 엄마 쭈쭈를 덜 먹게 된 건 아쉽지만 그래도 끙아를 시원하게 할 수 있어서 분유를 먹는 것도 나쁘지 않은 거 같다. '요즘 분유 얼마나 잘 나오는데요~?'라고 예전 라디오에서 들었던 게 생각난다. 진짜다. 분유도 엄마 쭈쭈만큼이나 맛있긴 하다.


“앗! 여보 여보! 방수 패드 깔아야지!! 또 끙아 치우다 쉬야 테러할라!”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진다.


“아 맞다 맞다. 저기 걸려있어.”

아빠의 목소리.

하지만 나 축뽁이는 기다려주지 않지! 어젯밤에 복수다 난 안 쿨할 거야! 에잇!


“악!! 여보 축뽁이 쉬한다 쉬쉬 악! 내 얼굴에 텼어!! 어흑”

아빠의 당황한 목소리.

그렇지 그렇지. 기저귀를 갈아 채우는 그 순간을 노려야 한다.

아 근데 조금만 더 아래쪽으로 조준할걸!! 아직 미숙한 나의 쉬야 사격실력.

아빠 엄마는 여전히 나의 끙아를 보면 끙끙대며 당황하고, 여전히 셋이 이렇게 대환장 파티가 벌어진다.


“음..”

얼굴에 튄 쉬야를 닦던 아빠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목소리가 굵어진다.


‘뭐지? 삐졌나? 왜 내 볼이 욱신하는 거 같지? 아빠 사람 수상한데 이거.. 또 뭐하려고!!’

나는 갑작스러운 아빠의 태도변화에 당황해 아빠가 허튼짓이라도 하면 바로 소리 지를 기세로 두 눈을 부릅떴다.


“음.. 여보 좀 있으면 어차피 *똑닥 예약한 거 가야 하니까 그냥 얘 목욕을 시켜버리자.”


‘엥? 아침에 웬 목욕? 똑닥은 또 뭐야?’


나는 주로 자기 전 목욕을 한다.

그러니까 한 오후 7시쯤. 근데 오늘은 웬일로 아침에 목욕을 시킨다구 하는 거지..?

내 쉬야 테러가 그렇게 강력했나.


엄마는 어느새 내가 애용하는 목욕 욕조이니 수너글 통에 물을 받고 있다.


삐빅삐빅삐빅-

이건 예전 열났을 때 내 이마 체온을 쟀던 전자체온계가 물의 온도를 알려주는 소리다.

난 째끔 뜨끈한 게 좋은데 엄빠는 칼같이 39도를 맞추는 눈치다.

뜨끈 물에 부르르르 몸 지질 때의 쾌감이란..

이런 걸 알아버린 나라는 신생아라니. 넘무멋쪄버린거 아냠? 기욤뽀짝폭뱔!! 헤헿~


그렇게 엄마가 물을 받아주시면 아빠가 갑자기 웃통을 훌렁 벗는다. 내 옷 말구 자기 옷을!

그리고 내 내복도 훌렁 벗기고, 마지막으로 내 은밀한 소중이를 보호해주는 기적의 기저귀까지 홀딱 벗기면 이제 아빠와 나의 맨살 부비부비 목욕 타임이 시작된다.

근데 아빠는 자기가 목욕하는 것도 아닌데 왜 웃통을 벗는지 당최 모르겠다.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 좀 달아주세요. 왜 아빠들은 아기 목욕시키면서 웃통을 벗는 거죠? 진짜 궁금해서 그래요. 그냥 울 아빠가 변태 사람인 거죠? 에잉.


100.png 수너글 아기욕조! PPL아님!

그렇게 나는 수너글 이라는 아기 욕조 속으로 몸이 스르륵. 이 수너글은 좋은 게 바닥 가운데에 뽈록 엉댕이 지지대 같은 게 있어서 이 욕조에 누우면 밑으로 스르륵 미끄러지지가 않아서 좋아요! 내 발장구 물장난 치기에도 아주 좋아서 아빠가 집어온 당근 템 중에 상위 애용품에 랭크해주었다. 헤헷.


그렇게 앉아서 물장구 좀 치면 이제 엄마가 노란 밀짚모자 같이 생긴 샴푸 캡을 내 머리에 씌어준다.

120.png 샴푸 캡! 얘도 PPL아님!

요고를 쓰면 앉은 자세로 있어도 얼굴로 물이 새어 들어오지 않아서 아주 좋다. 물론 아직 내가 쓰기엔 머리둘레가 좀 크긴 해서 엄마가 꼭 잡아줘야 한다. 그렇게 머리를 샥샥 감겨주떼유!!

요 샴푸 캡도 점점 마음에 든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아빠가 옷을 벗고 겨드랑이 사이에 내가 천장 보게 뉘어서 끼운 다음, 그렇게 나를 거꾸로 눕혀서 머리를 감겨줬었는데 이렇게 앉아서 샴푸 캡 딱 쓰고 하니까 나도 편하고,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힘들어서 부들거리는 아빠의 손이랑 겨드랑이 사이에 낑기지 않아도 돼서 매우 만족!


그렇게 머리를 감으면 엄마는 나가서 수건과 갈아입을 옷, 새 기저귀를 준비하신다.

그럼 이제 아빠와 단 둘이 이렇게 목욕탕에 마주하게 된다.


“축뽁이.. 볼 좀 보자. 괜찮아? 아빠가 어제 미안했어.. 이제 엄마 복직하니까 밤에는 축뽁이 혼자도 자 버릇해야 하거든.. 그래서 아빠가 열심히 수면교육 공부해서 어젯밤에 해보려고 했던 건데 잘 안돼서..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 쉽지 않더라구.. 정말 미안해.. 아빠가 더 노력해서 꼭 좋은 아빠 되도록 할게. 아빠 용서해줘. 사랑해.”


‘이게 무슨 소리야?! 이런!! 내 볼의 범인은 아빠였군!!!! 내 귀여운 볼따구에 스크래치라도 났어봐라 어흐!!’

아빠의 말에 순간 울컥했지만, 그래도 아빠가 이렇게 미안하다고까지 엄청 진지한 얼굴로 말하는 건 처음이라 이 넓은 신생아의 가슴으로 용서해 주기로 했다. 내가 아량이 좀 넓지. 훗. 그리고 나도 뭐. 아빠 못 자게 계속 울어 재꼈으니까 미안한 것도 있구.. 목소리 잠긴 거 보니 나 때문에 잘 못 잔 거 같아 초큼 미안해요 나둥.

“야 너 알고 있었지? 요즘 너 수상해 솜뭉치! 아빠랑 쿵짝쿵짝 뭐 있는 거 아냐?”

아빠 어깨 위 착 붙어서 목욕하는 나를 놀리던 솜뭉치가 눈에 띄어 한마디 해주었다. 근데 쟤 요새 진짜 수상하다. 100일 얼마 안 남았다고 그러는 건지. 점점 자기 멋대로 하고 내가 묻는 거에 답도 잘 안 해주고 그런다. 얄미운 녀석.


그렇게 아빠와의 진솔한(?) 목욕시간이 끝나고 수건 위에 벌거벗은 핫한 몸매의 나는 벌렁 눕는다. 원래는 아빠가 내 피부 보습을 위한 로션, 오일, 기저귀 발진 방지 크림을 착착 발라줬었는데 이것도 얼마 전부터 엄마가 대신해주고 있다. 그때 아빠가 뭐랬더라. 이제 엄마 복직하면 축뽁이랑 이럴 수 있는 시간 없을지 모르니까 지금 이렇게 있을 때 하자고. 뭐 난 상관없다.

근데.. 엄마가 해주면서 한 가지 느낀 게 있다.

그건 바로..


'꺅!! 엄마도 변태야!!'

맞다. 예전 밝힌 대로 아빠가 변태인 건 알고 있었지만, 엄마도 변태란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엄마는 내 몸에 로션을 바르면서 특히 소중이에 발진 방지 크림과 로션을 바르면서 한참을 조물딱 조물딱, 그러면서 계속 얼굴에 므흣한 미소를 걸치고 있다. 그러다 잠시 멈추더니 "요 귀여운 찹쌀 엉댕이!" 하면서 내 엉댕이를 찰쌱찰쌱 터치!! 아빠의 변태 표정이랑 똑같은 그 표정이었다!! 내 엄빠가 둘 다 변태라니.. 힝..

근데.. 한 가지 더 큰 문제가 있다.

그건 바로..


“나도 변태인 거 같아! 으악!”

응. 맞다. 아빠가 수너글에 있는 내 몸을 쓰다듬을 때도, 그리고 엄마가 이렇게 므흣한 미소로 내 몸을 오일 범벅할 때도, 기분이..

기분이.................!!

너. 무. 조. 아.!!!!!!!!!!!!!!!!!!!! 어쩌지 정말.

엄빠가 아직 눈치는 못 챈 것 같지만, 이젠 목욕하려고 내 옷만 홀랑 벗겨도 벌써 기분이 좋아져서 꺄르릉 웃게 된다. 티 나면 안 되는데. 난 엄빠처럼 변태 아닌데!!

그래도 좋은걸 오또케. 으흣으흣.


그렇게 엄마의 므흣한 손길이 끝나면 이제 아빠가 기저귀를 착. 내복을 착. 입힘으로서 나의 목욕은 끝!

그리고 이어지는 환상적인 내 분유 타임. 식후 먹는 요 분유 맛이란! 이게 바로 천상의 맛~! 요새 양이 좀 늘어서 150ml까지도 거뜬히 먹어치운다. 후훗. 나란 돼지.. 아니 나란 귀여운 볼탱탱 엉댕팡팡 아기..


'응? 근데 이건 무슨 냄새지? 처음 맡아보는 냄새.. 뭔가. 오묘한 냄새.'

아빠가 날 분유 먹이는 동안 엄마가 식탁에 뭔가 요리를 했나 보다.


“와! 짜파게티? 거기에 장모님 파김치까지? 완전 나이쑤네 여보!”

아빠의 들뜬 목소리. 짜파게티가 뭐길래 이리 신생아처럼 신났어?


“실력 발휘 좀 해봤지!! 내가 다른 건 몰라도 짜파게티 요리쯤이야!”

엄마의 자신 있어하는 목소리.


나를 둘러업은 아빠의 등 너머로 그 짜파게티란 녀석이 대체 뭔지 눈을 부릅 떠본다. 근데 웩.


'뭐야 저거 내 끙아 색이랑 비슷한데. 변태 엄빠.. 이제 끙아로 요리도 해..? '


아빠는 나를 서둘러 모빌 밑에 아무렇게나 눕혀놓고, 응 진짜야. 나 진짜 아무렇게나 눕혀지는 느낌 받았엄… 복수할거야..ㅁ ㅔ..모..

그리고는 식탁으로 달려가서 호루룩 시작.

뱅글뱅글 돌아가는 모빌을 보니 잠이 스멀스멀 온다. 따끈 물에 목욕하고, 로션 마사지받고, 분유 원샷하면 왜 이렇게 잠이 오는 걸까.

돌아가는 모빌 사이에 솜뭉치가 모빌 인척 올라타 있는 얄미운 모습도 보이고, 그 너머로 식탁에서 엄마와 아빠가 변태 같은 끙아 요리를 호로록 먹는 모습이 보인다. 둘이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환히 웃는 모습도 보인다. 그 너머로 창문을 통해 비치는 빛이 너무 예쁘다.


내가 좋아하는 모빌, 솜뭉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예쁜 빛까지.

나는 이 순간이 너무 행복하다.


아직 신생아라 정확히는 모르지만..

이런 따뜻한 순간들이 바로 그 행복하다는 것 아닐까.


쿨쿨.


★축뽁이의 1분 육아 꿀팁!
Q. 위 글에 '똑닥'이 뭐죠? 유용한 아기 돌봄 어플 추천?
A뽁. '똑닥'은 아기들 병원 예약 어플이예요! 예방접종이나 건강검진을 가게 될텐데 그때 전화로 예약할 수도 있지만, 이 어플을 통해서 예약가능하답니다. 동네 병원과 진료과목 등 다양한 정보도 알 수 있고, 다음 검진이나 접종은 언제인지도 알려주니 편리하더라구요! 축뽁이는 애용중!
음..그리고 이 외에 다른 거 쓰는 건, 임신 중이었을 때는 '마미톡'과 '베이비빌리' 어플 통해서 임신, 출산 정보 등을 찾았어요. 같은 시기 출산 한 엄마들과도 동기들처럼 소통할 수도 있고 좋더라구요.
그리고 출산 후 요새 제일 많이 쓰는 건 '베이비 타임'이라고 수유 시간, 수면 시간, 배변 텀 등 아기 패턴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신생아 때 아기 키우는 데 큰 도움 되더라구요.
물론 위 어플들에서 아무런 협찬도 받지 않고 실사용 후기입니다~* 오늘도 육아에 지친 엄빠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그래도 하루하루 다르게 커가는 아기 보면 행복하시죠? :)
"그.렇.다.고.하.세.요." 라고 옆에서 축뽁이가 째려보네요 :) 헤헷.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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