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할 필요가 있다. 쉬는 날 넷플릭스에서 '소셜 딜레마'라는 다큐를 봤다. 실리콘밸리에서 인스타,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를 만든 전문가들이 SNS의 위험성과 현 실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아무 생각 없이 SNS를 이용해왔다면 이는 다소 충격적이다.
과거의 실리콘밸리에서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팔았다. 하지만 이제 실리콘밸리는 자신의 사용자들을 파는 사업을 한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SNS가 왜 우리에게 이런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것도 무료로.
비즈니스 구조에서 수익 모델이 없다면 그 비즈니스는 절대 지속될 수 없다. 자선사업이 아니라면 말이다. 심지어 자선 사업도 수익 구조는 필요하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을 파는가. 우리가 공짜라고 생각하며 이용하는 서비스나 정보들은 알고 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상품에 대가를 치르지 않고 있다면 '우리가 바로 그 상품'일 확률이 높다.
광고주들은 '우리'라는 인적 상품을 위해 돈을 지불한다. 이를 위해 SNS나 플랫폼의 개발자들은 사람들의 인식이나 행동을 변화시키기 위해 모든 것들을 치밀하게 설계한다. 어떤 글이나 이미지를 주로 보며 심지어 얼마의 시간 동안 보는지까지. 우리가 무심코 이용하는 모든 것들이 데이터의 형태로 축적된다.
체류시간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AI를 통한 알고리즘은 우리의 관심사를 끊임없이 추천한다. 또한 '좋아요'와 같은 심리적 보상을 주며 우리 뇌를 자극해 중독을 강화한다. 우리가 오래 SNS에 머물고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할수록, 더 많은 광고를 보고 그들은 더욱 부자가 된다. 이게 그들의 비즈니스 구조다.
문제는 윤리적 규제가 거의 없이 철저히 이윤을 목적으로 SNS가 발달되고 있다는 거다. SNS를 통해 과거에는 있을 수 없는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몇 십 년 만에 잃어버린 가족을 찾고, 희귀 혈액형을 가진 사람의 수혈을 도와 사람을 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SNS로 인해 사람들은 더욱더 불행해져 가고 있다. 실제로 SNS를 이용한 청소년들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에 비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대상과의 비교로 상대적 박탈감과 불행을 느끼기 때문이다. 타인의 삶을 너무나 쉽게 엿볼 수 있는 시대가 돼 버렸다.
또한 개인의 선호를 위해 편향된 정보들만을 보여준다. 이는 온라인 세상에서 개개인의 확증편향을 강화한다. 쉽게 말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게 하는 것이다. 심지어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검증되지 않은 수많은 거짓 정보가 세상을 혼란스럽게 한다. 이젠 얼마나 많이 아는 지보다 제대로 된 정보를 찾아 분별해 내는 것이 더 가치 있는 능력이 될 거다.
'소셜 딜레마'는 급변하는 시대에 SNS를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다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