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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Jan 04. 2023

요즘만 같아라,새해여.

기꺼이 환장하는 인생 받아들인다!

아무래도 새해니까 새해계획 혹은 다짐에 대한 글을 써줘야 블로그나 브런치를 하는 양반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좀 사기꾼같지만, 필요한 순간에 메세지들이 영상이나 노래나 이벤트 등으로 찾아오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연말부터 연초인 지금까지, 다양한 콘텐츠들을 우연/필연적으로 접했고 이를 통해 앞으로의 다짐 혹은 되고 싶은 나를 상상할 수 있었다. 너무 허접한 이야기들뿐이고 구체적인 계획이나 야망따윈 존재하지 않지만.

그렇게 이것저것 내 다짐이나 깨달음 등등을 마구 적고, 마지막에 많은 도움이 된 영화와 영상들을 소개하려고 한다.


첫번째, 일상 꾸미기

‘활력’이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하지만 요 몇년간은 활력과 가장 먼 삶이었지만 활력이 조금이라도 있어서 구원받은 삶이었다. 활력이란 누군가에게는 액티비티한 운동을 하거나 글램핑이나 캠핑 혹은 헬스 등 확실하고 큰 활동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스케일이 굉장히 작은 사람이기에 그냥 일주일에 한두번 좋아하는 카페를 가서 라테를 마시고 글을 쓰거나, 팟캐스트나 영상, 플레이리스트 등을 틀어놓고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족한다. 조금 더 나아가면 전시회를 가거나 경복궁 서촌 쪽을 돌아다니거나 친구들과 맛난 음식, 예쁜 카페에서 수다를 떨거나.


그래서 일상을 잘 살아가기가 아니라 꾸미기 라는 귀여운 단어를 썼다.

일상 꾸미기에는 좋은 활동뿐 아니라, 괴롭지만 지켜야하는 루틴과 습관도 포함된다. 사실 나 좋은 활동은 아주 잘 하고 있었는데, 나에겐 좋지만 지금 나에게 괴로운 습관들은 못 지키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폭식과 과소비다.


요즘 나는 회사에서 간단한 과일과 닭가슴살 정도로 저녁을 먹고 온다. 회사가 늦게 마치는 편인데, 집에 가면 배가 고파서 어떻게든 시켜먹곤 했다. 요즘 배달음식 기본 2,3만원 그게 일주일 내내면 21만원.

게다가 나는 오랫동안 대학생+취준생이었던 나를 잊지 못하여, 1주일에 돈이 없어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회인은 아니었다. 저번주와 이번주만해도 나 혼자만은 거의 지출이 2만원 정도뿐이었지만 갑자기 선물을 줘야하거나 약속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다. 급하다고 부모님께 돈을 구할 나이와 상황은 지나버린 것이다. 나는 그 모든것을 고려하여 소비를 해야만 했다.

요즘은 운동팟에 들어가서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러닝과 마라톤, 웨이트, pt등 본격적인 분들 사이에서 혼자 유산소 홈트와 줌바댄스를 10분 추고 인증하는게 기분이 묘하다. 하지만, 오랜만에 운동했다가는 다 날라가버릴지도 모르니 천천히 증가시키려고한다. 나의 일상은 더 아기자기하고 살만하게 꾸며질 것이다.


두번째, 모든 생각은 남의 입장이 아닌 나의 입장으로. 넘겨짚은건 대부분 틀리므로.

내가 남들을 모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한 해를 지내려고 한다.

나는 나름 눈치가 빠르다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그래봤자 타인의 마음은 전혀 다른 영역이었다. 대부분 물론 맞을수도 있다. 갑자기 메신저의 말투가 달라지는 타 팀원이 내가 실수해서 그랬을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일어난 일들이니 내가 그 말투를 일일히 분석하여서 ‘어 예전에는 이모티콘도 보내주셨는데 오늘은 안 그러시네, 괜히 내가 친한척했나?’해봤자 의미가 없었다. 정확한 답은 본인만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유관부서에게 메신저나 직접 찾아가서 요청하고 질문할 일이 많았다. 그런데 상대방 입장에서는 일이 늘어나는거고 나는 아직 신뢰관계가 쌓이지 않았기에 찾아가기가 너무 망설여졌다. 기꺼이 갈 수가 없어서 그 업무를 4시 반부터 하려고 했다. 그러다가 문득 ,


내가 왜 계속 남 생각만 하는거지?

나는 내 일을 해야하잖아.

실수 할 수 있지, 그들도 나에게 쌀쌀맞게 굴때가 많은데 내가 예의있게 요청하는게 무슨 문제야? 거절할거면 거절하겠지.


이런 마음이 들어서 개구리 먹는 마음(하기 싫지만 중요한 일을 먼저 해낸다는 비유적인 표현 어떤 학자가 했다던가 그렇다던데 기억이 안난다)으로 그 순간에 모든 것들을 한번에 해냈다. 결과는 별 일 없이 지나감. 정말 그냥 나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면 되는 일이었다. 일뿐 아니라 관계에 있어서, 이젠 넘겨짚으려할때마다 눈을 감고 속으로 외친다.


아니야, 나는 무조건 틀린다. 그리고 나는 평생 알 수 없는 답이다. 내 영역이 아니다.


세번째, 기꺼이 시작하라.

연말부터 재밌는 일들이 많이 터졌다. 좋아하는 사람들과 숙소를 잡아서 수다떨 계획도 하고, 자주 듣는 팟캐스트의 구독자들끼리 만나서 크리스마스도 보냈다. 운동팟도 만들고 매거진의 에디터로 참가하여 당분간 글을 쓰며 앞으로의 방향도 좋은 사람들 멋진 사람들과 논의하고 있다.

하루하루가 괜찮다. 회사일도 나쁘지 않다. (여전히 종종 혼나지만 괜찮다)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것이 기대가 된다. 한달 전만 해도 다음 날이 기대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오히려 눈을 기절하듯이 감으며 어떻게든 늦게 일어나서 내 앞의 현실을 부정하기에만 바빴다.


이 모든 과정은 기꺼이 무엇이든 시작하고 받아들이면서 가능해졌다. 그렇기에 요즘같은 나날들이 계속되길 바라며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다시 이 궤도로 나를 슬며시 올릴 힘이 있다고 믿는다.


어느 순간, 나는 기꺼이 잘리기로 했다.


분명 나만의 회사가 있을 것이고 여기가 아니라면 다른 곳을 찾으면 되었다. 그러자 수습기간이 연장되던 나는 어느새 발령을 받았고, 요즘은 별 무리없이 회사를 다니고 있다. 일뿐 아니라 회사 안에서의 관계에서도 더 이상 무게를 많이 두지 않는다. 나는 나다, 그게 나다.

재미있어 보이는 거라면 바로바로 시작했다. 친구들과 재밌어보이는 카페를 가기도 하고, 영화도 보고, 업무 관련 공부도 하고, 지출과 배달음식도 끊어보았다. 새로운 사람들도 만났고, 글을 기고하기도 하고, 블로그도 아무말이나 올리고 브런치...는. 원래 아무말 올렷으니 패스.


그렇다고 행복한 감정만 있던 것은 아니었으니, 그냥 조금 다운된 상태로 적당히 살아간다. 행복감과 절망감이 1초에 몇번씩 왔다갔던 때에 비하면 안정된 셈이다. 그러니 나는 앞으로도 이렇게, 여전하게 기꺼이 살아가려고 한다. 새로운 것도 시작하고, 일어나는 일들을 마다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마지막, 책 좀 읽자.

요즘 읽었던 책들만 읽고 새로운 책은 끝을 못내고 있다. 일단 지금 읽는건 황선우 작가님의 ‘사랑한다고 말할 용기’인데 출퇴근길에만 조금씩 읽다보니 끝이 안난다. 한번 자리잡으면 워낙 재미있는 책이라 1시간 가까이는 읽는데(난 책이 좀 느리게 읽힌다) 그 자리를 계속 미루다보니 이꼴났다. 내일은 칼퇴하고 가고싶던 카페에서 글쓰고 책 좀 읽어야겠다. 올해에는 내가 좀 더 풍성해지길 바란다.


정말 바라는 거 없는 새해결심이다.


지출 줄이고, 배달음식 줄이고, 저녁 늦게 안먹고, 읽던 책 마무리하기 정도.

왜냐면 그 외에는 나름 잘 지내고 있기 때문에 항상성 유지만 해도 중간은 가기 때문이다.

내 삶에 이렇게 말할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또 다시 환장하는 일이 생겨도 환상적으로 쳐낼것이다. 그걸 다 기록하여 공유할테니 기대하시라.


그래서 내게 영감을 준 영상들은?


1.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데이 올 앳 원스>


2. 무빙워터님 영상

https://youtu.be/eRJa7witN-Q

3. 스터디언의 최명화대표님 편

https://youtu.be/RSeJLQRJkb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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