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철북] 내 안의 성장을 멈추다.

Gunter Wilhelm Grass

by Ruddyd Als


현재 소설 속의 주인공 오스카는 정신병원에 있다. 오스카는 현재를 거슬러 과거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 이야기는 오스카의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만나서 오스카의 어머니인 아그네스를 낳는 것이다.

소설의 처음 무대는 자유 도시인 단치히(폴란드)이다. 단치히라는 도시는 역사적으로 그리고 소설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단치히는 프로이센, 독일, 폴란드 등의 영토였으며 히틀러가 폴란드를 침공하는데 구실이 되었던 땅이기 때문이다.


1899년 오스카의 외할아버지인 콜야이체크는 누군가로부터 쫓기다가 할머니의 치마 속으로 숨어 체포를 면하게 된다. 그러나 치마 속으로 들어가서 오스카의 어머니 즉 아그네스를 임신하게 된다.


아그네스는 얀 브론스키를 사랑하지만 마체라트와 결혼을 한다. 그리고 브론스키는 헤트비히라는 여성과 결혼을 하여 슈테판이라는 아들을 두게 된다.


오스카는 아주 어릴 때부터 어쩌면 태어날 때부터 어른들과 맞먹는 지적능력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3살 때 어른들의 이상한 행동(책에서는 어머니와 브론스키간의 불륜을 오스카가 목격하게 된다라고 묘사되어 있고 이를 통해 오스카는 브론스키가 사실상 자신의 아버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소설 속에 곳곳이 나온다.)을 혐오하게 되어 더 이상의 성장을 거부하게 된다. 그래서 자의로 지하실로 떨어져서 육체적 성장을 멈추게 된다. 책에서는 97cm인가 그 정도에서 키가 멈춘다고 나온다. (하지만 후에 어떠한 계기로 더 성장하게 된다.)


3살 때 오스카는 양철북을 선물 받게 된다. 이 양철북은 책의 제목에서도 나와 있듯이 오스카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물건이 된다. 왜냐하면 양철북은 항상 오스카와 같이 있게 되고 획일적인 강요 및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을 목도하게 되면 양철북을 두드린다.


어른과 같은 지적능력을 갖춘 오스카는 양철북을 두드리면서 어른들의 비상식적인 행동 및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에 관해 고발을 한다. 그리고 소리를 질러 유리창을 깨뜨릴 수 있는 능력도 가지고 있는데 나중에 나치와 관련된 행사에서 북을 치는 바람에 행사를 망치기도 한다.


후에 오스카는 어머니와 아버지를 여의게 된다. 그리고 마체라트가 고용한 가정부 마리아와 육체적 관계를 맺는데 나중에 마리아는 마체라트와 결혼을 하면서 갈등을 겪기도 한다. 이후에 오스카는 전쟁이 끝나는 도중에 나치당원이었던 마체라트마저 소련군에게 사살되자 그의 장례식에서 양철북을 집어던지고 다시 성장하기로 결심한다. 후에 1m 24cm 정도 자란다. 그리고 마리아와 쿠르트와 함께 서독으로 옮겨온다.


쿠르트는 마체라트와 마리아 사이에 낳은 남자이자 오스카의 이복동생이다. 하지만 오스카는 때때로 쿠르트가 자신의 아들이라고 여긴다.


서독에서 오스카는 암시장의 실상을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석조공으로 일하게 되고 누드모델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주점에서 북을 치면서 큰돈을 벌기도 한다. 그러다가 간호사인 도로테아를 만나지만 그녀는 누군가에게 살해를 당하고 이 일에 연루된 오스카는 1954년 30살의 나이에 정신병원에 갇힌다.


짤막하게 줄거리를 쓰기는 했지만 사실 줄거리에 나와있지 않는 내용이 더 많다. 이 소설은 3부로 나뉘어 있으며 각 부 안에 다시 몇 개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오스카를 중심으로 하는 큰 이야기는 있지만 곁가지처럼 보이는 수십 개의 에피소드가 나와있는 것이다.


한 가지 기억나는 에피소드라면 3부 끝부분에 해당하는 양파켈러에서이다. 오스카는 손님들에게 양파를 썰게 하면서 눈물을 흘리게 하는 주점에 취직하게 된다. 손님들은 사회의 유명한 계층이다. 그들은 양파를 썰면서 눈물을 흘리는데 주점에 돈을 낸다. 눈물을 흘리면서 돈을 낸다는 설정이 의아하기도 하고 인상 깊기도 하다. 왜냐하면 눈물을 흘리는데 무슨 대가를 지불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왜 굳이 돈을 내면서 눈물을 흘리는가. 굳이 양파가 있어야지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인가.


인간의 감정은 마음대로 내보일 수는 없다. 어릴 때는 사회적 적응이 약한 상태이므로 울고 싶을 때 울고 웃고 싶을 때 웃는다. 하지만 어른이 돼서 그것도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사가 되었을 때는 감정을 쉽게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그것은 감정을 억누르게 되고 나중에 감정을 보여주고 싶을 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된다. 그것이 더더욱 약자임을 나타내는 눈물일 때는 말이다. 사회적으로 유명한 인사들에게 눈물은 무기가 될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상황에서는 약자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핵심은 북이다. 양철북. 오스카 마체라트는 양철북을 두드리다가 나중에는 멈춘다. 멈춘다라기 보다는 그 행위의 의미가 사라진다고 보는게 맞을것 같다. 사회의 부조리한 현상이 일어날 때 북소리를 통해 경종을 일깨우려 했던 그의 행동이 나중에는 멈추게 된다는 말이다. 어른들은 그의 북소리를 듣고서 무엇을 깨달았는가. 어른들은 오스카의 북소리가 단순히 어린아이의 장난스럽고 듣기에는 시끄러운 소리로 치부하고 무시를 했다. 그렇게 경종을 울리던 오스카의 북소리는 사람들의 생각 및 행동을 변화시키지 못하고 차츰 그 소리를 줄여나갔다. 변화시킬 수 없는 사회와 인간은 오스카에게 좌절만을 준 것일까.


자명고는 위험이 닥치면 스스로 울려 고구려 사람들에게 위험을 대비하도록 하였다. 우리는 위험에 대비한 북을 가지고 있을까. 북이 내 안에서 울리고 있는데도 애써 이를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북조차 울리지 않고 있는 것일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