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코
한국에 있을 땐, 금요일이 되면 다가오는 주말 덕분에 괜히 마음이 들떴다. 출근길에도 오늘 하루는 뭐든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런 날이 바로 금요일이었다.
하루 종일 가벼운 마음으로 업무를 마치고 나면, 퇴근길엔 ‘이번 한 주도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들어 꼭 맛있는 걸로 나를 보상하고 싶어졌다. 남편과 외식을 하기도 했고, 혼자일 땐 순대라도 사 들고 가서 집에서 특별한 저녁을 챙기며 스스로에게 “수고했어”라고 말하곤 했다.
아마 나만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금요일이면 조금 더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느긋한 밤을 즐기며 그 하루를 오래 기억하고 싶어 한다.
노르웨이에서도 그런 금요일 문화가 있다. 이곳 사람들 역시 금요일 저녁만큼은 평소와는 다른 음식을 즐긴다. 바로 타코다.
타코는 평소에도 자주 먹는 음식이지만, 금요일 저녁엔 가족이 함께 타코를 준비해 먹는 것이 하나의 전통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금요일을 ‘타코 프레다 그(Tacofredag)’, 즉 ‘타코 금요일’이라 부르기도 한다.
어제 남편이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타코 재료를 한가득 사 왔다. 냉장고에 재료를 정리하며 그는 말했다.
“이번 주 금요일엔 우리도 타코 데이를 즐겨보자! 내가 내일 퇴근 후에 만들게.”
하지만 이번엔 왠지 내가 한번 만들어보고 싶었다.
“내가 해볼게. 대신 만드는 법 좀 알려줘.”
그렇게 나는 남편에게 타코 양념 사용법을 배웠다.
다음 날, 남편이 알려준 대로 물의 양을 맞추고, 양념을 넣어 고기를 볶았다. 생각보다 훨씬 쉬웠다. 그냥 적당히 저어가며 익히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는데, 그동안 괜히 어렵게만 느꼈던 예전의 내가 떠올라 조금 머쓱해졌다.
아기들이 낮잠 자는 틈을 타 뚝딱뚝딱 타코를 준비해 두고, 저녁엔 남편과 마주 앉아 타코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식탁 위엔 타코가 놓여 있었고, 그 따뜻한 음식 위로 피곤했던 한 주가 천천히 녹아내렸다.
맛 때문만은 아니었다.
느긋하게 마주 앉아 웃으며 하루를 정리하는 그 시간이, 금요일의 진짜 위로였다.
1990년대 후반, 타코 키트가 출시되면서 노르웨이 사람들도 집에서 간편하게 타코를 만들어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그때부터 금요일 밤마다 온 가족이 함께 타코를 만들어 먹는 문화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고, 지금은 많은 노르웨이 가정에서 금요일엔 타코가 당연한 식사가 되었다.
재료:
1. 고기 타코 속
다진 소고기 400g
Santa Maria 타코 시즈닝 1봉
물 100ml
2. 멕시칸 볶음밥 (Gryte)
Toro Meksikansk gryte 1봉
물 6 dl (600ml)
3. 토핑 (기호에 따라)
또띠야
오이, 토마토, 옥수수, 치즈, 사워크림 등
만드는 법:
1. 타코 고기 볶기
팬에 다진 소고기 400g을 넣고 중불에서 잘 볶습니다.
고기가 익으면, Santa Maria 타코 시즈닝 1봉과 물 100ml를 넣고 잘 섞은 뒤 약불로 줄여 5분 정도 더 볶아줍니다.
2. 멕시칸 볶음밥 (Gryte) 만들기
별도의 냄비나 깊은 팬에 물 600ml와 Toro Meksikansk gryte 믹스를 넣고 섞습니다.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이고, 15~20분간 은근히 조리합니다.
→ 중간에 잘 저어 눌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3. 타코 만들기
또띠야를 준비하고, 재료를 올립니다: 멕시칸 볶음밥 (1~2 숟갈), 타코 고기 볶음, 각종 채소와 토핑
입맛에 맞게 조합해 즐기면 완성!
� 팁
볶음밥만으로도 속이 든든해서 고기 없이 채식 타코로 즐겨도 좋다.
Toro 제품 특유의 살짝 크리미 한 향신료 맛과 Santa Maria의 강한 타코 풍미가 잘 어우러져 노르웨이 스타일 타코 프레다 그 느낌을 제대로 살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