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과 육아
선물이 아이에게 밝고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를
아침 출근길 쇼핑백
아침에 출근길에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원을 만났다.
커다란 쇼핑백을 애지중지 들고 가길래 뭐냐고 물었다.
나 : 손에 그거 뭐예요
직원 : 아 이거, 우리 아들 방학선물이에요
나 : 근데 그걸 왜 사무실로 들고 와요
직원 : 아빠가 선물을 샀다는 약속을 지켰으니,
아들도 방학 동안 아빠와의 약속을 잘 지켜라는 뜻이지요
나 : 그럼 선물은 언제 줘요?
직원 : 사무실에 가져다 두고, 방학 끝나면 다시 가지고 가서 줄려고요
선물과 육아
각자의 육아에 대한 방식이 있으니 내가 뭐라고 할 건 아니지만,
아이에게 선물을 보여주기만 하고 다시 들고 왔으니, 무슨 이산가족이 잠깐 상봉했다 다시 헤어지는 것도 아니고, 울고 불고 했을 장면이 안 봐도 비디오처럼 떠올랐다.
나도 그랬지만 모든 아이들은 어린이날, 생일, 크리스마스를 매년 한없이 기다린다.
아이들이 그날을 기다리는 이유는 바로 갖고 싶은 선물을 받기 위해서다.
하지만 모든 선물에는 조건이 따른다.
말 잘 들으면, 밥 잘 먹으면, 울지 않으면, 공부 열심히 하면 등등
아이들을 육아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수법이다. 해본 사람들은 그 효과를 안다
선물을 준다는 말만 해도 아이들의 태도는 돌변한다.
그런데 우리 사무실 직원은 갖고 싶다는 선물을 미리 사서 실물까지 보여줬다가 다시 뺏었다.
그것도 방학 동안 떼를 쓰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집이 아닌 사무실로 가져왔다.
아이는 눈물을 머금고 선물과 이별을 했을 테고, 방학기간 동안 계속 눈에 아른거려 선물을 다시 손에 쥐기 위해 악착같이 노력할 것이다.
이런 육아가 아이의 성장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성질만 버리는 것은 아닐지 한 번쯤 부모들은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물이라면 크리스마스처럼
남녀노소 불구하고 선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적어도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없다.
선물은 그만큼 짧은 시간 눈에 띄는 효과를 보는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아마도 선물을 받고 나면 아이는 곧 방학 동안 간절했던 마음이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고 매번 선물을 준비해야 할까? 아이가 지켜야 할 약속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선물의 크기도 달라져야 할까? 언제까지 이런 방식이 아이에게 통할까?
그래서 선물에도 원칙과 기준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다. 아이와 함께 그 원칙과 기준을 정하고 선물이 아이에게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 수 있도록 나름대로 기준을 정했다.
크리스마스 선물
우선 크리스마스날에 산타 할아버지에게 받는 선물은 마치 '상'같은 느낌으로 주려고 한다. 모든 상에는 조건이 따르듯이 상을 받기 위해서는 그 조건을 달성해야 하고, 그래서 받는 상은 더욱 자랑스럽고, 해낸 자기 자신을 뿌듯해 할 수 있다. 매년 연초에 한 해 동안 달성할 수 있는 조건을 아이와 함께 만들어 보고, 아이가 그 조건을 달성했으면 한 것에 대한 보상을, 달성하지 못했으면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을 줄 것이다.
생일 선물
생일은 크리스마스처럼 매년 오지만 각자 다른 날짜로 찾아온다, 생일에 대한 의미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아이의 탄생과 육아를 위해 그동안 고생한 부모님이 직접 주는 선물이니 만큼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데 대한 보상이라 생각한다. 이것 또한 매년 연초에 아이와 부모가 함께 규칙을 정하고 목표 달성도에 따라 선물을 크기와 종류를 미리 정해 놓고 아이가 부모를 공경하고, 자신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 정할 것이다.
어린이날 선물
어린이날 선물은 어린이에게 주는 것이다. 어린이의 기준은 어떻게 될까? 도대체 몇 살까지가 어린이일까? 어린이 나이를 규정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무엇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예를 들어 아동복지법상 어린이는 만 18세다, 발달심리학에서는 6세~13세까지가 아동기다. 도로교통법상에는 만 13세 이하를 어린이라 한다.
내 기준에는 유치원생까지는 베이비, 초등학생까지는 어린이, 중고등학생까지는 청소년이라고 보는 것이 제일 명확하고 아이가 명확하게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다.
그렇게 따지면 어린이날 선물을 받을 수 있는 날은 초등학교 6년이 전부다. 그래서 선물보다는
꼭 하고 싶은 것, 갖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약속해서 이루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