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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Apr 17. 2024

취준생은 어떻게 활력을 느껴야 합니까?

살아있는 시기라고 봐주긴 하나?

이 브런치북을 어떻게 전개해야 할지 아직 감이 잡히지 않는다. 신입 구직활동을 하는 건 현재 진행형이기에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만한 글을 적을 순 없다. 잘못하면 일기가 된다. 그래서 그냥, 몇 번의 어그러짐 사이에서도 결국 다시 어떻게든 혼자 돈 벌어먹고 살자고 결심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제목은 - 취준생은 어디서 활력을 얻어야 할까? 지만, 

사실 오늘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더 적나라하다. 사회적 구조라고는 하지만 결국 여러 궁핍으로 몰린 청년들은 우울증과 불안장애를 거쳐 삶을 포기하기도 한다. 구직활동이란 게 눈을 낮추라, 낮추라고들 하지만 몇 번씩 거절당하고 어그러지고 그 기간 동안 시간과 돈만 간다면 다시 일어설 기력을 잃게 된다. 


에너지도 경제적 상황도 체력도 스펙도 모든 것이 동나버렸을 때, 나도 마지막을 생각했다. 꽤 최근 일이다. 힘들어서 죽는다기보다는 내가 노력하거나 살아간다고 해도 마이너스만 될 뿐 더 바뀔 일이 없어 보였다. 지금 이대로 살기에는 지금 이 상황이 최악인지라 발버둥 칠 기력도 없었다. 어차피 내가 갈 곳은 없고 다들 날 싫어하고 밀어내겠지. 그러다가 문득 내가 죽으면 어떻게 전달이 될지 생각해 보았다.

20대 후반 취준생, 취업난 및 금전적 어려움으로 어쩌고…

신입사원이었던 여성, 직장 내 괴롭힘으로 퇴사 후 어쩌고…

ㄴ 이래서 젊은이들은 안된다니까 근성이 없어 근성이 쯧쯧

ㄴ 눈 낮추면 갈 곳은 많은데 욕심이…


다 노간지였다.

태어나는 것도 원치 않게 난 거고 이렇게 살게 된 것도 원치 않았는데 죽음마저도 내가 싫어하는 새끼들이나 상황들이 언급되다니. 빡쳤다. 폼생은 못해도 폼사는 하고 싶었다고. 그런 상여자가 되고 싶다고. 그것마저 도와주지 않는다니 너무한 거 아니냐고 스이벌.


어차피 벌어먹고 사는 게 평생 해야 하는 일이라면 지금 이 시기를 유독 힘든 시기, 정도로만 치부하기로 했다. 그게 굳이 굳이 사회에서 몇 번씩 거절당한 백수가 선택한 정신승리이자 활력이라고 착각하는 생각이다. 


여담으로, 활력보다는 덜 초라해지는 방법이 있다. 돈을 버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괜찮다. 주말 알바라던가 단기 사무보조직이라던가. 나는 퇴사 후 알바나 단기 사무보조직을 해왔는데, 그게 나를 더 당당하게 만들어줬다. 스트레스받아서 하루 통째로 쉬고(평일 오전오후 놀러 다니는 건 백수의 특권 아닌가!) 여행을 가도 내 돈이라서 죄책감이 덜하니까. 


지금은 퇴사 후 여행이랑 생활비, 심리상담비용으로 모아놓은 돈이 동이 나서 여러 곳에서 지원을 받다 보니 조금 마음이 작아진다. (서울서 월세로 살고 있기도 허고.. 숨만 쉬어도 몇십 나가는 곳…) 몇 년 동안 지원을 안 받고 살다가 나잇값 못하는 느낌도 들고…이 마저도 취준하던 내내 이랬으면 정말 씻기 힘든 마음의 병을 얻었을 것이다.

취준생, 특히 장기 취준생이나 퇴사 후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취준생들에게 활력은 ‘자신감’이다. 내가 쓸모 있다는 증거. 뭐라도 할 수 있다는 증거. 그게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을 느끼면 된다고들 한다. 하지만 한다면 조금 더 아주 조오오오오금 더 어렵거나 감탄할만한 것을 해보자.


예를 들면 미라클 모닝을 해보기 위해 7시 전 기상을 유지해 보거나, 저녁 운동을 빡쎄게 해서 원하는 몸에 약간 가까워지거나, 일주일에 10만 원을 벌기 위해 단기 알바를 구해보거나. 실제적으로 결과가 조금이라도 보이는 것들을 해야만 한다. 이걸 하다 보면


00 하던 취준생, 절망 속에 그만.. 웅앵

은 하지 않을 수 있다. 차라리 어딘가에 인터뷰하는 상상을 해서

“세상이 나를 버릴 때, 나는 근육을 키웠다, 훗” 하는 카피나 생각해라. 어차피 안 죽고 싶은 거 안다. 너무 빨리, 고생한 만큼 더 잘 살고 싶은데 그게 현실적으로 바로 안 이뤄져서 그런 거다. 그러니까 우리 다들 하나씩 하자. 그냥, 우린 그냥 밥 벌어먹고 사는 거다. 세상이 좋나게 방해하는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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