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맛있는 커피와 친절한 직원분 or 사장님이 계신 카페를 찾는 능력”이다. 심지어 이런 카페는 직원분이 카페에 아주 알맞거나 내가 좋아하는 bgm을 틀어주신다.
(예전에 북카페 갔는데 국카스텐 하현우가 부른 라젠카가 나와서 전투적으로 노트북을 드럼처럼 두들겼다. 이런 일만 안 일어나면 된다.)
“오늘은 라테를 안 마시려나보다”
“아니 어떻게 아셨어요?”
“맨날 라테 시키시는데 오늘따라 메뉴판을 들여다보시길래요. 하하.”
이런 카페의 또 다른 특징은 카페마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어디를 가면 무조건 아이스티에 샷 추가, 어디를 가면 카페모카나 핫 초콜릿과 치즈케이크, 어디를 가면 아이스라테, 어디를 가면 아이스 아메리카노 큰 사이즈. 그래서 각 카페의 직원분들은 나를 미친 듯이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 쓴 것을 좋아하는 사람, 얼어 죽어도 아이스 등등.... 이렇게 다양하게 고정된 시선으로 바라보신다. 바닐라 라테를 시켰더니 급하게 포스기에 미리 입력해둔 카페 모카를 지우시던 분도 계셨다.
단거 좋아하는 거 아니었어요?!”
항상 모카를 시키던 곳에서 아메리카노를 시키면 듣는 소리다.
이거 드세요~ 시험작으로 케이크 만들었어요!”
프랜차이즈가 아닌 카페에서 오래 있을 경우, 조금 미안하기 때문에 가는 길에 가끔 마카롱 같은 것을 사 간다. 그러면 항상 더 큰 것으로 보답받아서, (케이크라던가 과자라던가 심지어 밥!) 당분간은 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괜히 부담을 드린 것만 같아서 죄송하다…. 난 그냥 오래 있기 머쓱해서 드렸을 뿐이지 별 생각은 없었는데..
“오늘 안 추워요? 따뜻하게 입으시지 추워 보이셔요…”
“아, 이게 보기보단 따뜻해요 하하”
“아이스티에 샷 추가해드릴까요?”
“아뇨 오늘은 라테 아이스요!”
“?!”
“ㅎㅎ”
카페를 이용할 때 직원분과 이런 스몰토크로 시작하거나 끝내면 하루가 포근해진다. 원래 한국인들은 스몰토크로 위로받곤 하니까. 별 거 아니어도 하루에 이런 말 한두 마디가 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며 괜히 잠자리에 편하게 들 수 있다.
뭐야, 별 거 아니네.
라고 생각했는가? 천만의 말씀! 이 능력 덕에 나는 서울에 적응을 하고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힘든 공부와 프로젝트를 위로해주는 커피,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동네 친구가 없는 내게 말동무가 되어준 직원분들.
얼른 마시고 나가야 하는 불편한 카페들이 여기저기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세상에서, 이런 주옥같은 카페를 찾는 능력이 초능력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