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생활 속에 프레임 적용하기

by sajagogumi

내가 사용하는 티스토리 스킨은 사진을 기본 첨부하는 디자인으로 되어 있다. 글목록 썸네일에 사진이 나오도록 고정되어 있다. 그래서, 사진을 올리지 않으면 썸네일 이미지가 빈공간으로 나오기 때문에 아름답게 보이지 않는다. 처음에는 이 부분이 거슬려서 어울리는 사진을 찾는데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어쩔 때는 글 내용에 투자하는 시간보다 더 오래 걸릴 때도 있었다.


애드센스 광고를 위아래로 붙인 이후에는 더 이상해졌다. 전면광고가 절반을 차지하는데, 그 아래가 바로 이미지가 나오면 대부분 페이지를 이탈해 버린다고 들었다. 광고페이지에 낚인 것으로 오해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미지를 본문 가운데 배치 하려면, 생각보다 글의 양이 많아야 했다. 짧은 지식들을 적는 경우도 많아서, 이미지를 첨부하지 못하면 무언가 글을 완성짓지 못한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반면, 브런치의 프레임은 굳이 사진을 첨부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유지 할 수 있도록 잘 디자인 되어있다. 사진을 첨부하면 첨부한대로, 오로지 글만 쓰더라도 그대로의 미를 간직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 차이는 전체적인 디자인 라인의 유려함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디폴트 목록을 보여줄 때, 사진이 없는 글은 썸네일을 표시하지 않는 것이 크다고 느껴졌다.


이 단순한 차이가 내 행동패턴을 바꾼다는 사실이 새삼 놀라웠다. 프레임은 내 생각을 제어했고, 행동을 유도했다. 통상적으로 UX라고 부르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가 깊이있게 들어오는 순간이였다.


이것은 내 일상의 패턴에도 유사하게 적용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상의 규율을 먼저 정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아침 6시 전에 일어난다. 같은 것이 해당 되겠다. 그래서, 불과 얼마전부터이기는 하지만, 러프한 규율을 정하고 그 안에서 세부적인 루틴들을 수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는 그것을 '프레임'으로 부르고 있다. 세부적인 루틴을 수행하기 전, 러프한 뼈대를 하나 만들어 두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아침 6시 전에 일어나기로 정한다. 그러려면, 일찍 자야 한다. 12시 전에는 잠자리에 들기 위해서 노력한다. 10시 즈음에 아이를 재우다가 같이 잠들면 더욱 좋다. 이렇게 일찍 잠들면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6시 전에는 눈이 떠진다. 문제는 눈은 떳으나, 일어날 수 없다는 것이였다. 그것은 정말 힘든 문제이자, 또 다른 고민거리이기는 했다.


프레임을 적용한 방식은 조금 다르다. 6시에 눈을 떴으면, 프레임에 맞춰서 움직인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한가지를 덧붙여서 거실에 나가서 일단 앉는다. 아무것도 안해도 상관없다. 그냥 그러고 시간을 보내도 상관없다. 이게 내가 생각한 프레임 우선 적용 방식이다. 마치, 티스토리 블로그에 사진 없이 글을 올리는 것과 같다. 썸네일에 구멍이 뻥 뚫려있겠지만, 아무렴 어떤가!


예전까지 습관을 들이기 위해 노력했던 방식은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하는 것과 같았다. 요즘에는 루틴과 습관의 의미를 나눠서도 얘기하던데, 어쨌든, 아침에 일어나서 영어공부를 하겠다는 습관을 수행하려면, 눈을 뜨고, 책상에 앉고, 노트북을 열고, 영어를 듣기까지 많은 심리적 허들이 존재했다.


프레임을 적용한 이후에는 한결 쉬워짐을 느끼고 있다. 심리적 허들이 몇 개 걷어진 느낌이다. 대신 뻥뻥 구멍이 뚫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거실에서 그냥 잠들기 일쑤였다.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정신을 차리고, 자리에 앉는다. 간혹 유난히 정신이 말똥한 날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갑자기 의지가 막 강해지고 그러지는 않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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