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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아 미티 May 01. 2023

나의 책 제목은 무엇이 될까요?

소소무물 | 25번째 이야기

치타미티

아주 오래전에 알았던 인을 최근에 다시 만났어요. 오랜만에 만나 첫인사로 '진짜 신기하네요'만 몇 번을 반복했어요.


어떤 관계냐하면 이전 회사에 있을 때 제가 면접관으로, 그분이 지원자로 만났던 관계죠. 

아쉽게도 함께하지 못하였지만 인스타그램으로 종종 서로의 안부를 물었어요. 그렇게 약 3년 정도 시간이 흘렀어요.


그분은 멋진 곳에서 멋진 일을 하고 계셨고, 직접 쓴 책도 내셨더라고요. (작가님!) 계속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며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분을 보니 너무 멋지고, 부러웠어요. 좋은 자극이 되었죠.


특히 자신의 책을 낸 이야기들이 너무나 흥미로웠어요. 출판사를 만난 이야기, 함께 책을 쓴 분과의 이야기 등. 이야기를 들으며 궁금했어요. 


'만약 내가 책을 쓰면 어떤 제목의 책이 만들어질까?'


키티언니는 이런 상상해본 적 없으신가요? 언젠간 꼭 책을 쓰고 싶은데 도대체 그게 어떤 책이 되어야 하는가, 어떤 제목으로 세상에 나와야 하는가 하는 상상이요.


제 첫 번째 책은 치타미티 슬로건인 'No Burnout'의 이야기를 담은 <나만의 리듬>이란 책이었어요.

번아웃에 대한 이야기로 우린 왜 번아웃이 오는 것이고, 어떻게 벗어날 수 있으며, 직접 무엇을 실천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으려 했죠.

(과거형이다 보니 자료만 쌓아가고 손을 못 대고 있네요.)


두 번째 책은 <훈련 일지>라는 책이에요. 중학교부터 대학교 때까지 떡볶이집을 반납하고, 방학도 반납한 채 달렸던 저의 훈련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일주일에 최소 3번. 꾸준히 달리기와 홈트를 하고 있죠. 그때의 훈련 목적은 분명 메달이었는데, 지금의 저는 왜 훈련하듯 운동을 하고 있는 걸까 생각해 보았어요. 명상. 저에게는 그 시간들이 과거와 오늘과 미래를 생각해 볼 만한 시간이더라고요. 명상은 생각을 지워야 한다는데 저에겐 깨달음의 시간이었어요. 


키티언니의 책은 무엇이 될까요? 자세히는 모르겠만 아마 날카롭만 따듯하고, 간간이 섞인 위트에 피식-할 수 있는 책이겠죠? 또는 완전히 새로운 소설이 될 수도 있겠어요. 과연, 어떤 책일까요? 




키티언니

책을 내는 것이 이전보다 쉬워진 세상이지만, 여전히 저는 제 책을 내지 못했습니다. 글을 쓰겠다는 포부를 품은 지 어언 10년인데 말이죠. 방황이 5년, 슬럼프가 5년이었습니다. 이렇게 쓰는 일마저도 염치없네요. 그래도 출판에 대한 꿈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그나마 끈기 있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 결혼 생활과 글쓰기에 대한 ‘꿈’이랍니다.


영 안 썼던 건 아닙니다. 웹소설도 쓰고, 웹툰의 스토리 기획에 발도 살짝 담가보았어요. 그리고 스스로 명확해졌습니다. 소설 같은 스토리텔링 형 작품을 종이책으로 낼 순 없겠구나. 웹소설로도 쉽지 않을 것 같고요. 온전한 상상이나 세계를 구축하는 일보다 내가 겪었거나 누군가 경험했던 바를 적절히 각색한 글을 더 잘 씁니다. 그리고 좋아해요. 그러니 에세이 쪽으로 발, 아니 손을 돌려야겠죠?


에세로 길을 잡고서 아예 나를 툭 까놓고 드러내는 글은 어떨까 싶었습니다.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은 무엇일까를 곰곰이 생각했죠. 마케팅으로 업계에 이름을 알리지도 못했고, 글로는 돈을 벌지도 못했어요. 무엇을 월등히 잘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했죠. 꾸준히 한 일도 없었고요.


그러다 문득, 꾸준히 한 일이 결혼생활과 글쓰기에 대한 동경과 더불어 하나 더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로, 이직! 저는 운 좋게(?)도 많은 회사를 다녔고 또한 많은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잘 닦여진 커리어가 절대 아니죠. 울퉁불퉁한 제 커리어를 보고 다른 사람들이 반면교사 삼을 수 있게 '커리어 오답노트'를 쓰려고 합니다. 누구에게 밀리지 않을 숫자와 경험을 갖고 있거든요.


첫 직장도 오답이었습니다. 취준 하며 틀렸던 답을 고쳐 가며 다음 직장을 구했죠. 이직과 백수 생활에서도 오답 투성이었습니다. 많이 틀리고 또 수정하며 나만의 정답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툴툴거리면서도 웃기게 쓰고 싶어요. 미티님이 예상한 딱 그 문체로 말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일단 써야 하는데, 벌써 피곤하네요. 오늘은 일단 자고 내일 쓸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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