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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ul Apr 10. 2024

프롤로그- 그럼 내 인생은 망했을까?

함부로 남들 평가하고 결론짓기 좋아하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는 건,

“허무한 시간 보내셨네요?"

이 브런치북을 적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최종 면접에서 어떤 임원에게 저 말을 듣고 결심했다. 5년간 취준생으로 몇 번씩 회귀한 내 이야기를 적어내어야겠다고. 취직을 하고 나서 적으려 했는데 항상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말이다. 지금 적기로.

죽일까 입사 안 하면 그냥 탈모온 아재 주제에

안가 x발. 사람 속 긁으려고 교양 없는 말을 면접에서 한 면접관에겐 미안하지만, 나는 전 직장에서 훨씬 멍청한 사람들에게 괴롭힘을 당해왔기에 이 정도는 정색하고 그냥 넘길 수 있었다. 그리고 잡플래닛에 면접 욕 적어야지.


세상에는 생각보다 그저 자기보다 어리거나 낮은 사람들의 마음을 짓밟으려고 혈안이 된 사람들이 있었다. 많은 것은 아니고 왜 그러는지도 잘은 모르겠지만 하나씩 있긴 하더라. 그리고 그렇게 나이만 들어버린 소시오패스들의 사냥감이 있다.


취준생, 구직자, 사회초년생이다.


대기업 퇴사한 이유들이 넘쳐나고, 0n년생 자영업자들의 성공 신화에 가려진, 도시락을 싸들고 다니고 좁은 원룸에서 자소서와 시험공부를 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기록한다..... 기 보단 그냥 내 이야기를 공유한다.



취업 난이도뿐 아니라 살아가는 것조차 극악 난이도인 청년 자살률 1위 대한민국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은 험난하다. 단순히 좋은 학벌, 학점, 스펙, 자격증, 무수한 탈락 사이에서도 또다시 준비하기... 만 하면 되는 게 아니었다. 위에 언급된 귀찮은 사람들 사이에서 내 마음 지키기(그들은 상사, 면접관, 선배, 가족 내 어른, 컨설턴트 등 다양한 방면에 숨어있다.) , 무너지는 마음 다시 일으키면서 내 옆의 대기업 붙고 공무원 붙은 친구들에게 웃어주기, 건강 지키기 , 줄어드는 돈에 쪼달리기, 알바를 하던 계약직을 하던 돈과 시간 중 하나 선택하며 전전긍긍해하기, 그럼에도 내일 또 아침을 맞이하기 등이 있다.

그래도 백수는 평일 오전오후에 좋은 곳에 갈 수 있단 장점은 있다. 물론 돈과 시간 다 없지만.

채용전환형 인턴, 직무 변환, 월급 못 준다는 곳에서 다른 곳 가기, 1년에 5명 괴롭힘으로 나오는 부서에 배치되어 직장 내 괴롭힘 당하기, 공백기 1년 다 되어가기.

5년 동안 일어난 나의 이야기이다. 그전에는 나름 4년제 인서울 대학, 졸업 프로젝트 1등 등의 나쁘지 않게 살았던 평범한 청춘이었다. 하지만 나여야 할 곳은 없었다. 너무나도 무시당하기 쉬운 입장이었다.


그럼 내 인생은 망했을까?

세상엔 나더러 니 인생 망했다고 말하려는 새끼들이 많았다. 왜일까? 자기들 인생이 망해서 남들 인생도 망했다고 하고싶은건가?

110세 시대, 나는 1/4 겨우 왔다. 곧 서른이니까. 이건 지금 딱 2024년도의 4월과 같다. 여러분은 2024년도를 망했다고 벌써 말하실 수 있나요?

아니, 그 많은 일들은 '망한' 일들일까?



그 많은 동정과 멸시와 비난보다 훨씬 많은 내 소중한 사람들과 그냥 소중한 나란 녀석이 있어서 살았다. 결국 인생은 끊임 없이 무언가를 준비하고 배우는 과정일 뿐이었다. 나야 직장 경력이 1년 정도라 돈도 구해야 해서 일단 직장에 들어가는 것을 준비 중이지만 나중에 뭘 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모든 전제는 '일단 살아있어야' 했다. 귀찮은 사람들을 잘 넘기는 방법을 알게 되고, 체력이 떨어져서 앞에서 상처 주는 사람에게 눈길 줄 에너지로 맛있는 것을 먹게 되고.


나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기에 무엇으로 먹고살아도 상관없다고 늘 생각하며 또 일자리를 구해보고. 루틴을 지키고. 나를 지키면서 내 편이 되어가는 과정을 기록한다.


마지막으로 나와 같은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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