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07 비를 머금은 공기
나의 애착 실내 자전거가 고장 나 버렸다. 이번에도 페달 쪽 크랭크가 문제였다. 매일 제자리 뛰기만 하는 게 억울했을까? 자기도 좀 쉬어야겠다고 신호를 보내왔다. 반려인에게 수리 요청을 하고 한참 후에야 고장 난 부품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나사가 빠지지 않아 며칠을 고생했다. 이대로 작별할까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끝까지 포기 않고 집념을 보인 그는 유튜브의 도움으로 새식구(ㄱ자렌치)를 데려 왔다. 아기 토르의 망치 같은 그 녀석은 전에 본 적 없는 세련된 몸짓으로 벼랑 끝에 선 우리를 구해주었다.
실내 자전거의 병가로 멀리까지 산책을 다녀왔다. 연휴를 맞아 잠시 작업을 쉬며 생각하는 시간도 가졌다. 요즘은 디지털 드로잉을 멈추고 업사이클링 작업에 매달려 있다. 나의 세계가 조금 넓어지길 바라며 관성에서 벗어나 조금 새로운 걸 시도하는 중이다. 머릿속 계산기를 멈추고 손이 하자는 대로 천천히 따라가고 있다. 다시 돌아오더라도 산책하듯 이 길 저 길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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