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책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많이 읽어본 적도 없는 내가 어느 날 갑자기 글을 쓰기 시작했다. 책을 쓰겠다고 다짐했던 건 ‘평생 글을 쓸 거야!’,‘작가가 될 거야!’라는 다짐에서 왔다기보단 그저 내 이야기가 같은 경험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바람에서였다.     

뭣 모를 때 하는 일과 조금이라도 발을 담그게 된 일의 차이는 어마하게 컸다. 작가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니 나의 부족한 부분만 보였다. 세상에 존재하는 그 많은 책을 부지런히 읽고 있지 않은 내가 못나 보였고 매일 글을 쓰지 않는 자신에게 자괴감이 들었다. 나는 과연 평생 글을 쓸 자격이 충분한 사람인가? 라는 물음에 도저히 자신 있게 답할 수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난독증을 겪고 있는 작가의 칼럼을 읽게 되었다. 그녀는 읽지 못하는 책과 읽히는 책이 달랐기 때문에 그저 책이 잘 읽히지 않는다고만 생각하며 살아왔다고 한다. 직업이 글을 쓰는 작가이며 책을 읽는 일 말고는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모를 정도의 그녀가 자신이 난독증을 겪고 있다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녀는 오히려 난독증이라는 병을 앓게 되고부터 많은 것으로부터 해방되었다고 말한다. 난독증은 재앙이었을지도 모르나 난독증을 깨달은 것은 진정 축복이자 휴식이었다고.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자신에게 관대해지려고 하는 그녀의 글에서 체해서 더부룩한 가슴이 소화제라도 마신 것처럼 편안해지는 기분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는 압박감, 누가 읽기라도 한 책을 내가 보지 못했다는 걸 알게 되면 얼굴 전체가 뜨거워지는 기분. 스스로 나를 못난 사람, 아는 게 부족한 사람이라고 치부해 왔던 지난날들.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자. 해방되자. 그녀는 글쓰기와 책 읽기에 무제한 휴식의 권한을 스스로 부여했다. 자신을 사랑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얼마든지 쉬어도 좋고 휴식이 필요할 땐 반드시 쉬어야 한다는 강렬한 문장을 남긴 그녀의 칼럼을 통해 난 어쩐지 나의 말 못 할 비밀 이야기를 들어준 친구의 조언을 듣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았다. 자신을 온전히 껴안고 끌어안고 품어야 할 사람은 자신뿐이니까. 모래도 물 없이는 손에 계속 쥐고 있을 수만은 없다. 물은 회복에서 오는 창조성이라고 생각한다. 적당한 회복을 조절하여 집 나간 창조성을 돌아오게 하는 것. 글을 쓰는 사람에겐 꼭 필요한 게 아닐까.          

이 글의 글감은 어디에서 가져왔을까?

-책 칼럼 이용하기      

책 칼럼을 이용하면 읽지 못한 책의 줄거리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 칼럼에서 소개하는 책에 관해 다루어도 좋고 그 책의 내용과 상반되는 내용을 구상해도 좋다. 위의 글에선 칼럼니스트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칼럼에 들어간 키워드를 글에 적용해서 써보는 방식으로 글을 써보았다.

칼럼에서 뽑아 온 키워드로는 해방, 재앙, 축복, 휴식, 관대, 부여하다, 껴안다, 끌어안다, 품다, 창조성이 있었고 이 키워드들이 자연스럽게 글의 흐름대로 등장할 수 있도록 작성했다.      

이렇게 읽는 칼럼에 나오는 단어를 적어가며 글을 적어도 좋으며 전혀 연관성이 없는 키워드를 여러 가지 선택하여 글을 작성하는 방법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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