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과의 첫 상담

1학기 상담주간에서 아이의 학교생활을 엿보다

by 어디가꼬

담임과의 첫 상담 주간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처음으로 찾아온 담임선생님과의 상담이다.

상담주간은 보통 1년에 두 번 4월과 10월에 이루어진다

4월에 있는 상담주간은 부모들에게는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고 처음으로 있는 담임교사와의 소통이자,

한 달간의 학교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풀 수 있는 열쇠도 같은 귀한 시간이다.

무척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간이다.

나는 초등학교 입학준비를 위해 미리 읽은 책을 통해, 담임과의 상담주간을 이용해서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적응도이나 학교생활태도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하지만, 아이의 교실환경을 살펴보고, 바른 자세를 위한 책상이나 의자의 높낮이가 적절한지, 사물함 정리가 잘 되어 있는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 무척 기다렸던 시간이다.


하지만 책에서 읽은 것과는 달리 아이의 반은 방가 후에 돌봄 교실로 이용되어 방문이 안되었고, 담임교사는 대면보다는 전화상담을 권장했다. 대면상담을 원할경우 미술실을 이용해야 하니 가급적 전화상담을 권장한다는 담임교사의 알림톡을 보았다, 적잖게 당황했고, 고민 끝에 전화상담을 신청했다. 책과 다른 상황에 좀 당황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이번 상담은 학기 초 담임과의 소통으로 마음이 상한 아내 대신 내가 전화상담을 하기로 신청을 했다. 담임은 약속한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아내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내가 담임에게 다시 전화를 걸면서 상담이 시작되었다.


담임과의 상담시작


담임은 아이가 집에서는 어떤지 물었다. 나는 묻는 의도를 몰라 아이 자랑만 늘어놓았다. 한참을 듣고 있어 담임교사는 아이의 학교생활에 대해서 말을 하기 시작한다.

" 아이가 집중을 잘 못하는 것 같다, 수업이 끝나고 다른 아이들은 다 정리를 하는데 딴짓하다 혼자 정리가 안되어 있다, 사물함 정리도 혼자만 안되어 있다. 식사시간 내내 밥을 먹지 않고 딴짓하다가 식사시간이 끝나갈 무렵 허겁지겁 남은 음식을 먹는데 꼭 다 먹어야 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아이처럼 행동한다, 화장실에 가서도 딴짓하고 한참 놀다가 늦게 온다. 아이들과의 관계는 잘 지내지만 또래에서 대장질을 하려고 한다"


전화를 끊고 난 후 한동안 온몸에 기운이 빠지고 아무 의욕도 없어진다.

담임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자 하니 물론 인정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이제 학교생활을 한 지 1달 남짓 된 아이에 대해 칭찬은 한마디도 없이, 잘못된 태도만 지적하는 것과 표현 방식에 대해 화가 나기 시작했다. 물론 익히 소문을 들어 담임에 대한 별 기대는 없었지만, 더 화가 난 것은 담임의 과한 표현방식도 있었지만, 틀린 말은 한마디도 없어 보인 다는 점이었다. 집에서 익히 봐왔던 아이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맞벌이에 아이가 하나를 키우다 보니, 시간에 쫏기기도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해서 집에 오면 빨리 아이를 재우고 쉬고 싶은 마음에 부모가 대신해 주는 일이 많아 생활습관이 잘 잡혀 있지 않았던 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학교에 가기 전까지 이제껏 어린이집 담당 교사들과의 소통을 통해 부모에게만 과하게 떼를 쓰고 어리광을 부린다고 생각했던 탓에 적잖은 충격에 빠졌다.


8년간 아이를 키우면서 처음 닥친 위기상황이었다. 우선 경력이 많고 여러 아이들을 살펴봤던 담임교사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부족한 부분을 집에서도 같이 지도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다.


상담 후 충격에 빠졌다


부모인 우리가 봐도 요즘 아들이 참 말을 안 듣는다.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것 위주로 하려고 한다. 부모는 애가 탄다. 앞으로 어떻게 아이를 교육해야 할지 막막하다.

어떻게든 아이하나 잘 키워 보겠다고 이론적으로 여려가지 공부를 했던 아내와 나라서 더욱 그렇다.

우리 부부는 말없이 서로를 쳐다보며 더 늦기 전에 오늘부터라도 아이의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 주기 위해 뭔가 특단의 조치를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는 미리 의논을 통해서 아이가 집에 와서 해야 할 생활습관들을 미리 정했다. 그리고 집에 오기만을 기다렸다. 집에 오면 손 씻고 가방은 제자리에 그리고 외투는 미리 준비된 옷걸이에 걸어두고 밥 먹을 때까지 자유시간을 주기로 했다.


그런데~~ 아이가 옷을 벗어 들고 장난을 치다가 소파에 누워 손도 씻지 않고 눈을 비비기 시작한다. 옷은 계속 제자리에서 맴돈다. 손 씻고 옷을 옷걸이에 거는 문제로만 30문 남짓 실랑이를 벌이다가 엄마, 아빠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급기야 소리까지 지르게 됐다. 나는 몽둥이를 가지고 나왔다. 그제야 아들은 울부짖으며 마지못해 움직였다. 그 후론 차려진 밥을 허겁지겁 먹어치운다. 배가 고팠는지 아니면 이런 상황에 대해 미리 알어서 눈치껏 움직이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오늘은 밥 먹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밥을 먹고 난 후 자신의 상황을 변명하고 핑계를 대며 아빠 엄마에게 와서 안긴다. 이뻐서 꼭 안아준다. 매일 같이 이런 일들이 반복됐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아빠는 아이를 믿어주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계속 응원해 주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떼를 쓰면 나도 모르게 아이가 원하는 데로 움직여 줬다. 일관성 있게 아이에게 규칙을 가르쳐 왔던 아내의 편에서 함께 행동하지 못했다. 이런 나의 행동이 아이에게 나쁜 습관을 만들었다고 자책하게 된다.


하지만 아이는 이제 8살, 학교생활은 이제 1달 남짓이다.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시간과 남은 학교생활이 훨씬 더 많은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

지금이라도 아이의 생활습관을 바로 잡아 주기 위해 아내와 나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일관성 있게 행동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부분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면 분명히 바로 잡힐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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