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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루다 Nov 22. 2023

완전하지 않은 그들에게

유년기부터 ‘친구’라는 존재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시끌벅적한 무리에 끼고 싶은 아이는 아니었지만 나와 비슷한 조용한 친구를 두루 사귀곤 했다. 그 나이 때부터 생존법을 궁리한 건지 아니면 정말 마음이 갔던 행동인진 모르겠으나 유독 따돌림을 당하는 친구, 소외된 아이에게 마음이 갔다.   

  

초, 중학교까진 그렇게 친구를 사귀었고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내가 원하는 사람을 마음 가는 대로 사귀었다. 쉽게 말해 ‘절친’처럼 지냈던 친구도 있었지만, 누구에게도 내 진정한 속마음을 꺼내어 보여주진 않았다. 사람이 어려웠다. 인간관계가 서툴렀다. 다가가고 싶지도 너무 깊이 다가오는 이에게도 어쩔지 몰라 했다.


그러한 인간관계는 대학 생활까지도 지속되었다. 사회에서 겉도는 기분을 늘 가지고 살았다. 서른다섯인 지금까지도 여전한 걸 보면 이젠 어쩔 수 없는 성향인가 싶다. 사람이 좋지만 두렵고 혼자가 좋지만 외롭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혹은 겪고 있는 성장통을 지금도 겪고 있다.     

며칠 전 인상깊은 말을 들었다.    


“친구는 어디에나 있죠. 나에게 아주 사소한 영감을 줄 수만 있어도”
 

친구가 꼭 사람이어야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사물이 되기도 하며 사람 외의 생명이 되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가 되기도 한다. 나에게 아주 사소한 영감을 줄 수 있는 친구라면 그 무엇이라도 친구가 될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난 여전히 불완전하고 애정을 갈구하는 한 사람에 불과할지만 그들이 있다면 조금은 덜 외롭지 않을까.     


친구가 없다고 쓸쓸해하고 있다면 주위를 둘러보길 바란다. 당신에게 영감을 주는 모든 것이 당신의 친구가 될지니. 그들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완전해지진 않지만, 사람은 영원히 불완전한 존재가 아닌가? 우린 불완전해서 아름다운 존재이다. 그들이 손 내밀어 주길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손을 내밀어 보자. 우리처럼 완전하지 않은 그들에게.



Image by Yuri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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