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팥팥
얼마 전 친구네에 갔을 때 싱크대위에서 반신욕 중인 고구마를 발견했다.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놓인 녀석의 머리엔 듬성듬성 이파리가 올라와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귀엽기도 하고, 어린 시절이 떠올라 웃음이 나왔다. 초등학생인 친구 아들에게 아마 저 고구마는 밤이 되면 몰래 일어나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출거라고 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완두를 심어 본 적 있다. 버리는 페트병을 잘라 흙을 퍼와 완두 서너 알을 심었던 거 같다. 그땐 이것저것 많이도 심었다. 싹 난 감자도 심고 손톱에 물들이 봉숭아꽃도 심었다. 우리 집 베란다는 나의 정원이자 놀이터이자.. 연구실이었다. 어린 집사는 콩 심은 데 콩 난다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도 충격을 받았다. 매일 일어나 물을 주며 어제와 다른 오늘을 확인하는 건, 마법 같은 일이자 감동 그 자체였다.
완두 숲을 만들어 먹으니 올봄엔 완두를 심어보고 싶어졌다. 씨앗을 심고 꽃을 보고 열매를 따먹으며 마음을 좀 정화시켜야겠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하지 않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마음은 중요하고 소중한 것이다. 그들의 시작은 선의와 봉사였을지도 모른다. 결과적으론 이기적인 집단이 되었지만… 완두가 완두인 게 문제가 아니라 완두의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것이 문제이다.
* 재료 : 완두. 올리브오일. 현미가루. 무당두유. 통밀크래커
1. 불린 완두를 오일에 볶는다.
2. 두유를 넣고 끓인 뒤 블랜더로 곱게 간다.
3. 다시 냄비에 붓고 소금 간해 끓인다.
4. 완성된 숲을 그릇에 담는다.
5. 완두콩과 통밀 크래커를 곁들인다.
* 요리 영상은 아래 링크에…
https://www.instagram.com/reel/DEGgFk2TaAY/?igsh=cjkweHU3bnh0NXp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