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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상태로 산 지 일주일

상황이 좋게 보이기 시작했다.

by chul

저번주에 이런 글을 썼었다.

그리고 인스타툰도 잠깐 올렸다. 지금은 딱 일주일이 지났다. 상황과 몸 상태 등으로 아침 운동과 모닝 루틴, 5시대 기상이 2주째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 대체 2주전의 나는 어떻게 5시에 일어나서 책읽고 명상하고 글쓰고 운동하고 자소서 쓰고 출근한거죠? 과거의 내가 그랬으니 지금의 나도 할 수 있을텐데 왜 이렇게 안되는걸깝쇼.


그래도 100일간은 바보같이 나만의 편이 되고, 나를 위해 진심으로 미래의 좋은 일을 믿기로 했으니 그냥 살기로 했다.

일주일동안 내 주변의 일들을 보고 오히려 감사하고 별 거 아님에도 좋은 의미를 부여해보았다.



사람 :

주변의 사람들이 고마웠다. 나의 추한 모습을 보고 연락을 끊은 친구들은 그때까지 나를 버텨줬음이 고마웠다. 나또한 누군가를 끊어내는게 쉽지 않았고 결국 나 자신을 위한 선택이었다. 그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선택을 했음에 감사한다. 아프고 섭섭하지만, 나또한 반대 입장도 있었으니 이 정도는 감안해야겠다. 지금 있는 사람들과 앞으로 함께할 사람들을 위할 수 밖에.


운과 촉:

유독 남의 합격운과 날씨, 웨이팅운이 좋은 나. 정확하게는 그 운과 촉이 좋다고 스스로를 믿고 있다. 어제도 웨이팅으로 유명한 카페를 갔는데 이상하게 자리가 많다. 그리고 앉자마자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 화장실때문에 잠시 올라갔더니 웨이팅 줄까지 서있었다.

한때 서울서 같이 놀았던 친구가 "와 이자식 운 장난 아니네"했던 적이 있었다. 그게 사실이다.

어쨌든 그것을 위해 지금도 일부러 좋은 미래를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중이다.


기대와 실망과 진심으로 믿기 :

원래 좋은 것을 믿지 않았다.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고 주입식으로 받고 자라왔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늘 불행을 주시하고 이를 피하는데 급급해왔다. 그랬기에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다. 누군가가 보기에는 사소한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는 삶일 수 있다.

하지만 진심이 아닌 것을 안다. 만약 우리집이 정말로 현재에 감사하고 최악이 아님을 진심으로 다행이라고 여겼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들이 많다.

나 혼자 그들을 닮지 않아서 욕심이 많은 것이 아니다.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하면 죽여버리겠다는 아버지의 윽박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나는 그저 그들을 감당하기 힘들었고, 이제와서 갑자기 부모님이 삶에 만족하라는 강요가 당황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여전히 내가 멋지고 남들 보기에 좋은 스펙을 가지길 바란다는 모순을 안다.

몇번이나 내 이야기를 했지만 우리는 너무 다른 사람이 되었고.

나는 그 여정을 즐겁게 가기로 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결국 내 인생에 좋은 길로 가는 방향키일 뿐이다. 시련이나 고통이 있어도 놀리듯이 내일이 시작되니까 그냥 진심으로 기대하고 시각화하고 믿고 바란다.

이제 1주일 지났기에 뭐라도 깨달은 것처럼 말하기 참 부끄럽다.

요즘 이렇게 산다고 간단하게라도 브런치에 생존신고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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