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난 참 행운아인것 같다는 생각. 결혼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들이 들었다. 그렇다. 그녀는 나에게 그런 사람이다.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사람이다.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행복감을 주는 사람이다.
내가 가족이 생활 할 수 있는 근간이 되는 생계비를 벌어오는 역할을 한다면, 아내는 그것으로 우리 가족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드는 역할을 해준다. 이건 내가 도저히 따라하기도 어려운 부분이다.
아마도 나는 혼자 살았다면, 아마도 내가 버는 수익의 90%를 모두 투자에 사용했을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많이 자산을 불리고, 아마도 조기 은퇴를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으로 봤을 때, 엄청난 손해를 보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 할 수 없다. 아니, 오히려 후자에 더 가깝겠지.
아내는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기 위해 대부분 손수 요리를 한다. 좋은 재료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 자극적인 맛을 적게 사용하고, 요리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중요한 점은 매우 맛있다는 것이다.
첫째아이는 작년부터 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영어, 수학 등 학원에 다녀온 이후 집에서 아내와 간단한 복습시간을 갖는다. 저녁식사 이후 9시 정도부터 시작되는 이 시간을 나는 꽤 즐기게 되었다. 책상에서 같이 공부하는 아내를 보는 즐거움도 좋고, 아이와 함께 갑론을박 대화하는 장면도 참으로 즐겁다.
매번 학원에 가기전 간식을 챙겨 먹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닐텐데, 귀찮아 하는 기색이 하나도 없다. 거기다 둘째아이 태권도 케어, 피아노 학원 까지... 아내는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위해 참으로 많은 일을 한다.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많은 가사일들. 늘 깔끔하게 정리가 되어 있는 살림살이들. 하루정도 게으름을 피우면 순식간에 잔뜩 쌓여버리는 이 모든 일들을 그녀는 참으로 잘 수행해낸다.
너무 아이들을 위해 하루가 소진되다 보면, 어느날 문득 허전함이 몰려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런 의견들에 대해서 몇 번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다행하게도 아내는 자신만의 온전한 시간도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인들도 종종 만나고, 체력관리도 하고 있으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생각해 보면 놀라울 정도다. 사실 연애할 때는 그냥 이사람이 좋았을 뿐이지만, 결혼을 하고 보니, 이 사람의 생활방식이 참으로 대단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부족함을 절실히 채워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지금도 아내에게, 그리고 아이들에게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우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내가 과연 혼자 살았다면, 회사 다니는 일을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었을까. 아침 6시에 겨우겨우 일어나서 방바닥을 기어다니며 잠을 깨우고, 아침버스로 출근하는 생활을 내가 얼마나 버틸 수 있었을까.
사실 나는 생계에 지쳐가며, 내가 보다 더 많이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먹여 살리기 위한 책임감이 내 두 어깨를 매우 힘있게 짓누르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원망이 자연스레 올라온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든 일정을 소화하며 살아야 할까. 충분히 자유로울 수 있을텐데. 하지만, 이내 다르게 생각해본다.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고 있었다 라고.
우연의 우연의 우연들이 겹쳐서 우리는 가족이 되었다. 우리의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선물로 받고 있었다. 지나와 보니, 참으로 찰나와 같은 시간들이다. 지금의 나는, 찰나의 시간들에 감사하며 충실한 일상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금전, 첫째아이와 닌텐도 피파게임을 해서 승리를 하고 돌아와 이 글을 쓰고 있다. 이기고 나서 글을 쓰니 더욱 꿀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