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를 하고 싶은 진짜 이유
요즘 시대에 평생 직장이 있을까요?
저는 NO! 라고 생각합니다. 찾아보면 부업을 하는 사람들도, 간편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도, 이 직장 저 직장 옮겨다니면서 본인의 적성을 찾는 사람들도 더 점점 많아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평생 한 직장에 몸 담그고 사는 사람들이 (aka. 우리아빠) 정말 존경스럽고 대단한 느낌이 들어요.
이전 글을 보시면 알겠지만, 저는 현재 강사를 하고 있고, 최근에는 글도 써서 작가타이틀을 얻게 되었어요. 브런치 작가이자, 블로그 작가이자, 이제는 종이책도 한 권 냈기 때문에 여러 작가를 겸하고 있는 셈이네요. 이런 저는 요즘 강사의 타이틀을 많이 미워하고 있습니다.
월급도 꽤 많이 받고, 얼마 전까지는 재미있게 하던 일을 왜 그만두냐고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죠. 연인들이 싸우는 이유는 한가지 이유 때문만이 아니라 여러 이유들이 쌓이고 쌓여서 터져버리는 거니까요. 이런걸 번아웃이라고 할까요? 일을 하려고 하면 숨이 턱턱 막히고 아무런 아이디어도 떠오르지 않는, 그러니까 저의 직업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일을 해야하지만 그것마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몇개월 전에는 이 번아웃의 텀이 3개월에 한 번, 6개월에 한 번씩 찾아왔다면, 지금은 2주 상간으로 혹은 3일 상간으로 계속 불쑥 떠오르고 있어요. 그러니까, 앞당겨진 거죠.
강사의 힘든점을 그래도 몇가지만 꼽아보라면, 우선 저의 자아실현이 하나도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학원의 학생들의 성적과 실력을 상승시키기에는 저의 에너지가 너무 많이 쏟아지고, 따라서 제가 얻을 수 있는 건 '나는 자식 낳으면 저렇게는 안 키워야겠다'는 생각만 집에 올 때 가득해진다는 거에요.
학원의 최종 목표는 점점 성장해서 저희 동네에서, 제가 사는 도시에서 1등 학원이 되자는 건데, 정말이지 저는 이게 누구의 목표인지 잘 모르겠다는 거예요. 이게 제가 이루고 싶은 목표일까요? 저는 한낱 월급쟁이일 뿐인데요. 매일 출근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이들의 성적과 실력이 올라도 저한테는 도움이 될 수 없는.
그리고 주 6일 일하는게 어디 쉽나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일을 하면서 여럿 사람들과 부대끼고, 저보다는 한참 어린 말도 잘 안 통하는 아이들의 뒤치닥거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는 거 있죠.
이렇게 딱 10년만 일하면 10년 후의 제 자리는 어디가 될까요? 참고 일해서 10년 후에 성공한다고 한들, 어떤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까요. 이게 제 꿈이 아닌데 이룬다는 성취감은 얼마나 들 것이며, 그 속에서 생기는 스트레스는 제가 다 감내해야할 몫이 되겠지요.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면 저는 매일같이 퇴사를 하고 싶어져요. 당장에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미래를 위한 저축은 매달 꼬박꼬박 하고 있지만, 마음 속으로는 이 일이 내 길이 아니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됩니다. 초반에 우울감이 느껴지기 시작할 때는 펑펑 울었어요. 집에 와서도 울고, 차 안에서도 울고. 울면서 든 생각이, 이렇게 평생 살아야 하나? 싶은 걱정도 함께 들었어요. 매일 힘들고, 곤역인 일을 내가 하고, 이렇게 일을 한 나를 칭찬해 줘도 똑같은 내일이 반복되는 일상이라니. 끔찍하더라고요.
글을 쓰면서 강사의 직업을 이렇게 폄하하고 있는 듯 보여도, 좋은 부분도 많은 직업이에요. 오전 시간이 있고, 아이들과 교류하면서 재미도 있으니까요. 제가 받는 스트레스의 비중이 조금 더 커서 부정적인 저에 잠식이 되었을 뿐이죠.
저는 제가 성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까 한 글을 읽었는데, 직장에서 성장할 일이 없으면 직장 밖에서 그 길을 찾으면 된다더군요. 그렇게 저도 브런치에서, 블로그에서 조금씩 더 성장해서 생각이 단단한 사람이 되어볼게요. 다음 글은 부디 퇴사글이 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