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을 느낄 때가 있나요?

소소무물 | 16번째 이야기

by 루아 미티
written by 미티

새해가 시작되었다는 즐거움도 있지만, 마음이 왜 이렇게 불안할까요?

뭔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게임을 어떻게 잘 플레이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 느낌이 들어요. 기다리고 있는 일이 산더미처럼 크거나 꼬여버린 실 목걸이 같지도 않은데, 뭔가 막막한 기분이랄까요? 즐겁고 설레기보다 약간 한숨부터 나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 있어요.

매일 아침 일어났을 때 ‘우와,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어!’라고 할 순 없죠. 정말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전 몰려 있는 일이 있거나 해결되지 않은 일이 있을 때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놓친 todo를 생각하거나 꿈에서도 일을 하다 깨어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면 정말 일어나기, 하루를 시작하기 힘들더라고요.

예전 임용공부를 할 땐 하루하루가 지루하기 짝이 없었어요. 매일 같은 시간이 일어나 오늘 공부할 책을 가방에 넣고 터덜터덜 독서실로 향했죠. 그러던 어느 날 같은 고등학교를 나온 동생이 오랜만에 전화를 해서 어떻게 지내냐며 묻더니 “언니, 하루하루 눈 뜰 때마다 너무 설레지 않아요?”라고 말하더라고요. 제 일상은 설렘도, 기대도 되지 않는 일상의 반복이었기에 그 말을 들었을 때 너무 깜짝 놀랐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었는데'라며 현재의 제가 너무 안타깝더라고요. 요즘도 가끔 너무 힘들고 이상한 부담감에 눌려 있을 때면 그때 그 친구의 질문을 생각하곤 해요.

이런 불안이 어디서 오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안 해본 일'에서 오는 불안이 가장 크더라고요. 안 해봤기에 너무 무섭고 걱정되는 것들. 내가 모르는 길로 걸어갈 때의 그 시행착오들이 무서워요.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며 이런 to do들이 가득하다 보니 저도 모르게 잔뜩 졸아 있는 느낌이랄까요? 이 불안 에너지를 어떻게 설렘 에너지로, 재미 에너지로 바꿀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는 요즘이에요.

이 질문을 떠올리며 ‘키티언니가 불안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문득 궁금해졌어요. 과연 불안을 느끼실까, 있다면 어떻게 해결할까 너무 궁금해요!





written by 키티


저는 그야말로 불안을 껴안고 사는 사람입니다.

연초에 운전 연수를 받았는데요. 오죽하면 선생님이 실력보다 멘탈이 약한 사람이라고 하셨을까요. 선생님께서 제 손에 난 땀으로 눅눅해진 핸들을 툭툭 치며 덧붙이셨습니다. 왜 이렇게 불안해하냐고. 생각해 봤습니다. 왜 불안해할까? 무엇이 날 무섭게 만드는 걸까?

불확실한 상황이 닥치면 스트레스가 해일처럼 밀려듭니다. 예상한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얼어버리고 준비한 만큼 해내지 못해서 결국 자괴감에 빠지죠. 멘붕에 빠졌던 순간은 대부분 통제하지 못하고, 잘 해내지 못했던 때였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거였죠.

다른 사람들이 대번에 뭐든 잘하는 사람으로 봐주길 바랐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은 저 자신이었습니다. 재능으로 모든 일을 해결하는 반짝이는 사람이고 싶다는 자의식 과잉이 지금 이 나이까지 남아있었던 거죠.

운전도 운전대 잡자마자 잘해서 선생님에게 칭찬받고 초스피드로 졸업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혼나고, 혼나면서 서투른 저와 매 순간 만나야 했어요. 생각해 보면, 정말 천재 한둘을 제외하고는 실패하고 수정하고 노력하며 실력을 쌓아가잖아요. (천재 중에 노력을 천재가 될 만큼 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움켜쥐고 있던 촌스러운 편견을 내려놓고 있습니다.

'처음 하는 일이니까 서툰 게 당연해.'

'기다리자. 계속하면, 잘할 수 있다. 뭘 더하면 좋을까?'

'일단 하면서 수정하자. 100% 하려면 시작도 못해.'

이런 생각을 꾸역꾸역 하면서 조그라드는 마음을 넓히려 해요.

그리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천천히 내쉬어봅니다. 불안 에너지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해요. 그래도 가능한데 외면했던 일을 시작하게는 해줍니다. 오늘도 저도 운전대를 잡고서 숨부터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쉽니다. 스으읍하아아. 스으읍하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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