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자 Mar 29. 2018

계속 살아간다.

죽기 직전까진 그렇다.

누군가 나를 따라오기를. 하지만 결코 따라잡지 않기를. 어렸다고 하면 될까. 남의 시선이 싫어 도망치지만 남의 시선이 그리웠다고 하면 우스울까. 완벽하게 아이러니한 몸으로 아이였던 시절을 지나왔다면 이젠 조금 어른이 된 걸까. 감성을 팔아 넘기던 때는 지났다. 팔린 감성은 어딘가로 사라졌고 새로운 사람들에게 나와 나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방식으로 사라진 감성의 자리를 매웠다. 상대의 반응을 살폈다. 흔들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캐내는 것의 희열을 맛보기 위해서였다. 그 때 내게, 남의 반응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건 그런 것이었다. 반응을 보되 영향을 받지 않는 것. 헤집어놓고 떠나버리는 것. 흩어질 것에 목매지 않는 것. 그게 잘 팔릴 것을 안다. 내가 나를 잘 안다는 건 비극일지도 모른다. 다 알고 나면 내가 결국 보잘 것 없이 약했다는 걸 깨달아서다.
정말로 신경쓰지 않는 완벽한 자유의 형태가 되기까진 어떤 것을 깨달아야 할지 짐작한다. 일상에 뻔뻔해지면 된다. 여느 어른처럼. 어른이 되면서 오히려 자유를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강해지는 거다. 소수의 어른처럼.

작가의 이전글 SEE SAW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