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무물 | 세 번째 이야기
키티언니는 질투가 많은 편인가요?
전 질투가 많은 편이에요.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보면 ‘어휴,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런 글을 쓰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고, 잘하는 다른 회사의 마케팅 결과물을 보며 ‘와 저 회사 마케팅팀 진짜 똑똑하다 뭐냐’라고 한 마디씩 거들어요. 소위 인기 많은 인플루언서의 게시물을 보며 ‘오 나도 저기 가보고 싶었는데, 발도 빠르네’라며 흥칫뿡 소리를 더하죠.
질투라는 감정의 베이스에는 제가 가지고 있는 욕심의 크기가 한몫하는 듯해요. 누구보다 먼저 해야 하는데! 잘하고 싶은데!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욕심으로 변하니 자꾸 다른 사람과 저를 비교하고, 질투가 나더라고요. 마이웨이로 눈가리개를 하고 곧잘 앞만 보고 달리면 될 걸, 저는 옆 트랙 선수들을 비교하며 달리고 있어요.
사실 저는 질투하는 제 모습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나는 글을 쓰지도 않으면서’,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지 말고 해 보면 되었을 걸’, ‘가보고 싶은 곳이 있으면 생각만 하지 말고 갔으면 됐을 걸’이라는 속마음, 후회가 붙기 때문이에요.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스스로 질투할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 되묻게 되니까요. 그런 시간이 쌓이면 스스로가 좀.. 찌질하다고 느낀달까요?
질투하는 제 모습이 싫은 이유는 욕심은 가득한데, 몸은 안 움직이는 거죠. 가만히 앉아서 질투만 하는 모습이 정말 꼴 보기 싫을 때가 많아요. 으휴 써보니 저도 답이 보이네요. 만다꼬 비교를 하는지, 욕심 버리고 일단 하나라도 똑 부러지게 해 보던지 등. 사실 이런 이야기는 모두 제가 머릿속이 혼란스러울 때 항상 키티언니가 찬물 한 잔 내어주고 말해준 이야기들이네요. ‘정신 차려. 그리고 이거 해보자’라고.
‘평소에 혹은 최근에 내가 질투 나는 대상은 누구였는가? 떠올리기만 해도 배가 살살 아파오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자. 그 이유가 욕망의 실마리가 되어줄 것이다’
- 책 [프리워커스]
프리워커스에서 말하듯 이것저것 말고, 저 사람 이 사람 말고, 제가 하고 싶은 것에 집중하며 저만의 속도로 나아가야겠어요. 일요일의 글쓰기도 저에겐 어깨 힘 빼고 다양한 질문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고 있어요.
질문에 '키티 언니는 쿨워터향이잖아욧!'이라는 전제가 깔린 것 같네요. 저 역시도 제가 질투가 없는 줄 알았었죠. 절대, 결단코 아니었습니다.
솔직하지 못했었지, 질투가 적지 않았어요. 제가 왜 이직을 자주 했게요? 금전적인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직군을 바꿨게요? 다 질투에 눈이 멀어서였습니다! '저 사람은 저런 프로젝트도 하네.', '저 사람 별로인데 저런 기회를 얻다니!' 하며 ‘저 사람들’의 성취나 능력을 평가절하했었습니다. 부러워서 속이 배배 꼬인 채로 말이죠.
그러던 어느 날, 별안간 ‘나는 왜 저 사람을 질투할까?’ 하는 물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번뜩 답이 치올랐어요. ‘왜긴 왜야? 내가 하고 싶은 일, 갖고 싶은 것을 저 사람이 하고 가져서 그렇지!’. 때로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고 감정만 들끓었어요. 질투라는 감정을 걷어내고 보니,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메일에 써준 프리워커스 책의 내용처럼 말이죠.
이후로는 질투라는 감정을 원하는 바를 구체화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질투를 느끼는 내가 불쌍하거나 한심하지 않더라고요. (요즘은 테니스 잘 치는 사람을 보면 질투 나요. 레슨 앞 시간 대 여자분을 이글 아이로 봅니다. 잘 치고 싶거든요.)
미티님 말대로 자신의 속도대로 뛰어가되, 질투하는 사람들과 친해져 보는 건 어때요? 가까워졌을 때 자괴감이 들 수도 있지만, 매운맛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멀리 있어서 더 대단해 보이는 걸 수도 있어요. 막상 친해져 보면 그 사람이 미티님을 질투할 수도 있거든요.
저도 미티님을 질투했던 시간이 있었어요. 은은한 관종끼, 달리기도 글쓰기도 놓지 않고 해 나가는 꾸준함, 체대생 출신인데 브랜딩에 대한 열정과 성장 곡선이 짜증 나더라고요. 친해지고 나니 질투는 슬그머니 옅어지고 애정이 진해졌어요. 다행히 그리 웃기지는 않아서 용서됩디다.
욕망이 있으니 질투도 있다고 생각해요. 마음의 힘이 있다면 맘껏 원하고 질투해요! 의욕 없는 시간이 질투로 자글자글할 때보다 더 절망적이지 않나요? 다만, 질투의 대상이 너무 자주 바뀌는 것만 경계하십시다. 그러면 질투하느라 인생을 허비하고 마니까요.
다음에는 제가 질문을 던지고 싶네요.
모범생으로 살아온 것이 후회될 때가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