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하찮은 화요일

20250211 삼한이 지나고 사온의 시작.

by 최집사

* 1766일째 드로잉 : 나무들



- 오늘 며칠이지? 무슨 요일이지? 매일 비슷한 패턴으로 살다 보니 시차 망각을 밥먹듯 한다. 그나마 그림을 올리고 일기를 쓰는 일이 시간의 허기를 채우는데 도움이 된다. 날짜를 세는데 의미를 두는 까닭은 오롯이 현재를 살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지금 내가 어디쯤 있는지 가늠하고,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이 순간에 머무르고 싶은 바람이다. 만개의 돌멩이를 쌓아 산을 만들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하루에 하나씩은 쌓아가는 건 즐거운 일이다. 오늘은 어떤 소망을 담아 어떻게 올려둘까 정성을 들이는 시간은 작지만 의미 있는 일이다.


- 그 많던 털공은 어디로 갔을까?? 밤마다 자기 전에 냥이들 가지고 놀아라고 하나씩 꺼내 주던 것이 소진되었다. 침대, 수납장, 책장, 소파 아래쪽… 방방마다수색에 들어갔지만 도통 보이지 않는다. 따라온 냥이들은 혹 내가 찾아낼까 노심초사하며 엉덩이를 씰룩인다. 고양이들에게는 인간들이 볼 수 없는 비밀 창고가 있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들이 숨겨둔 건 아무리 뒤져도 절대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그 사실을 알고도 포기할 수 없는 집사는 녀석들의 금고를 털기로 했다. 스위스 비밀 계좌가 아니라면 이 집 어딘가에 반드시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 지난 주말 드디어 아껴둔 영화 ‘퍼펙트 데이즈’를 봤다. 배우, 영상, 스토리…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세상 무해한 마음을 가진 청소부가 주인공인 것도 좋았고, 말없이 위로를 건네는 한결같은 나무들과 풍경들도 좋았고, 무엇보다도 하루하루 반복되는 소소한 일상들을 담담하게 담아낸 점이 마음에 들었다. 문득 이런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와 시즌처럼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샐러리맨, 바리스타, 소방관, 베이커, 택배기사, 편의점 알바… 세상 모든 사람들의 아름다운 일상 속 진솔한 이야기를 감상하고 싶어졌다.



- 이 세상엔 수많은 세상이 있어.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연결되어 있지 않은 세상이 있지.


- 나중은 나중, 지금은 지금.





- 오늘의 할 일 : 하찮게 그림 그리기. 점심 - 당근버섯옥수수밥전. 만둣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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