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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정 Aug 20. 2020

[출간예고] 나는 나와 사이가 좋다

엄마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 여자들에게

브런치 작가 소개 글을 바꿨습니다.


작년 1월, 첫 브런치 글을 쓰면서 고심 끝에 적었던 작가 소개이랬습니다. ‘별 일 없이 사는 여자 사람 엄마. 출간작가되고 싶음, 스스로 에세이스트’. 정말 그랬습니다. 출간작가가 되고 싶었고, 하루키의 에세이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그런(물론 그렇게 되긴 쉽지 않지만,) 위트 있고 감각적인 에세이를 쓰고 싶었습니다.


브런치를 시작하고 매주 꾸준히 글을 썼습니다. 브런치는 글쓰기 시작하는 제게도 작가라고 불러주었고, 글을 쓰고 싶도록 동기를 부여해줬으며, 독자를 만날 수 있게 해줬고, 글을 올릴 수 있는 무한한 공간이 되어주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드디어 오늘, 브런치 작가 소개를 ‘출간작가, 이제 진짜 에세이스트’로 바꿨습니다. 이런 날이 오네요!


제 첫 책 <나는 나와 사이가 좋다>가 8월 24일 출간됩니다.


제 글이 정말 책이 되다니요! 정말 출간작가가 되다니요!


마음 같아서는 사람 많은 거리에 나가 춤이라도 추며 “동네 사람들~ 제 얘기 좀 들어봐요! 제 책이 나왔습니다”하고 소리치고 싶지만, 차마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 여기에서라도 글로나마 소리쳐 보겠습니다


“브런치 구독자님!!!!

브런치 글이 모여 제 책이 나왔어요!”

(큰 목소리니, 글씨가 큽니다. )


사실 처음 글을 쓰려고 마음먹었던 이유 간단합니다. 글쓰기 멤버를 모집한다는 글을 보고 가슴이 뛰었고, 그 즈음 제 일상은 무척 무료했으며, 주위에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하는 사람을 보며 나도 그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원래 별로 하고 싶은 게 없는 사람입니다. 해야 할 일이 있으면 그저 할 뿐이지요. 그때의 저는 매일 해야 하는 일을 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엄마의 시간을 지나는 모든 여성들이 그런 것처럼.


아이 밥을 먹이고, 놀아주고, 씻기고, 재우는 일. 거기에 가족을 위해 청소하고, 빨래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일이 추가됩니다. 엄마 혹은 아내의 일을 해내느라 내 시간 전부가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그저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면 됐지만 고되고 외로웠으며, 사실 그리 보람차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론 할 만했고, 다른 한편으론 벅차게 힘들었습니다.


 글 쓰기 전에는 그렇게 외롭고 힘들고 속상했는데, 글을 쓰며 제 그런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와 사이가 좋아졌습니다.


제 삶이었고, 진심이었으며, 그저 나였습니다.
내 일상이 누군가에게 공감이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나의 고민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습니다.
이도 저도 안된다면, 이런 사람도 있구나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글을 읽다 어떤 이가 생각난다면, 그 사람에게 수고했다 한마디해주세요. 그게 본인이라면 더더욱. 그거면 족합니다. 세상을 바꾸려고 쓴 글은 아니니까요.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작가소개 : 언론전문지에서 기자로 일했다. 기사거리를 들으면 가슴이 뛰었다. 사람 만나는게 좋았고 내 기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천천히 식어가는 가슴을 보며 덜 날카로운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후 콘텐츠제작사에서 기획서를 만들었고, IT 보안회사에서 글을 썼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 나서 세상을 바꾸는 일만큼 어려운 게 아이를 키우는 일임을 깨달았다. 평범한 일상도 쓰고 보면 달라진다는 걸 실감하고 다시 꾸준히 글을 쓰고 있다. 평생 외향적인 사람이지만, 요즘엔 혼자 있는 시간도 충분히 좋다. 경력 단절기가 아니라 경력 재설정기를 갖는 중이다.


브런치 : @rubisujung

인스타그램 : @rubi_su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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