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사랑과 비슷한 사랑을 주는 반려견.
동생은 유기견 두 마리를 데려다가 키운다.
자식보다 더 열심히 매일 음식을 해먹이면서 키우고 닦이고 털 깎아 주고 하루에 3번 이상씩 산책을 시키면서 살고 있다.
갱년기를 이아이들과 이겨내면서 살고 있는 듯 해 감사할 뿐이다.
이아이들은 이미 동생의 다섯 번째 아이들이다.
18, 16살의 모녀를 보내고 1년의 슬픔의 시간을 보내고 난 뒤 다시 입양을 해서 키우고 있는 걸 보면 반려견만큼 사랑을 주는 사람이 동생주위에 없는 듯하다.
관절이 너무 나빠 잘 못 걷는 왼쪽아이를 위해 매일
유모차로 외출을 한다.
반려견을 키운다는 건,
사랑을 듬뿍 주면서 한 살도 안된 자식을 키우는 맘
으로 아이들이 떠날 때까지 평생 책임을 갖는 것이다.
그 노력만큼 반려견은 더무한하게 주인에게 사랑을 준다. 인간은 주지 못하는, 변하지 않는 사랑을 죽는 순간까지 주는 건 반려견뿐이니까. 그 소중한 사랑을 반려견들과 살아가면서 서로 나누는 것인지도 모른다. 유기견을 입양해 정성을 다해 키우면 그만큼 주인이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을 동생은 깨달았나 보다.
또한마리의 반려견.
엄마도 반려견이 있으시다.
조카가 키우다가 맡겨놓고 간 아이가 할머니의 사랑을 받기 시작한 후 할머니의 단짝이 된 봄이.
이아이도 펫샵에서 파양을 몇 번을 당하고 아사직전의 아이를 구해온 파양견이다.
어떻게든 작게 보이게 팔려고 아이에게 음식을 주지 않아서 움직이지도 못했던 아이를 조카가 구해왔다.
조카가 해외로 장기여행을 떠나면서 나의 어머니와 단짝이 되어 서로 의지 하면서 사는 고마운 아이다.
우리 어머니가 돌보는 것 같지만
실은 자알 들여다보면
봄이라는 똑똑한 반려견이
어머니를 하루에 다섯 번 움직이게 하고,
옆에 기대서 친구가 되어주고,
어머니를 무한하게 사랑해 주어서
내어머니가 덜 외롭게 도와준다.
개를 좋아하지 않던 우리 어머니도 결국엔
반려견을 사랑하게 되었다.
봄이가 하루라도 없으면 외로우시단다.
무한사랑을 주는 아이를 누가 싫어하겠는가…
그런데,
내가 떠나는 오늘아침,
간식으로 준 뼈를 먹고 이틀을 설사를 하고 오늘 아침에 결국 피똥을 싼걸 어머니가 아침 산책 중에 발견을 하고,
우리 집안사람들은 난리가 났다.
난 오늘 한국을 떠나는 날인데,
급하게 싼 가방을 차에 덜컹 던져놓고, 당장 고양이 세수만 하고 동생까지 달려와 모두가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수의사 선생님은 다행히 위험한 상태는 아닌 것 같다며 배를 만져보시고는 항생제와 진통제를 놔주시고 며칠 먹을 약을 처방해 주셨다.
우리 모두가 큰일이 날까 심장이 덜컥했는데,
액스레이는 안 찍어도 되고, 수술도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약 먹고 지켜보면 괜찮아질 거라는 수의사의 말에 우리는 안도했다.
30년 지기 당골 수의사 쌤이 그렇게 고마울 줄이야.
동생이 당분간 집중으로 돌보기 위해서 데려갔다.
아프지 말게 이모가 기도 할게.
건강하게 살자…
봄이는 아픈 와중에도 엄마처럼 음식을 해다 먹이고 아프다고 아침부터 달려와준 이모에게 사랑의 인사를 마구 날렸다. 아이들은 인간들의 모든 마음을 알고 표현한다. 나쁜 주인을 만나도 복종하고 끝없이 이용당하고, 학대당하고, 맞아 죽어 가고, 보신탕집에 팔려가고, 버려지는 불쌍한 개들을 보면 나는 가슴이 메이고 도저히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자주 먹는다. 언젠가는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마음에 글로도 적으면서 약속해 본다.
마지막으로 시드니에 있는 우리 반려견!
이아이는
가정에서 태어나 마구 분양하는 집에서 데려온 아이다. 데려와 보니 귀한쪽이 찢겨나갔다는 걸 알았고 분리 불안이 심하고 겁이 많은 아이였다.
개구쟁이에 말썽꾸러기였고 잔병치레를 많이 했다.
얼마 전에 9년 가까이 함께 해온 언니를 떠나보냐고우울한데, 열흘 전 갑자기 새벽에 엄마까지 없어져서 (이아이의 엄마는 난데, 노모를 만나러 한국에 잠이 왔다)
우리 반려견은 우울의 극치를 보였다.
이틀째 되는 날은 하루 종일 울었다고 했다.
매일매일 문 앞에서 엄마를 기다린다.
사람도 마음이 변하면 저리 기다리지 않는데
나의 반려견은 변함없이 9년동안 주인을 매일 기다린다.
끊임없이 주인만 사랑하면서 …
직장에 갔을 때도 캠으로 들여다보면 항상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예전엔 둘이 기다렸는데 지금은 혼자 기다린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짠하기도 하지만 누가 나를 저렇게 간절히 기다려주나 싶어 감동적이기도 하다.
우리 아이는 내가 자기를 캠으로 쳐다보면서 생각하고 있는 걸 아나보다. 펫캠을 보는동안 자다가 갑자기 고개를 들고 일어나 두리번 거린다.
우리 아이는 내가 오천마일 멀이 있어도 느끼나 보다.
엄마 내일 아침에 도착한다.
곧 보자.
하룻밤만 더 기다리렴.
엄마가 곧 가서 널 꼭 안아줄게!
아마도 우리 가족 모두는
반려견들의 무한한 사랑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신의 사랑과 비슷한 반려견의 끝없는 사랑.
우리 가족은 그 사랑을 받고 살아가며, 하나 되고 힘내고 있다.
소중한 우리 가족 반려견들 때문에!