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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May 01. 2019

커피 있으면 시간 한잔?

다같이 커피 하자.(브런치 X문토)


바리스타(barista) : 커피 전문가는 에스프레소 커피를 중심으로 하는 높은 수준의 커피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가지고, 커피의 종류와 에스프레소, 품질, 종류, 로스팅 정도, 장비의 관리, 라테 아트 등의 커피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숙련된 커피를 만들어 내는 사람을 말한다.


나는 커피를 좋아한다.


정확하게는 카페가 주는 느긋한 느낌을 좋아한다. 카페에서 미친 듯이 공부나 과제를 하더라도 집이나 도서관에서 하는 것보다는 더 느긋하다. 혼자 있어도 좋고, 여럿이 있어도 좋다. 내 상황이 어떤 상황이든,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는 커피가 있기에 우리 인생은 썩 나쁘지 않다.

내가 좋아하는 카페의 내가 사랑하는 카페라테 아이스!
술 말고 커피 한잔 내리면서 같이 얘기 나누실 분 없나요!


대학 와서 가장 적응이 안 된 건, 술을 마시지 않으면 그 어디에도 끼어들 수 없는 분위기였다.(물론 학과마다 분위기가 다르므로 아직 대학생이 안 된 새내기나 그렇지 않은 대학생분들은 잠깐 진정해주세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친한 사람들은 의외의 곳에서 만나기 때문에 괜찮았지만, 새내기 때는 오티부터 해서 동아리까지 전부 술이었다. 친구 중에는 항상 뒤풀이를 술집에서 하기 싫어서 자신이 뒤풀이 자리 예약을 할 차례가 되었을 때 카페를 예약했다가 혼난 친구도 있었다.


음료 제조에 눈을 뜨게 된 건 카페에서 알바를 하면서부터다. 그런데 아쉽게도 이 카페는 커피보단 주로 나가는 메뉴가 정해져 있어서, 급하게 그만둔 나는 커피를 많이 배우지 못했다. 그러니까 엉망으로 샷을 내릴 줄 안다. 내가 처음에 내린 커피는 맛이 너무 없었다. 세상에서 제일 맛없다고 자부할 수 있다. 오죽하면, 친구들에게 "싫어하는 사람이 있으면 우리 카페에 데려와서 여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맛있다고 말하면 내가 직접 내려주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고백하자면 모카포트를 산 이후로는 샷 내리는 방법도 까먹었다. 템핑을 하지 않아도 샷이 나온다니 이 얼마나 멋진 물건인가! 홈카페는 처음 해 봤고 아직은 가난한 대학생이기에 예쁜 그릇이나 텀블러는 꿈도 못 꾸고 있다. 만약 기회가 된다면 각자 개성 있는 예쁜 컵으로 멋있게 데코 한 음료를 같이 만들어 마시고 싶다. 그러고 보니 사진에는 헤이즐넛 미니 시럽이 있다. 사실 나는 헤이즐넛을 좋아하지 않는다. 워래 바닐라 시럽만 사려고 했는데 사고 보니 헤이즐넛도 주문했더라. 아마 무료배송 가격을 맞추기 위해 아무거나 넣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우리 집에 오는 친구들은 전부 억지로 헤이즐넛 라테를 마셔야 한다. 내가 안 마시기 때문이다. 그리고 커피를 마셔야 한다. 멋도 모르고 원두를 1kg나 사버렸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나는 할 줄 아는 라테아트가 거의 없다. 가장 기본적인 하트 한 번에 여러 개 만들기(설명이 잘 안된다...) 정도이다. 라테아트를 주로 하는 사람들은 보람보다는 짜증을 더 느낀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만드는 사람에겐 죄송하지만, 받는 입장에서 이런 아트나 나뭇잎이 있으면 얼마나 행복한지! 나 자신을 위한 라테아트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커피에 무언가를 추가하는 것도 참 좋다. 이건 말차 라테 샷? 정확한 이름은 기억이 안 나지만 아마 밑에서부터 말차와 우유나 연유 그리고 샷이다. 요즘 아샷추(아이스티에 샷 추가)가 유행하고 있다. 친구 중에는 민트 티에 샷을 추가하는 친구도 있다. 이*야의 토피넛 라테에 샷 추가하는 것도 참 좋다. 나는 카페인이 잘 듣는 체질은 아니지만 역시 1일 1 커피를 하지 않으면 좀이 쑤시는 사람이니까, 녹차라테가 먹고 싶어도 샷을 추가하곤 한다. 샷은 추가하라고 있는 거죠, 그렇죠?

우유나 시럽 등 다양한 시도를 한 커피들도 좋지만, 역시 기본이 최고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에는 시럽을 넣지 않는다! 벤티 사이즈로 하나 사서 더운 여름날 한입 마시면서 시원한 곳을 향하는 발걸음은 한결 가볍다. 마치 밥을 먹고 수정과를 먹는 기분과 같다. 마음껏 벌컥벌컥 마시지만 특유의 맛이 있으니까 또 찾게 된다. 그러고 보니 여담인데 내가 뭘 잘못했는지 오늘 모카포트로 내린 샷은 되게 별로였다. 우유로 라테를 만들어 마셨으면 그나마 괜찮았을 텐데, 우유가 떨어져서 바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로 만들어서 마셨더니 훅 왔다. 그래도 마시게 된다. 아. 아(아이스아메리카노)니까!

친구에게 포트넘 홍차를 받았다. 아직 미숙한 나는 몇번이나 밀크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아무맛도...나지 않았다. 커피에서 나아가서 차에 대한 얘기를 해도 좋다. 밀크티도 좋고, 그냥 홍차도 좋고... 사실 마실 수 있으면 전부 좋아한다. 이야기에 향과 약간의 에너지를 불어넣어주는건 음료가 최고니까.

그렇다! 꼭 커피를 마셔야 하는 건 아니다. 나도 프라푸치노 엄청 좋아한다. 다만 믹서기가 없어서 못 만들 뿐이다. 셰이크도 좋고, 추억이 담긴 파르페를 같이 만들어먹어도 좋겠다. 꼭 그 이쑤시개로 만든 종이우산이 있어야 한다.(어디서 구할지는 모르겠지만) 파르페는 아이스크림, 젤리, 과일, 과자 등등 원하는 달달 구리들을 원하는 만큼 넣으면 좋겠다. 맛도 중요하지만, 먹는 순간의 기쁨도 중요하니까 다 같이 열심히 데코도 하고 예쁘게 사진도 찍으면 재미있겠다. 화려한 음료를 좋아하는 사람도, 수수하지만 포인트가 하나 있는 음료를 좋아하는 사람도 모두 즐겁게 어떻게 꾸밀지를 토의하면 참 즐거울 것 같다. 데코가 엉망이 되더라도, 기껏 만든 음료가 맛이 없더라도 다 같이 하면 웃을 수 있다. 



나도 말재주가 결코 좋지 않아서, 그저 이것저것 만들다 보면 서로 얘기를 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뿐이다. 커피나 카페와 관련된 기억은 누구나 하나 정도는 갖고 있을 테니까. 아니면 커피를 만들어놓고 아무 주제나 뽑기로 얘기를 해도 재미있겠다. 누군가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면 환영이다! 나는 분위기를 만들지는 못 하지만, 분위기에 동조하는 건 자신 있으니까! 이런 모임이 있으면 좋겠다. 사실, 커피를 만드는 건 하나의 핑계고, 좋은 사람들과 느긋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싶다. 굳이 내가 말하지 않고 듣는 것만으로도 좋다. 


해보고 싶은 모임!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의 글쓰기는 어떨까? 바로바로 서로의 피드백과 공감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 언제 누가 내 글을 읽고 반응해줄지 알 수 없어 마음을 졸이는 것과는 다를 테니까. 그런 의미에서(?) 내가 문토에서 참여하고 싶은 모임은 "수요 글방"이다. 그리고 방금 들어가 보니 또 '뜻밖의 글쓰기'(https://munto.kr/product/surprise_write. 홍보글에는 태그를 걸으라고 적혀 있었는데 못 걸어서 링크라도....)도 재미있어 보인다. 나는 요즘 우울한 글들을 주로 쓰고 있어서 그런지 브런치에도 글을 공개하는 것을 망설일 때가 참 많다. 그렇기에 오히려 바로 글을 공개하고 서로 토의하는 기회를 갖고 싶다. 아무리 추한 나의 글이라도, 이런 기회를 몇 번 갖고 나면 글을 공개하는 데 두려움과 망설임을 조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친구도 없는, 4년 동안 과에서 아는 사람 하나 없이 서울에서 서식 중인 공대생이다. 브런치에서 우연히 많은 작가님들이 운영하시는 모임들을 보았고, 참여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궁금한 건, 정신이 건강하고 좋은 사람들이 모이는 모임은 어떤 분위기일까?


운이 없으면 일주일에 한 번도 말을 할 기회가 없는 나는, 뒹굴뒹굴 거리면서 브런치 작가님들의 글을 보다가 생각보다 다양한 모임들이 있음을 알았다. 문토에 대해서 알게 된 것도 그즈음이다. 가난한 대학생은 멤버십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몰아치는 시험) 눈팅만 하다가 이번에 브런치 기획에 있길래 이번 기회에 이것저것 써 보았다. 참고로 리더가 될 생각도 능력도 없다! 정신이 건강하지도 않고 좋은 사람도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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