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루다 Nov 18. 2023

어떻게 지내요

세월이 지나면서 실제 현실에서의 친구보다 온라인에서의 친구가 더 많아진다. 현실에서의 지인들은 아무래도 서로의 이야기를 숨기는 편이 좀 더 많다. 내가 그러한 것처럼. 온라인에서 알게 되고 또 친해진 사람들은 글로 서로의 안부를 알게 되기 때문에, 자신에 모습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편에 속한다.     


그래서일까? ‘어떻게 지내요?’라는 안부의 인사를 건네기가 더 어렵게 느껴진다. 고통을 슬픔을 모두 보고 알고 있으면서 어찌 안부 인사를 물을까. 적확한 단어를 골라보지만 이내 밝은 인사말을 건네는 게 내겐 최선이다. 책 칼럼 중 『어떻게 지내요』를 다룬 칼럼을 읽었다. 책의 줄거리는 주인공 ‘나’와 암 말기 진단을 받은 친구의 이야기이다. 어느 날 친구가 나를 찾아와 불쑥 제안하길 안락사 약을 구했고 평온한 곳에서 끝을 맞으려고 하는데 함께 있어 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한다. 나는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친구와 떠난다.     


소설의 제목 ‘어떻게 지내요’는 책 속의 문장이다. 이웃을 오롯이 사랑한다는 것은 그저 ‘어떻게 지내요?’라고 물을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원문인 프랑스어로는 ‘무엇으로 고통받고 있나요’라는 의미를 담은 안부 인사라고 한다.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 나는 여전히 누군가의 안부를 묻는 행동 하나에도 상대의 기분에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어떤 인사의 말이라도 좋으니, 서로에게 조심스럽고 사랑스러운 안부 인사를 건네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다정한 사람이 되어줄 수 있기를.     


Image by Piyapong Saydaung from Pixabay


이전 05화 당신은 먼지인가 우주인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