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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양c Apr 14. 2023

오랜만이네요, 우리



음...

너무나 익숙했던 브런치의 하얀 화면이 이렇게 어색하고,

그 위 번쩍이는 까만 커서가 이토록 낯설어질 줄이야.

그 어지러운 어색함에 눈앞이 아찔해질 지경이네요.

마지막 글을 쓴 지 한 30일 정도 지났을 뿐인데 말이죠.


안녕하세요 글벗 여러분, 오랜만이네요 우리 :)

오늘은 오랜만에 소식을 전하고 싶어, 이렇게 커서를 오른쪽으로 밀어내 보기로 했답니다.

반가우시죠? 저는 반가운데. 저만 그런가요? :)

오늘은 두 가지 소식을 글로 써볼까 합니다. 우리 모두는 바쁜 삶이니, 바로 시작할게요.


하나. 이전에 제가 '그자까 서랍 뿌수기'로 제 첫 번째 출간 소설 '엄마터널'의 세 가지 소식을 전해드린다고 했었는데요, 이 글을 통해 마지막 세 번째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먼저 왜 그동안 했던 것과 달리 '그자까 서랍 뿌수기'로 전하지 않고, 이렇게 직접 등장해 소식을 전하는지 궁금해하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음, 그러려면 요즘 제 이야기를 먼저 조금 전해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작년 6월쯤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그리고 소설 형식으로 글을 쓰는 저였기에 제 마음속에는 어디선가 주워들은 늘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이야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작가도 아닌 지망생 주제에 괜히 저런 말을 들어서는 겉멋인지 모를 이상한 신념만 생겼달까요.

그리고 뭐, 마음 한편에는 극 내향형 I 성향인 저이기에 그런 저를 최대한 숨기고 싶은 마음도 컸던 것 같아요. 제 소설이 물론 제가 만들어낸 세상이기에 제 생각이 가득 담겨있긴 했지만, 그 글 속에서만 저를 은근히 드러낼 뿐 절대 글을 통해 저 자신이 드러나는 걸 극히 꺼렸습니다. 근데 극 내향형 I긴 한데 또 관종 작가 지망생이다 보니, 직접 저를 아껴주시는 우리 작가님들과 독자님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심은 있어서, 근데 또 직접 드러내기는 싫어서, 그래서 처음 시작했던 게 '그자까 서랍 뿌수기' 였습니다. 제 모습조차도 마치 소설 속 인터뷰하는 인물처럼 만들어냈달까요? 물론 그 과정이 개인적으로는 무척 재밌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제 첫 책 출간을 준비하면서 생각이 조금은 바뀌었습니다.

과연 글을 쓴 저를 숨기면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과 진심 어린 소통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 정작 저 자신은 숨기면서 독자님들께 글에 대한 신뢰를 드릴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들었어요. 물론, 이건 아직도 고민 중입니다.

눈치 빠른 우리 글벗님들은 알아채셨을 수도 있겠지만, 역시나 제 이야기를 이렇게 직접적으로 적으니 문체도, 내용도, 표현방식도 너무 무겁고 어렵고 진지하게 보이는 것만 같네요. 글 속에서 만들어낸 제 모습은 많이 밝고 가볍고 즐거웠던 것 같은데, 역시나 제 본모습은 조금은 무거운 사람인 게 드러난 것 같아 조금 걱정되긴 합니다. 그래도 이어가 볼게요. 어디까지 가나 한번 보죠!

아무튼, 그래서 이제 "그자까 서랍 뿌수기"는 잠시 접어두고, 소설이 아닌 제 이야기를 할 때는 이렇게 직접 저를 드러내는 글을 쓰게 될 것 같아요. 뭐, 제 특성상 또 언젠가 생각이 바뀔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요 :)


그래서, '엄마터널' 세번째 소식이 뭐냐구요?

첫 번째는 출간 소식이었고, 두 번째는 인세 수익금 전액 기부 소식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는,

엄마터널의 주인공인 할머니의 모티브가 된 인물이 실제 있는 인물이라는 거랍니다.

'엄마터널'을 연재하는 동안 슬픈 이야기를 접하실 때면 많은 분께서 "소설이어서 다행이다, 현실이 아니어서 다행이다"라는 댓글을 종종 주셨었는데, 안타깝게도 소설을 쓰던 저는 이 이야기들의 큰 뼈대가, 그 슬픈 이야기를 겪은 인물이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 댓글들 앞에 종종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소설이 아닌 현실로서의 '엄마터널'이야기는 제겐 너무 슬픈 것이었으니까요.

아! 물론, 큰 줄기만 모티브를 따왔을 뿐 세세한 이야기는 제가 창작해 낸 허구의 이야기이니 너무 무겁게 받아들이지는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아시죠? 제 소설의 모토는 "가볍지만, 묵직하게, 뼈 때리는 이야기"인거.


이 '엄마터널'을 처음 쓰기 시작하게 된 이유는, 당연히 그 모티브가 된 인물에게 감사와 희망을 전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 인물은 어린 저에게 소중한 분이었고, 그분은 소설 속 이야기대로 췌장암에 걸리셨죠. 자식들이 아팠었고, 남편이 아팠었습니다. 그 어려움을 다 이겨내고 이제 좀 살만해지셨나 싶었는데, 네, 암에 걸리셨죠. 그것도 소설 속 제가 표현했듯 '그 억만장자 스티브 잡스도 이겨내지 못했던 그 망할, 췌장암'이었죠.

그리고 그 소식을 들은 저의 첫마디는 '너무하네 진짜. 이 망할 세상, 저 망할 신.'

하지만, 언제까지고 욕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 저는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게 뭐가 있을지 고민했고, 그때쯤 브런치에서 글 쓰는 맛에 푹 빠져있던 저였기에, 제가 좋아하는 글쓰기로 그분을 위로, 아니 저따위가 위로를 할 수는 없을 거라, 그저 작은 희망과 그간의 감사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지금 어떤 상태시냐구요? 지금은 좀 그렇고.. 나중 언젠가 소식 전할 날이 또 있겠죠. 지금은 그저 그리 믿기로 해요, 우리..


둘. 현재 진행 중인 텀블벅 후원이 이제 이틀 뒤인 4.16.(일) 종료됩니다. 물론 현재 115% 달성된 상태입니다. 지금까지 후원해주신 분들, 그리고 남은 이틀 동안 후원해주실 모든 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감사해요 정말.

뭐, 다른 후원들 보면 막 5,000% 달성 넘어가고 그러기도 한 거에 비하면, 제 첫 책은 무척 소소해 보이긴 합니다만, 그렇기에 저는 후원해주신 분들이 더 소중하고, 너무 감사하답니다. 그냥 말로만 감사하다고 하면, 제 진심이 전해지지 않을 것 같아(네, 제가 좀 투머치 합니다;;) 뭐를 해드리면 좋을까 혼자 고민하다가, 후원해주신 분들의 성함을 제 책 속에 담기로 했어요.

네, 여기까지는 사실 다른 텀블벅에서도 많이들 하시긴 하죠. 하지만 저는 이번 제 첫 책에 후원해주신 분들의 이름을 앞으로 제가 출간하는 모든 책에 기재할 생각입니다. 왜 그렇게까지 하냐구요?


감사해서요.

감사한 제 마음이 이렇게나마 전해졌으면 해서요.

까놓고 말해서 뭣도 없는 소설가 지망생 나부랭이의 첫 책을 그저 저를 믿고 본인의 귀한 돈으로 후원까지 해주시는 저의 귀한 첫 독자님들이시니까요.

저는 평생 갈 생각인데요?

이렇게 진심으로요.

(반강제 무엇? 헿. 아! 물론, 본인이 원치 않으신다면 인스타로 DM 주시거나 이 글 댓글에 남겨주시면 빼 드리긴 할게요…. 근데 정말 그럴거예요?.... 또르르…. 상처받는 극 내향형 I인 저를 두고..)

그리고 이 정도는 해야 '아 그 텀블벅 뭐시깽이 설치하기도 짱나는데 그래도 내 이름이 베스트셀러(ㅋ_ㅋ또 모르죠), 그리고 그 작가의 앞으로 모든 책에 실린다고? 그럼, 한번 해볼까..? 이틀 남았다니 바로 해야겠군!' 하는 마음이 아주 초큼이라도 들지 않으실까 싶기도 하구요. 우리 남은 이틀 같이 불태워봅시다 :)

(지금 출간 작업을 같이 하는 '비스타북' 출판사에서는 허락하셨는데, 혹시나 추후 출간되는 책의 출판사가 바뀌면 사정에 의해 변경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현재로서는 그렇게 할 계획이에요. 그리고 출판사가 바뀌어도 최대한 설득해볼게요!)

역시나, 제가 직접 이렇게 전면에 나타나 글을 써대니 이야기가 중구난방 아주 늘어지는 것 같네요. 맘에 안 들게. 제가 소설을 써야하는 이유기도 한 것 같구요. 그럼, 오늘은 여기서 급 마무리 할게요!

열심히 책 마무리 작업 하구, 늦지 않게 다음 소설인 "냥중진담(가제)"으로 돌아올게요. 유중진담 후속이랍니다. 기대해주실거죠? :)



제 첫 책을 믿어주시고, 후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ㅅ....사...ㄹ..랑.....아니 조큼 부담스러우니, 감사해요! 진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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