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년기 빌런의 자기 객관화

250618 보나마나 더울 예정

by 최집사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시간, 냥이들의 텐션이 정점을 찍는다. 더운 낮에는 치즈처럼 녹아서 줄줄 흘러내리다가 해만 지면 쌩쌩해져 탱탱볼처럼 온 방을 누비고 다닌다. 만성 중2병인 룽지는 영화 비트 속 주인공처럼 반항기 가득한 얼굴로 질주한다. 우다다다… 성난 엔진을 뽐내며 송장처럼 누워있는 집사를 마구 밟고 다닌다. 그러다 야옹야옹 하울링을 하고는 밥을 먹으러 간다. 해만 지면 누워버리는 나는 자발적 의지로 오락과 취미를 개척하는 룽지가 대견할 따름이다.


덩치만 성묘인 꾸리는 아직 아깽이의 탈을 벗지 못했다. 호기심은 많은데 겁도 많아 돌다리가 부서질 때까지 두드리는 스타일이다. 평소 내가 놀아 줄 때까지 따라다니며 떼를 쓰거나 여기저기 물고 뜯고 맛보며 의사를 표현한다. 하는 수 없이 낚싯대를 잡아도 녀석은 맹수가 아닌 인어공주로 빙의해 버린다. 한 마리 물범처럼 엎드려 꼬리를 딸랑이며 입만 벌리고 있다. 이런 사대부 습성은 저 아이의 탓이 아니다. 집사인 내가 착한 엄마 고양이병에 걸려 오냐오냐 기운 탓이다. 마음 같아선 한동안 멀리 유학이라도 보내고 싶지만 회피하는 건 방법이 아니다. 이미 가족이 되었으니 미우나 고우나 함께 겪어내야 할 시간이다.


미운 여섯 살, 사춘기, 갱년기, 이 셋이 만나면 누가 이길까? 어디선가 사춘기가 다이너마이트라면 갱년기는 핵폭탄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결국 내 안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는 소리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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