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일찍 일어나 글을 쓰자는 루틴은 며칠도 가지 못했다. 잠이 쏟아지는 구간이 오면 무슨 일이 있어도 잘 깨어나지 못하고 잠만 자는 패턴이 반복된다. 오늘도 그런 하루였다. 편의점에서 달콤한 초콜릿과 초코우유 하나를 계산하고 찬 바람을 맞으며 종종걸음으로 집으로 들어왔다. 자고 있던 낮에 눈이 왔다던데 잠을 자느라 첫눈도 보지 못했다.
너무 많은 생각이 글을 쓰지 못한다는 구절을 어디선가 본 것 같다. 쓰고 싶은 건 많고 어느 것 하나 욕심을 버릴 수 없어서 결국 생각이 정리되지 않는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어제 글을 쓴 이후부터 ‘내일은 어떤 걸 쓸까?’ 고민한 거 같다. 글감이라는 게 슬그머니 와주는 날은 감사한 날이지만 그렇지 못한 날이 더 많다.
초코우유를 쪽쪽 빨아 마시며 ‘책 칼럼’을 두 장, 뽑아 읽어본다. 지난번 읽어본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를 다룬 칼럼이었는데 간결한 문장과 줄거리를 간단히 잘 요약해주어 읽기 수월했다. 책을 진지하게 바라보게 되면서 읽게 된 첫 칼럼이 ‘책 칼럼’이었다. 강의에 강사님으로 나오신 편집자K님의 연재하시던 칼럼, [편집자K의 반쯤 빈 서재]를 즐겁게 읽었다.
오늘 읽은 칼럼에서는 별, 우주, 과학자, 지구, 행성, 렌즈, 세상, 정체성, 공간, 먼지, 존재라는 키워드를 뽑을 수 있었다. 그 중 ‘우주’라는 키워드를 골라보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우주에 비유하며 ‘먼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리 개인은 제각기 다른 우주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곧 우주라고.
우리가 품고 있는 우주에 무수히 많은 것들이 존재하고 또 알 수 없는 미지의 세계가 존재한다고 상상해본다. 우주복을 입고 우주를 둥둥 떠다니는 사람, 그게 바로 나다. 끝도 없이 펼쳐지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게 사람이니까. ‘먼지’라는 작은 단어로 가둬두고 싶지 않다. 우린 설명할 수 없을 정도의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먼지인가? 우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