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브런치 앞에서 만난 사람 사는 풍경
토요일 아침, 나와 남편은 낮잠에 빠져 있던 쌍둥이를 살짝 깨워 집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이케아로 향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무료 아메리칸 스타일 브런치를 제공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2층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사람들로 북적이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자리를 잡고 식사를 즐기는 이들로 식탁은 거의 가득 차 있었다.
그 사이사이로 다양한 모습들이 펼쳐졌다.
할아버지부터 손주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도 있었고, 혼자 조용히 아침을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 사는 풍경은 어디서나 닮아 있구나.
이 이벤트 덕분에 이른 아침 늦잠을 포기하고 부지런히 모여든 사람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앉아 있는 나 역시 그 무리 중 하나라는 사실에 피식 웃음이 났다.
며칠 전, 나는 우연히 이케아 홈페이지에서 이 행사를 발견했다.
홈페이지는 노르웨이어로만 제공되기에, 늘 필요한 상품만 확인하고는 금세 닫아버리곤 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내가 아는 몇 안 되는 단어 중 하나인 *gratis(무료)*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호기심이 발동해 번역기를 돌려가며 행사 내용을 꼼꼼히 확인했다.
사실 나는 집 밖에서 밥을 먹고 싶었다.
노르웨이로 이주한 뒤 외식은 손에 꼽을 만큼 드물었다.
한국에 살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쯤 외식을 했지만,
이곳의 외식비는 “밖에서 먹을까?”라는 말조차 쉽게 꺼낼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래서 생일에도 집밥을 차려야 했다.
그렇지만 가끔은, 남이 해주는 밥이 그리운 법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행사는 내게 작은 선물처럼 다가왔다.
나는 퇴근해 돌아온 남편에게 광고를 보여주며
“꼭 이케아에 가야 해”라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했다.
행사가 거의 끝나갈 무렵 도착한 우리는, 길게 늘어선 줄에 식판을 들고 섰다.
소시지와 베이컨, 스크램블 에그가 담긴 접시가 식판 위에 놓이는 순간,
마치 선물을 받아 든 아이처럼 내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빈자리를 찾아 앉은 남편과 나는 식사를 시작했다.
첫 숟가락을 뜨는 나를 보며 남편이 웃으며 물었다.
“어때, 맛있어?”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당연하지! 남이 해준 데다가 공짜잖아. 맛있을 수밖에!”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들의 얼굴마다 잔잔한 만족이 번지고 있었다.
무료 브런치를 위해 모여든 수많은 사람들이지만,
그 속에서 모두가 작은 즐거움을 함께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그날 아침, 우리는 모두 다르지만
소박한 행복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