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은 초능력이 있나요?

소소무물 | 19번째 이야기 치타미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

by 루아 미티
치타미티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 재밌는 주제가 나왔어요.

시작은 MBTI였습니다. 각자 어떤 MBTI인지, 나와 잘 맞는 MBTI는 무엇인지 등을 이야기하였죠.


그러던 중 친구 한 명이 이렇게 말하는 거 아니겠어요?


"아니 근데, N이 들어가는 친구들은 재밌는 상상을 많이 하는 거 같아 정말.

최근에 다른 친구랑 이야기하는데, 나보고 '내가 만약 걸그룹이 된다면 어떤 포지셔닝일 거 같냐'는 거야"


저는 무척 흥미진진했지만, 돌아오는 친구의 답은 힘을 쫙 빼버렸어요.


"그래서 내가 물어봤지. '...내가 왜 걸그룹인데..?'라고."


이야기를 듣던 다른 친구가 듣더니 "그러게. 내 말이."

충격에 가만히 있던 저에게 친구들이 물었어요.


"너는 어떻게 생각해?"


공감 능력 좋다고 생각한 저였기에 산통을 깨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나의 아이덴티티를 바꿀 순 없으니.

"너희, 다 S지... 나는 N이거든..그 친구는 N일거야.

그리고, 나는 가끔 나에게 초능력이 딱 하나 생긴다면 어떤 초능력을 골라야 하나 고민하는데.."


제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당황했어요. 첫 번째, 두 친구들 모두 S였고. 두 번째, 그런 상상을 하는 애가 또 있구나 하는..?


키티언니는 이런 상상 안 하시나요? 저는 아주 진지하게 합니다. 초능력이 있으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이미 고를 수 있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투명 인간, 순간 이동, 하늘을 나는 능력, 염력… 이 부분에 있어서는 아주 다양한 상상을 해보았는데요, 우선 소소하게는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이겠죠? 영화 어바웃타임처럼 깜깜한 공간에서 두 손을 꾸욱 쥐고 눈을 감으면 원하는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거죠. 이불킥 순간들을 웃으며 넘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피곤하단 이유로 예민하게 했던 대화들을 조금 더 부드럽게 전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염력도 생각해 보았어요. 요즘 세상이 흉흉하다 보니 내 몸 이상으로 지키고 싶은 것도 많아지잖아요. 나쁜 놈들 때려잡기에 최고일 듯해요.


그럼에도 제가 고른 초능력은 순간 이동(점퍼) 능력이 짱인 듯해요..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상상. 누군가 보고 싶을 때 망설이지 않고 훅 달려갈 수 있고, 피곤한 지하철을 쉽게 스킵할 수 있죠. 생각만 해도 좋네요. 다만 그 과정에 있는 순간들, 마음들을 잃어버릴 순 있겠다 싶어요. 좋아하는 누군가를 보러 갈 때의 설렘 같은 거 말이에요. 역시 세상은 공평하다고 해야 할까요?


긍정적인 N이 쉽게 행복해질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한 상상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누가 보면 정말 쓸데없지만, 키티언니가 고른 초능력이 너무 궁금해서요.

무엇인가요?!



키티언니


저 역시도 N이지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은 대체로 현실의 한 부분을 증폭시키는 상상입니다. ‘과거에 이러했더라면?’, ‘앞으로 이런 사람을 만난다면?’ 등등. 친한 친구들도 N이 많아요. 친구들과 ‘만약에’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몇 시간이고 떠들 수 있습니다. 간간히 상황극을 섞어가면서 말이죠.


예로, 한 친구가 아이돌 A군에게 빠져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떻게 프러포즈를 할지 여러 버전 상황극을 시전 하며 연습(?)을 겸한 상상을 했었더랬죠. 1번, 인사도 나누지 않고 다짜고짜 결혼하자고 한다. 2번, 그가 자주 가는 식당에 취직하여 안면을 튼 다음 결혼하자고 한다 등등. 상상이었지만 대체로 무시당하며 상황극이 종료되었습니다.


이 또한 크게 현실성은 없으나, 땅에 발 붙인 상상을 주로 했었습니다. 미티님이 질문한 판타지적인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네요. (현실주의적인 N)


질문을 받고서 곰곰이 생각해 봤습니다. 처음에는 독심술, 텔레파시 같은 마음을 읽거나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상대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능력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역지사지 해보면, 누군가가 순간순간 불쑥 튀어 오르는 제 못난 생각을 읽는다면 싫더라고요. 저 또한 남들의 생각 중에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은 것 들도 많다 싶고요.


야금야금 헤아려보다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시간 여행! 과거든 미래든 오갈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좋겠어요. 만약 (그놈의 만약ㅎㅎ) 둘 중 골라야 한다면.. 저는 과거를 택할 것 같은데요. 후회를 많이 하는 성격 탓인지 예전에 어리석은 생각이나, 부끄러웠던 말과 행동을 종종 회상해요. 혹시나 나비효과처럼 인생이 지금과는 달라질까 무섭기도 해서 별 영향 없는 것 위주로 잡아줄 겁니다.


이불 킥하게 만들었던 과거가 그나마 진중함을 길러주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정말, 기필코, 반드시 말리고 싶은 순간들이 있거든요. 아! 간 김에 미티님의 과거도 슬쩍 구경하고 오겠습니다. 긴장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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