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12 비로소 누운
*1767일째 드로잉 : 산책 후 티타임을 가집시다.
- 새벽 5시 반,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다 일기예보를 보고 알았다. 베란다로 나가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을 보며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출근 걱정을 하는 반려인에겐 미안했지만 입꼬리가 자꾸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서둘러 옷을 챙겨 입고 산책을 나갔다.
- 사실 나는 눈이 오면 활동하는 비밀 요원이다. 주 업무는 사람들 몰래 눈사람을 만들어 두는 일을 한다. 나 같은 사람이 동마다 배정?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우리들끼리도 서로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서프라이즈를 좋아하는 아침잠 없는 사람들, 눈사람을 만드는 데 진심이라는 마음만으로 뜨거운 유대감을 가진다.
- 예상대로 작업 중인 요원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이미 완성된 눈사람들도 있었다. 눈이 내리를 풍경을 잠시 감상하다 혼자 있는 눈사람을 발견하고 친구를 만들어 주었다. 영화 퍼펙트데이즈 속 화장실에 숨겨놓은 ox빙고처럼 누군가가 또 다른 친구를 만들어 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도 들었다.
- 여전히 눈이 하얀색인 건 다행인 일이다. ’나 젊었을 땐 하얀 눈이 내렸었지‘하고 동화처럼 말하고 싶지 않다... 라디오에서 미세 먼지 관측 후 작년의 농도가 제일 낮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가능하며 올해도 그 기록이 깨졌으면 좋겠다.
- 오늘의 할 일 : 소복소복 그림 작업. 경상도식 매콤 카레 만들기 점심-토마토옥수수계란주먹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