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자 Apr 12. 2018

날이 좋으면 또 다시

그런 게 마음이 아닌가


봄을 바라던 마음은 소란이었다.

봄이 왔다. 계절은 찾지 않아도 알맞게 온다. 꿈꾸는 만큼 빠르지도, 더디지도 않다. 약올리듯 기어왔다. 꽃을 보며 마음을 가라앉힌다. 한 밤중의 소란을 봄을 틈 타 기울일 수 있다. 꽃잎 하나에 소동이 잠든다.

이런 계절을 바랐다. 바란만큼 빠르지는 않았지만 바란대로 따뜻하다. 바라는 것들은 봄바람을 타고 온다고 꽃잎은 말한다. 그에 답으로 희망이라는 진부한 단어를 품는다. 바라던 것들은 바라는만큼 빠르지도, 더디지도 않게 알맞게 예감해 올 거라고. 난 눈을 들어 높이를 맞춘다. 봄바람에 연석을 건다.

꽃잎은 글자를 적는다.

난 진부한 단어를 말한다. 떨어질 꽃잎의 글자를 분명히 본다. 연석 위를 거닐고 간 글자에 마음 속 소란이 옅다. 그런 날이어서 참 좋다.

작가의 이전글 아기가 좋은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