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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Nov 16. 2023

저 toRl들도 사는데 내가 왜

타인에 의해 삶을 결정짓지 않기 위한 허세


사실 요즘 무슨 그림을 그려야할지 모르겠다.


프롤로그에서 말했듯, 나는 일단은 살기로 했다. 나를 이렇게까지 몰아내는데 기여한 #$@%@#들 덕분이었다. 내가 없어지면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만 힘들 뿐, 그 새@#$@#들은 잘 살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그들에겐 내 인생 어디에도 영향을 끼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내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나는 일단 나라는 사람 한 명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고받고 싶었다. 나를 중심에 두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처를 주고 트라우마를 준 새끼들을 충분히 원망하고 분노하고 화를 내야만 했다. 나는 쿨한 사람이고 싶어서 '흥 그런 사람들 신경 안 써!' 했지만, 대부분 나를 괴롭히거나 물어뜯던 사람은 컨설턴트, 내 담당 교사, 상사, 대표 등 나에게 영향을 미칠 어른이었기에 내 삶도 마음도 엉망으로 물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일단 믿었고, 본받고 싶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최근 어떤 전시회를 갔고 거기서 찍은 사진으로 시작했다. 참고로 난 멘땅에 그림은 못 그린다.


취업준비생이자 한때는 신입사원이었다 보니 괴롭힘을 당하기 쉬운 상태였다. 굳이 날 괴롭히지 않아도 자기들이 위일 텐데, 꼭 나를 묵사발을 내어야만 마음이 편한 듯했다. 전 직장 사람들 중 직속 상사들도 그랬고 취업 컨설턴트 중 지원을 받거나 소수의 금액만 받은 사람들도 인격 모독을 해댔다. 자기들이 잘못해 놓고 다짜고짜 나더러 문제가 많다며, 외모 지적부터, 말투 지적까지 하길래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하자 '네 인생이 달렸다!'며 못 벗어나게 하더라. 내 인생이 왜 너한테 달려 모지리야... 지보다 어린 사람들에게 갑질하면서 자존감 채우는 40대가 된 건 대체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거야...

멀리서 보아야 예뻤던 내 그림

이쯤 되자 내가 문제인 것 같았다. 모든 게 내 잘못인 듯했고, 나라는 사람은 결국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몰매를 맞으며 눈치 없이 살아있는 바퀴벌레(요즘 유행에 탑승하자면 빈대)가 된 듯했다. 그러자 죽음으로 결론이 났던 것이다. 어딜 가서는 스펙이 없다고 욕먹고 어딜 가서는 스펙이 많아서 콧대가 높다며 욕먹고(전 직장 상사 중 한 명은 내가 면접 최고점수이자 대학이 인서울이라는 것을 매번 비꼬았다.) 돈은 벌어야 하는데 이 나이와 몇 년의 경력이 쌓이자 적어도 괜찮은 곳에서 이젠 안정을 찾아야 할 것 같고. 나 또한 나오고 싶어서 나온 게 아닌데도 다들 요즘 애들은 퇴사를 밥먹듯이 한다면서 쯧쯧...


그러자 갑자기

X나 화나기 시작했다.

있어보이기 위해 점을 찍자

아니 내가 지들한테 뭐 손해나 피해 끼친 적도 없는데 내 잘못이라면 저런 미친놈들을 잘 못 피하고 괜히 심기를 건드리고 마는, 그런 약간 미흡한 부분이 있을 뿐인데. 저런 샊이들 때문에 계속 무언가가 꼬이다 못해 아예 20대가 망쳐지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빡쳤다. 그냥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경력도 꼬인 늙은 중고신입에서 이젠 아예 서류통과조차 되지 않아서 찾아간 컨설턴트에게 별 시비가 털리다 보니 의욕이 사라졌다. 그 모지리들을 상대할 의욕 말이다. 나에게 남은 과제가 있다면 취업보다는 저런 사람들과 엮이지 않고 피하는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다.

왜냐면 계속 한쪽의 비슷한 사람들과 엮이고 문제가 반복된다는 것은 내게도 어떤 원인이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이를 인정해야 한다. 잘못이 아니더라도 잘 못 걸릴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세상의 다양하고 많은 쓰레기들(아마 나도 누군가에게 쓰레기일)과도 사회생활을 무난하게 이끌어 낼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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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으면 적의 머리가 강에 떠내려온다고들 하지만, 우리 같은 사회 초년생들에게는 한없이 허무하게만 느껴진다. 우리를 괴롭히는 사람들은 보통 권력이나 자리가 있는 '윗'어른들일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 그들이 있는 곳에서 나왔다는 것만으로 그들에게 우리가 복수(?)할 껀덕지는 없어지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복수는 그들이 되지 않는 것, 그들을 한없이 원망하고 화내고 나의 상처를 치유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눈앞의 일을 하는 것. 그리고 그들이 당신의 앞으로 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차라리 소중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을 것.

이쯤 되면 뭘 그릴려고 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자기 자신으로 우뚝 설 것.


나는 이것을 개쓰레기 어른들 몇 명에게 5년 동안 당하고야 알았다. 결국 내가 어디에 합격을 해야 하는 돈 없고 힘없는 나이 많은 취준생이란 사실은 변하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돈을 벌어온 나 자신을 믿고 내가 쌓아온 나쁘지 않은 스펙을 믿고, 나는 조금씩 다시 직업을 구하려고 한다.


너는 안될 거라고 말한 그샊이들 말은 죽어도 듣기 싫으니까.


얼레벌레


그래서 나는 오늘도 누군가와 실험을 한다. ‘또’ 저런 종류의 사람인가, 싶으면 한번 다르게 반응해서 잘 빠져나오는 연습을 말이다. 저렇게 남에게 함부로 대하고 없어 보이는 사람들도 사는데, 그냥 똥물이 튄 내가 똥통에 빠져 죽어갈 순 없었다. 더러운게 묻었으니 그냥 샤워나 하면 된다.



이전 01화 (프롤로그) 솔직히 죽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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