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21 여름 다음은 겨울이겠지.
앞머리를 잘랐다. 길이가 맞지 않는 거 같아 정리만 하려 했는데 하다 보니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버렸다. 광활해진 이마를 감출 길이 없다. 여전히 삐뚤한 느낌이고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짧아지는 거 같다. 아침마다 거울 속 다른 차원의 외계인과 원치않는 조우를 한다. 반려인은 왜 그랬냐고 당혹을 금치 못했다. 냥이들은 애써 모른 척해주었다. 강아지 모양 집게 핀을 찾아 꽂아 봤지만 수습이 될 리가 없다. 당분간 모자를 쓰고 다녀야 할 거 같다. 이번 일을 계기로 앞머리는 나에게 어울리지 않다는 걸 알았다. 부지런히 길러 뒤로 넘길까 하는데… 벌써 겨울을 가다리는 마음이 되었다.
겨우 성년의 날이 지났는데 한낮의 온도가 30을 넘는다. 냥이들의 털갈이도 막바지에 이르렀다. 아침저녁으로 반려인은 이구아나 허물 벗 듯 긴팔을 입었다 반팔을 입었다 한다. 올해는 한 번도 입지 못한 봄 옷이 제법 있다. 기후변화에 맞춰 옷방 정리도 다시 해야 하나 싶다. 이번 주는 이틀 연속 외출을 한 관계로 작업량이 많지 않다. 어제 읽은 책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꾸준히 할 수 있는 일이 하라던데... 오후에는 잠시라도 즐거운 마음으로 나만의 세계를 즐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