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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느 하루 Feb 13. 2018

제주와 첫 만남

나비효과

5년 전 결혼 후 처음 함께 한 제주 여행.
짧았던 여행의 시간들은 도시 생활에서 하루 1시간 만나고 헤어지는 우리 부부의 서두르고 바쁜 마음에 '쉼'을 주었다. 


그리고 그 여행이 우리의 인생에 큰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제주의 하늘이 취한 날



"우리도 이 곳에서 아이를 기르며 '저녁이 있는 삶 ' 을 살고 싶어."
"마주보고 저녁을 함께 먹고, 서로의 하루 일과를 이야기하고, 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온전히 지켜보고 싶어." "직장 상사를 보면, 그게 내 미래인 것 같아, 그들에겐 일과 돈과 명예는 있지만 가족이 없어."

그렇다, 사실 나에겐 돈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인 목적은 내가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영위하기 위해 직장이라는 틀에서 살아가고 나의 위치가 점점 더 높아져 갈 수록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것들은 내 주변에서 점점 멀어져만 갔다.


그러다 내가 대체 무얼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일까?? 라는 문득 내게 찾아온 생각.

그 생각을 끝으로 우리 부부는 제주 이주를 계획하기 시작했다.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던 우리 둘, 그 속에 부족한 것 없던 우리 둘이

'제주에 가면 뭐하고 살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남들 못지 않는 연봉을 받던 외국계 기업에 다니던 나와 교육철학이 분명한 유치원에 근무하던 나의 아내.

"농사를 지을까?"
"그 곳에서는 내가 원하는 교육과정의 유치원이 없을텐데"
가진 것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현재 누리던 것, 가족들 모두 두고 떠나야 했던 곳 제주.

남들처럼 적금들고 대출을 받아 아파트 전세집을 얻고, 
대출금을 꾸준히 갚아나가고
맞벌이를 하다 우리의 아기가 태어나고, 아기와 함께 살 조금 더 큰 아파트를 위해
시댁과 친정과 그리 멀지 않은 어느 적당한 장소에
나온 집을 사기 위해 대출을 받고.
그 대출금을 갚기 위해 더 바쁘게 살고.

우린 우리 앞에 놓여있는 편안하고 길만 쭈욱 따라가면 되었던 삶 대신
저녁이 있는 삶을 위해 떠나기로 결심했다.

제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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