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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글로 Dec 02. 2024

노벨문학상 작가의 책 읽기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11월 독서모임에서 선정한 책은 한강 작가의 책중에서 선택하여 읽기.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라니 얼마나 멋진 일인가! 사람이 알파고를 이긴 것이 아니라 이세돌이 알파고를 이겼다. 마찬가지로 한강 작가 개인이 노벨문학상을 받았지만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 됐다.


어떤 책을 읽을까? 책 목록을 검색하다 집에 있던 책이 눈에 들어왔다. 예전에 읽다가 차마 한 장을 더 넘기지 못하고 책장에 두었던 소년이 온다를 다시 읽기로 했다. 첫 장부터 읽어 내려갔고 지난번에 멈추었던 그곳까지 읽었을 때 무심한 척 넘겼다. 그러나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었다.


소년이 온다.

책에 대한 그 어떤 정보도 없이 읽기 시작했지만 단번에 알 수 있었다. 5.18에 관한 내용이라는 것을 태극기에 둘러싸인 것이 관이라는 것을 그것이 한두 개가 아니라 셀 수 없이 많았다는 것을 말이다.


대학시절 나는 학생회동아리에 들어갔다. 그곳은 독서모임 동아리였고 자연스레 흔히 말하는 데모를 하게 됐다. 오월대라는 단체에 가입된 선배도 있었는데 늘 머리에 띠를 두르고 전경들과 맨 앞에서 싸우고 왔다. 그때 모임에서 보았던 사진과 책들은 나로 하여금 민주주의에 대해 다시 감사하게 만들었다. 그때의 나는 그저 그 많은 무리들 중 한 명이 되어 같이 서있어 주는 것이 전부였다.


주변 친구들은 5.18 유공자 자녀인 경우도 많았다. 우리 지역은 서로가 아픔을 안고 산다. 가끔 TV에서 말도 안 되는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는 자들을 볼 때면 분노가 치민다. 특히 어린 학생들의 희생이 떠올라 가슴이 아프다.


책을 읽는 내내 그때 보았던 처참한 사진들과 오래된 흑백영상의 처절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많은 희생에도 바뀌지 않은 나라. 제발 정상적이고 양심적인 나라에 살고 싶다. 지금은 도대체 그때와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 불법과 사기를 대놓고 저지르고 있는 이 세상, 그런 사람들이 더 떵떵 거리는 세상, 언제쯤 제대론 된 나라가 될까?


작별하지 않는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책을 읽은 후 제목이 꽤 마음이 들었다.

작별하지 않는다.


제주 4.3 사건은 제주도의 커다란 비극적인 사건이다. 작가가 자료 조사를 할 때 얼마나 많은 충격을 받았을까. 5.18에 이어 4.3 사건이라니. 그래서 편두통이 온 걸까? 나도 나이가 드니 자꾸만 편두통이 든다.


살아남은 자들은 고통 속에 산다. 죽지 못해 살거나 그냥 죽어버렸다. 3분마다 바늘로 찌르는 고통처럼 살아 내간다. 이유도 모른 채 죽거나, 사라져 버린 가족. 제주도민의 1/8이 죽었다는 자료도 있다. 마을마다 제삿날이 같다고 한다.


3.1절 행사에 모인 군중을 구경하기 위해 서있던 어린이를 기마경찰이 치고 달아났다. 그 경찰을 쫓아가기 위해 어른들은 무리 지어 달려갔다. 경찰서에 있는 경찰들은 달려드는 무리들이 습격하는 걸로 착각을 하고 총을 쐈다. 그렇게 사람이 죽고 4.3 사건은 시작됐다. 모든 사건은 정말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나비효과처럼.


작가는 우리나라의 아픈 과거가 덮이지 않게 고통을 이겨내며 책을 썼다.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게 하기 위해 들춰냈다.



무겁고 어두운 실화를 바탕으로 된 소설이라 독후감을 쓸 자신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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